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영은 온몸의 피가 얼어붙은 듯 그 자리에 굳어 버렸다. 머릿속이 웅웅 울리며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 들었다.약방 일을 돕고 있다는 사실이 들통난 것이다!진국공부의 체면을 생각해서라도 조원철은 절대 그녀가 밖에서 이런 일을 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터였다.그녀는 다급히 손을 놀렸지만, 그럴수록 손끝이 떨려 매듭을 제대로 묶을 수가 없었다.“이리 오거라.”조원철은 서준에게는 시선조차 주지 않은 채, 강유영을 바라보며 얼음장처럼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강유영은 긴장한 채 마른침을 삼켰지만, 끝내 일어서지 않았다.서준은 자신을 구하려다 다친 몸이니, 붕대를 끝까지 감아 주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했다.그녀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좀처럼 묶이지 않는 매듭을 붙잡고 애를 썼다.“유영아, 저 사람은 누구야?”서준은 고개를 갸웃하며 웃음기 어린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우리 오라버니야.”강유영의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조원철은 손을 뻗어 그녀의 손목을 낚아챘다.그녀는 미처 반응할 틈도 없이 조원철에게 끌려가 휘청이며 그의 앞으로 다가섰다.힘을 어찌나 세게 주었는지 붙잡힌 손목이 얼얼할 지경이었다. 그녀는 손목을 비틀며 몸부림쳤지만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아, 형님이셨군요.”서준은 일어나 문틀에 몸을 기댄 채, 형님이라는 단어를 유독 강조해 말했다. 철면피처럼 뻔뻔한 얼굴에는 해맑은 웃음이 가득했다.팔에 감긴 붕대는 매듭이 제대로 묶이지 않아 스르륵 풀리며 핏자국이 배어 나왔다.강유영은 그제야 서준과 조원철의 키가 비슷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들어가서 붕대 다시 감고 쉬어.”조금 미안하긴 했지만, 조원철의 분노가 폭발하기 전에 얼른 서준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예전에는 조원철이 단정하고 공사분명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겉모습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조원철은 무표정한 얼굴로 강유영을 끌고 마차에 올랐다.‘감히 다른 사내를 위해 나를 밀어내려 하다니!’그는 여전히 강유영의 손목을 꽉 붙잡고 있었다.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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