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같이 가야지."강유영은 예쁜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이화는 이곳 일이 처음일 테니, 서유 네가 가서 좀 가르쳐 주거라. 방에 먼지 한 톨 없이 깨끗이 청소해야 한다."사람을 교묘하게 괴롭히는 수법이야 한씨에게 미치지 못하겠지만, 그동안 곁에서 보고 배운 게 있으니 아예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예. 가자, 이화."서유의 눈이 반짝였다.이화에게 일을 가르치는 것이라면 아주 자신 있었다.강유영은 두 사람이 나란히 나가는 것을 지켜보고는 식탁에 앉았다.맹물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멀건 좁쌀죽을 보니 어이가 없었다.이화는 고작 이런 걸로 자신을 굶길 수 있다고 생각한 걸까?점심 한 끼쯤이야 대충 아무거나 먹고 때우면 그만이었다. 아쉬운 점이라면 평소 식탐이 없는 탓에 방 안에 요기할 거리가 하나도 없다는 것뿐이었다.밖으로 나가 저잣거리를 한 바퀴 돌면 배불리 먹을 수 있었지만, 움직이기가 귀찮았다.그녀는 아쉬운 대로 묽은 죽을 마셔 점심을 때우기로 했다.그때, 뒤쪽 창문 쪽에서 가볍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누구세요?"말은 그렇게 해도 이미 마음속으로는 짐작 가는 사람이 있었다."나다."역시나 조원철이었다.다가가서 창문을 열자, 수려하고 서늘한 그의 얼굴이 눈앞에 나타났다.그녀는 지금처럼 그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일은 드물었다. 이 각도에서 보니 곧게 뻗은 긴 속눈썹이 유난히 도드라져 보였다."무슨 일이십니까?"그녀는 창문을 조금만 연 채, 창살 뒤로 얼굴을 반쯤 숨겼다."할 말이 있다."조원철은 창문을 활짝 밀어젖히고 단숨에 방 안으로 넘어 들어왔다."할머니께서 저를 감시하라고 시녀를 보내셨습니다."감시가 붙었는데 왜 굳이 이곳까지 왔느냐는 타박이 섞인 말이었다.강유영은 뒷걸음질을 치며 그를 막아서지 않았다.어차피 그가 들어오겠다고 마음먹은 이상 막을 방법도 없었다.밖에 있는 사람들이, 평소 고결하고 공명정대한 세자께서 대낮부터 양동생의 창문을 넘어 들어오는 꼴을 본다면 과연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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