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영은 당장이라도 달려들어 서준의 입을 틀어막고 싶었다.이 상황에 서준은 그녀가 제명에 죽지 못할까 봐 안달이라도 난 것인지, 굳이 이런 말로 조원철을 자극하고 있었다.서준은 상의를 벗은 상태였고, 목덜미에는 그녀가 손톱으로 할퀸 자국까지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조원철이 들어섰을 때 하필 서준의 뺨은 그녀의 손바닥에 바짝 밀착되어 있었다.이토록 노골적이고 친밀한 자태는 그의 오해를 사기에 충분했다.설령 서준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들, 변명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하물며 그는 계속해서 헛소리를 지껄이고 있었다.조원철을 마주하고도 이토록 방자하게 구는 모습을 보니, 조금 전의 아련한 기색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순간이나마 마음이 약해졌던 자신이 원망스러웠다.조원철은 서준의 입에서 나온 처형이라는 소리에 순식간에 눈이 붉게 달아올랐다. 이마에는 푸른 핏줄이 솟았고, 입술은 일자로 굳게 다물렸다. 가슴이 거칠게 오르내리며 전신에서 무서운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채앵.그가 단숨에 허리춤의 장검을 뽑아 들었다. 서늘한 검끝은 서준을 향했고, 검자루를 쥔 손가락은 하얗게 질려 있었다."오라버니! 안 됩니다!"강유영은 그의 살기에 기겁하여 새된 비명을 질렀다.혼비백산한 그녀는 다른 것을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비틀거리며 달려가, 두 손으로 검을 쥔 그의 오른팔을 꽉 끌어안았다."놓거라."조원철의 어투는 얼음장처럼 차갑고 살기마저 느껴졌다."유영아, 놓아주거라. 과연 저놈이 날 죽일 용기가 있을지 궁금하구나."서준은 암벽을 짚고 몸을 일으키더니, 조원철의 앞으로 두 걸음 다가섰다.그는 강유영의 뒤에 선 채, 턱을 치켜들고 조원철을 보며 비릿하게 웃었다.조원철이 자신을 베는 것은 오히려 서준이 바라는 바였다. 그래야 강유영이 자신을 더욱 안쓰럽게 여길 것이다.게다가 황자인 자신을 다치게 한다면 조원철 역시 온전하게 빠져나갈 수 없었다.예리한 조원철의 시선이 서준의 얼굴로 향했다. 평소 동요 한점 없던 그의 눈동자에 짙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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