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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Author: 눈빛 속의 약속
다행히 청운은 안으로 들어올 생각이 없어 보였다.

“일을 저질렀으면 대가를 치르게 해야지.”

조원철이 담담한 목소리로 지시를 내렸다.

청운은 지시에 응답하더니 곧바로 사라져 버렸다.

강유영은 어리둥절했지만, 감히 그가 하려는 일에 대해 물을 수는 없었다.

이렇게까지 대담하게 행동하는 걸 보면 밖에 망을 봐줄 사람을 세워놓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그제야 약간 안심하고 긴장을 풀었다.

강유영은 몸을 일으키고 침상 앞에 쭈그려 앉은 조원철을 바라봤다.

그는 품에서 손수건을 꺼내더니 따뜻한 물에 적셔 발목에 난 상처를 살살 닦아주고 있었다.

그녀는 그런 그의 얼굴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참으로 사내이지만 아름다운 용모였다. 이목구비는 날카롭고 속눈썹은 길고 풍성했다. 쭈그려 앉아 있는데도 우아한 기품이 흘렀다.

그녀는 그렇게 시선을 내리고 부드럽게 자신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속이 쓰라리고 마음이 아팠다. 이런 다정함이 앞으로는 모두 왕연령에게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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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제210화

    강유영은 자리에서 일어나 차림새를 살피고는 조용히 방을 나섰다.손난로를 품에 안고 뜰을 향해 걸어가는 동안, 그녀의 머릿속은 복잡한 생각으로 가득해졌다.그녀는 일개 국공부의 양녀라, 귀한 손님을 맞이하는 자리에 불려간 적도 거의 손에 꼽을 정도였다.한씨가 일부러 그녀를 불러 소은경을 대접하게 한 것은 조원철과 더는 어떤 식으로든 얽히지 말라는 무언의 경고가 틀림없었다.강유영은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한씨는 그녀가 조원철에게 끈질기게 매달리는 줄 알겠지만, 정작 그녀는 단 한 순간도 분에 넘치는 것을 원한 적이 없었다.그녀는 그저 선택권이 없었을 뿐이었다.강유영은 고개를 들고 온실 문을 한참 바라보다가 길게 심호흡하고 걸음을 옮겼다.온실 안에는 화로가 활활 타오르고 있어,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훈훈한 열기가 확 밀려왔다.소은경은 온실 중앙의 안락의자에 앉아 있었다.조연화와 조사예가 그녀의 곁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조월아도 옆에서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유영 언니...”조월아는 강유영을 보자 반가운 기색으로 인사를 건넸다.조연화는 소은경과 친하고 조사예는 군주인 소은경의 비위를 맞추느라 야단법석인데, 말주변이 없는 조월아만 소외된 기분으로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마침 강유영이 와주었으니 드디어 말동무가 생겨서 기쁜 조월아였다.하지만 이름을 부르자마자 지금 상황에서는 아는 척을 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어 얼른 입을 다물었다.“군주님을 뵙습니다.”강유영은 앞으로 나아가 소은경에게 공손히 예를 올린 뒤, 조월아를 향해 살짝 미소를 지어 보였다.조월아 역시 그녀를 마주 보며 배시시 웃었다.“왔느냐.”소은경은 강유영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훑어내렸다. 눈동자 깊은 곳에는 노골적인 적대감이 서려 있었다.특히 강유영의 머리에 꽂은 홍옥 매화 비녀가 유독 시선을 사로잡았는데, 꽃술에 박힌 작은 수정 구슬이 은은한 햇살 아래 눈부신 빛을 발하고 있었다.조연화는 강유영을 보더니 하찮다는 듯 비웃음을 흘렸고, 조사예의 눈에는 서

  •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제209화

    “네가 가서 포섭하거라.”조원철은 손가락 끝으로 그녀의 이마를 톡하고 건드리며 말했다.“제가요?”강유영은 저도 모르게 얼굴을 들어 그를 올려다보았다. 사방이 어두워 그의 날카로운 옆얼굴 윤곽만 겨우 보일 뿐이었다.“내가 너를 위해 몸소 위험을 무릅쓰는데, 정작 너는 아무것도 안 하겠다는 게냐?”조원철은 다시 그녀의 이마를 가볍게 쥐어박았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그의 손길을 피하며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애초에 그녀를 위한 일이었으니, 직접 나서서 판을 짜는 것이 도리였다.조원철은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제 어서 가세요.”강유영은 다시 그를 재촉했다.이야기도 다 끝났는데 대체 왜 아직도 안 가고 버티고 있는지 모를 일이었다.“원하는 걸 이루었다고 사람을 내쫓다니, 성미가 너무 급하구나.”조원철은 커다란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헝클어뜨렸다.강유영은 그의 품에 얌전히 안긴 채 입을 다물었다.아직 그에게 기대야 하는 처지였기에 너무 모질게 굴 수도 없었다.복잡한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얼마나 지났을까, 그녀는 어느새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진국공부의 신년 연회는 정월의 여섯째 날로 잡혔다.입김을 불면 그대로 얼어붙을 것처럼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이었다.며칠 전 한씨가 신경 써서 치장하라고 신신당부했기에, 강유영은 단장을 허투루 할 수 없었다.그녀는 이른 아침부터 정성스레 고른 저고리와 치마를 입고 화장대 앞에 앉았다.단비가 분주히 손을 움직이며 머리를 만져 주고 있었다.“아씨.”서유가 안으로 들어오며 강유영을 불렀다.“무슨 일이니?”강유영은 거울 너머로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세자께서 청류를 시켜 보내온 것입니다.”서유의 손에는 음식 상자가 들어 있었다.그녀는 거울을 통해 조심스럽게 상전의 안색을 살폈다.조원철이 돌아온 이후로 강유영은 몰라보게 달라져 있었다.예전에는 겁 많고 유약하여 매사에 우유부단하고 눈물도 잦았다.비록 지금도 겉모습은 변함없이 여리고 가냘프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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