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철의 짙은 눈동자는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깊었다. 일렁이는 촛불이 비치는 눈빛 속에는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이 숨겨져 있는 듯했다."적군 역시 피와 살을 가진 인간이고, 그들 중 누구도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 그저 나와 내 부하들과 입장이 달랐을 뿐이다. 내가 그들을 베지 않으면, 그들이 나를 베고, 내 부하들을 베고, 내 부모와 형제자매를 베고, 이 나라의 백성들을 마음대로 도륙할 테지. 유영아, 그들도 잘못이 없고 나 또한 잘못이 없다. 이 모든 것은 그저 상황이 우리를 그리 만든 것뿐이다. 내 말을 알아듣겠느냐?"조원철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두 손으로 그녀의 가냘픈 어깨를 쥐었다. 느릿하지만, 단호한 타이름이었다."압니다, 제게도 잘못은 없습니다. 제가 그들을 먼저 치지 않았다면, 그들이 저를 해치고 오씨 어멈과 단비, 서유까지 모두 죽음으로 내몰았을 테죠…."강유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그녀는 그의 뜻을 온전히 이해했다.그녀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곁에 있는 모든 이가 그녀로 인해 화를 입었을 것이다.조원철의 말이 맞았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더라 곁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다시 그 순간으로 돌아간다 해도, 똑같이 행동할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한나절 내내 가슴을 짓누르던 체증이 서서히 흩어졌다."명심하거라. 절대 마음 약해져서는 안 된다." 조원철은 커다란 손으로 그녀의 뺨을 감싸고 가볍게 어루만졌다. "마음이 무른 자는 오래 살아남지 못하는 법이다.""명심하겠습니다."강유영은 그의 손을 밀어냈다. 얼굴이 아까보다 더 붉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그의 품에서 벗어나려 몸을 꼼지락거렸다.이 자세는 너무 수치스러웠다. 소설에 나오는 신혼부부라도 이보다 더할 수는 없을 것이다. 자신과 그가 이러고 있는 것은 도무지 도리에 맞지 않았다."난 이틀 뒤에 호주로 떠날 것이다."조원철은 그녀를 품에 더 꽉 끌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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