보름 후.왕연령이 처음으로 진국공부를 찾았다.마침 단오절이 가까워진 터라, 한씨는 성의를 표하기 위해 특별히 정원에서 연회를 열었다.각 가문의 부인과 아씨들을 초대하고 귀공자를 위한 연회상도 따로 마련했다. 오찬 후에는 교외로 나가 마구(馬球: 말을 타고 하는 공놀이)시합도 벌일 계획이었다.이른 아침, 단비가 강유영의 방을 찾았다.“아씨, 청운님께서 장신구와 의복을 가져오셨네요. 세자께서 오늘 이것들을 차려입고 정원으로 나가 손님들을 만나라 하셨대요.”강유영은 침상에 기대어 몽롱한 눈으로 그쪽을 바라보았다.단비의 손에는 흑금색 상자와 의복이 들려 있었다.의복은 어느 복장점에서 샀는지 알 수 없었지만, 장신구 상자에는 경성 제일 금은방인 취향루의 표식이 새겨져 있었다.강유영은 몸을 곧게 세우고 단비의 손길에 몸을 맡겼다.그날 냉랭하게 돌아서던 그의 모습이 떠올랐다. 오늘은 어쩐 일로 사람을 시켜 이런 걸 보내왔을까? ‘조연화가 무례를 저지른 것에 대한 보상인가?’어쩌면 그녀를 곱게 단장시켜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진국공부가 양녀에게도 인색하지 않다는 인상을 주고 싶을지도 모른다.사실 강유영은 이렇게 사람이 많은 모임에 나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거부하면 또 이상한 소문이 나돌 테고 한씨도 불참을 허락할 리 없었다.“자, 이제 일어나 보셔요.”단비가 그녀를 부축하여 일으켜 세우고 어디 흐트러진 곳은 없는지, 자세히 살폈다.월백색 비단 저고리에 붉은색의 긴 치마를 맞춰 입고 치맛자락에는 저고리와 같은 색의 동백꽃 자수가 수놓아져 있었다. 질감이 매우 좋은 옷이었다.“아씨, 옷이 너무 잘 어울리네요. 혹, 부인께서 아씨를 데리고 재단방에 가셔서 치수를 따로 재셨나요?”단비의 눈에는 감탄이 가득했다.강유영은 대충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언제 치수를 쟀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한씨는 근래 기성복 점포에서 아무거나 사서 그녀의 처소로 보내주었다. 그런데 조원철은 어떻게 치수를 정확히 맞추었을까?그날 술 취한 상태에서 손의 감각만으로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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