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영은 화살통이 무거워 허리가 휠 것 같았다."너무 무겁습니다."조원철은 말없이 대나무 바구니를 메고는, 손을 뻗어 그녀의 화살통까지 자신의 어깨에 걸쳤다."사냥에 데려가 주마."그는 그녀를 이끌고 골짜기를 따라 걸었다.강유영은 활을 쥐고 들뜨면서도 바짝 긴장했다.살면서 활을 만져볼 일도, 사냥을 배울 기회가 생길 줄도 몰랐다.조원철이 국공부로 돌아오기 전까지만 해도, 한씨의 뜻대로 얼굴도 모르는 사내에게 시집가 평생 그렇게 살 줄 알았다.그 후 조원철이 돌아왔다.그가 글과 셈을 가르쳐준 덕에 책을 많이 읽게 되었고, 나름의 주관도 생겼다.그래서 그를 떠나, 국공부를 벗어나 멀리 달아나고 싶었다.나중에 부딪칠 온갖 상황들을 상상해 보았지만, 산속에서 사냥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눈앞의 숲을 보며 한순간 꿈을 꾸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녀 스스로는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는 겁 많고 주눅 들었던 예전과 완전히 달라졌고 얼굴에는 제법 생기가 돌았다.예전과 비교하면 딴사람 같았다.여름의 산속은 하늘이 높고 탁 트여 있었다.공기 중에는 풀 냄새가 짙었고, 귓가에는 새소리가 들려왔다.조원철이 걸음을 늦추자 그녀도 덩달아 조심스레 걸음을 옮겼다."사냥의 요령은 첫째가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이고, 둘째가 주변을 잘 살피는 것이다."조원철은 걸음을 멈추고 나란히 서서 손을 들어 가리키며 말했다."저기를 보거라."강유영은 그의 손끝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무성한 가시덤불 뒤에서 무언가 움직이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칙칙한 잿빛 짐승이었다."산토끼입니까?"강유영은 소리를 낮춰 물었다.조원철은 말없이 화살 하나를 뽑아주며 준비하라고 손짓했다.강유영은 예전에 남들이 활 쏘던 모습을 떠올리며 어설프게 흉내를 냈다.조원철은 그녀의 손을 쥐고 자세를 바로잡아 주었다.요 며칠 숱하게 손을 잡았건만, 크고 따뜻한 손바닥이 손등에 닿으니 또다시 귓가가 달아올랐다."딴생각하지 말거라."조원철이 말했다.강유영은 부끄러움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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