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영은 고개를 저으며 조그맣게 대답했다.비록 봄이라 하나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한 기운이 돌았다.하지만 그녀는 그에게 내색하고 싶지 않았다.말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그가 겉옷을 벗어 자신을 감싸주기를 바라지는 않았다."손은 왜 이리 차가운 게냐."조원철이 잡았던 손을 풀고 그녀를 품으로 끌어당겼다."원래 손이 좀 찹니다...."강유영은 치맛자락에 손바닥을 슬쩍 문질러 땀을 닦았다.말을 미처 끝내기도 전에, 불쑥 그의 커다란 손이 그녀의 입술을 틀어막았다."왔다."조원철이 목소리를 한껏 낮추며 말했다.강유영은 숨죽인 채 눈을 동그랗게 뜨고 쪽문 쪽을 응시했다.쪽문 사이로 인영 하나가 어른거렸다.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으나, 체구로 보아 중년 사내인 듯했다.사내는 손에 자그마한 보따리를 든 채 좌우를 살피더니, 날랜 걸음으로 쪽문을 빠져나갔다.수상하게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움직이는 꼴이 영락없이 구린 데가 있어 보였다.'도둑인가?'강유영은 절로 미간이 찌푸려졌다.아니, 그럴 리 없었다.고작 저런 보따리 하나를 훔쳐 갈 도둑도 없거니와, 조원철이 굳이 그녀를 데리고 나와 저런 좀도둑을 지켜보고 있을 리 만무했다.게다가 문을 나서는 행동거지가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었다. "가자."조원철은 다시 그녀의 손을 잡고 쪽문 밖으로 나섰다.사내는 이미 십여 걸음 앞서 걷고 있었다.그는 아까의 경계심은 온데간데없이,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골목을 따라 걷고 있었다.기분이 퍽 좋은 듯 보였다.조원철은 강유영의 손을 이끌고 그 뒤를 밟았다.그는 담벼락의 짙은 그늘을 타고 조심스레 걸음을 옮겼다.앞서 걷는 사내는 누군가 미행하고 있을 거라곤 꿈에도 모른 채, 한 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고 여유롭게 걸었다.강유영은 사내의 뒷모습을 보며 어딘가 낯이 익다고 느꼈으나, 도무지 누구인지 떠오르지 않았다.참으로 이상한 일이었다. 국공부에서 아는 사람이 몇 안 되는데, 어찌 기억이 나지 않는 걸까?그녀가 속으로 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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