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강유영의 처소였으니, 가장 먼저 의심의 화살이 향한 곳은 당연히 강유영이었다.조원철도 깊고 짙은 눈동자를 들어 강유영을 응시했다.강유영은 일찍이 대비해 둔 터라 두려울 것이 없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애써 긴장을 늦추지 않고, 까맣고 투명한 눈동자를 굴리며 짐짓 놀란 기색을 꾸며냈다."어찌 이런 일이.... 저는 전혀 몰랐습니다."그녀는 이 일이 이화의 짓이라고 섣불리 폭로하지 않았다. 한씨가 직접 캐내게 두는 편이 훨씬 나았다.말이 많으면 꼬투리를 잡히는 법이다.괜히 입을 열었다가 오히려 한씨의 의심만 살 뿐이었다."어멈, 당장 낱낱이 조사하거라!"한씨가 분노한 목소리로 호령했다.진국공부의 안살림을 물려받은 이후, 그녀는 안주인으로서의 체통을 지키느라 이토록 크게 화를 낸 적이 드물었다.하지만 지금은 도저히 이성을 유지할 수 없었다. 뼈를 파고드는 다리의 고통만으로도 이미 짜증이 치솟는데, 자신이 이 꼴이 된 것이 누군가의 음모 때문이라는 소리를 듣자 속에서 천불이 일었다.여태껏 그녀가 남을 쥐락펴락했으면 했지, 그녀를 상대로 이런 음모를 꾸민 자는 없었다."예, 부인."풍씨 어멈은 곧바로 강유영을 향해 허리를 살짝 굽히며 말했다."유영 아씨, 결례를 좀 범해야겠습니다. 여봐라, 저기 있는 네 사람 모두...."이 요월원에는 강유영을 포함해 총 네 사람뿐이었다.조사를 하려면 당연히 강유영 일행을 모두 가두고 심문해야 마땅했다.강유영은 입을 꾹 다문 채 속으로 헛웃음을 지었다.아직 진상이 밝혀지지도 않았는데, 풍씨 어멈은 주종 네 사람을 모두 잡아들이라 명했다. 믿는 구석이라곤 당연히 한씨의 권세였다. 그녀가 뒤를 봐줄 사람 하나 없는 처지라고 대놓고 얕보는 것이다.다른 사람이었다면 아무리 한씨라도 이렇게까지 하지는 못했을 것이다."잠깐."조원철이 풍씨 어멈의 말을 끊었다."세자"풍씨 어멈은 감히 그의 말을 거역하지 못하고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청운."조원철의 부름을 들은 청운이 앞으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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