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분은 경성에서 오신 조 소저란다."장지운은 경성이라는 두 글자에 유독 힘을 주어 말했다. 장지호에게 주의를 주려는 듯했다.그제야 눈치를 챈 장지호가 강유영에게 예를 갖추었다."조 소저,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강유영은 미소 띤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이건 조 소저께서 네게 사주신 거란다."장지운은 손에 든 다과 상자를 건넸다.장지호가 다과 상자를 열었다.강유영은 곁에서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유심히 지켜보았다."유금...."상자 안의 다과를 확인한 장지호가 저도 모르게 불쑥 입을 열었다."지호야, 이건 유금첩설이라는 다과인데 무척이나 맛있단다. 방금 조 소저께서 내게도 사주셨어. 너도 어서 먹어보렴."장지운은 황급히 말을 자르며 동생의 팔꿈치를 슬쩍 쳤다.장지호는 아차 싶었는지 입을 꾹 다물었다. 그러고는 숟가락으로 다과를 푹 떠서 입에 넣고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정말 맛있습니다. 조 소저, 감사합니다.""천만에."강유영은 미소로 화답하며 속으로 상황을 짐작했다.장지운은 안심이 되지 않는 듯 강유영의 얼굴을 힐끗 살폈다.그녀의 기색이 방금 전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지호야, 넌 그만 들어가 보거라. 글공부가 먼저지."장지운은 눈짓으로 장지호를 재촉했다.동생은 나이가 어려 자칫 실언을 할 수 있었다.더 지체하다가는 의심을 살지도 모른다.장지호는 순순히 알겠다며 서원 안으로 발걸음을 돌렸다.강유영은 미소를 머금고 장지호의 뒷모습을 배웅한 뒤 장지운에게 말했다."우리도 그만 돌아가죠."이번 외출의 목적은 이미 달성한 듯했다.비록 장지운이 중간에 말을 끊긴 했지만, 장지호가 유금첩설의 유금 두 글자를 말하는 것을 똑똑히 들었다.단번에 알아보고 이름을 말한다는 것은 평소에도 그것을 자주 즐겨 먹었다는 뜻이다.유금첩설은 결코 값싼 다과가 아니었다.이로 미루어 볼 때 장위봉에게는 분명 구린 구석이 있었다. +최소한 겉으로 드러난 것처럼 청렴하고 검소한 관료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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