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정적이 흐른 뒤, 조씨 노부인이 입을 열었다."그만들 하거라. 유영이 네가 언니 아니더냐. 연화에게 조금 양보하렴.""일전에 아버지께서 저와 연화 아씨 중 누가 언니이고 누가 동생인지 알 수 없다 하셨던 것이 기억납니다. 제가 꼭 언니라는 법은 없지요. 게다가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이치에 어긋나는 행동까지 무조건 용인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아버지 생각은 어떠신지요?"강유영은 고개를 돌려 차석에 앉은 진국공을 바라보았다."연화야, 먹고 싶은 게 있거든 시종을 시켜 집어 달라고 하면 될 일 아니냐."진국공은 조연화가 굳이 이렇게까지 유난을 떨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그는 평소 강유영에게 별 관심이 없었지만, 그렇다고 일부러 구박할 생각도 없었다. 그에게 강유영은 그저 대충 키워서 시집이나 보내면 그만인, 아무래도 상관없는 양녀에 불과했다."강유영, 이쪽으로 와서 내 식사 수발을 들어."조연화는 도리어 식탁에 젓가락을 탁 내리치며 고집을 부렸다. 그녀의 시선은 오직 강유영에게만 꽂혀 있었다.남들이 어찌 보든 상관없었다. 오늘 기필코 강유영에게 모욕을 주고야 말 작정이었다.해가 바뀌면 그녀는 강왕부에 시집가 강왕비가 될 몸이었다.이 집안에서는 아버지는 물론이고 할머니조차 이제 그녀를 예전처럼 대하지 못했다.강왕이 비록 변변치 못하다 한들, 어찌 되었든 그는 엄연한 황족이었다.게다가 황제께서도 강왕과의 형제 우애를 각별히 여긴다고 했다.무슨 일이 있어도 그녀는 어엿한 왕비가 될 고귀한 신분이었다.훗날 친정에 오면 할머니조차 그녀에게 예를 갖추어야 할 터, 한낱 강유영 따위를 안중에 둘 리가 없었다.조원철은 그저 말없이 눈앞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었다.표정 하나 없는 그의 얼굴은 마치 이 일이 자신과 아무런 상관도 없다는 듯 무심했다.강유영은 그녀를 한 번 쓱 훑어볼 뿐, 아무 대꾸 없이 그저 픽 하고 실소를 흘렸다.그 짧은 비웃음은 조연화의 부아를 더욱 돋우었다."강유영, 똑바로 생각하는 게 좋을 거다. 나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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