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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8화

작가: 눈빛 속의 약속
창화를 오리는 솜씨는 오씨 어멈에게서 배운 것이었다.

어릴 적, 그녀는 늘 오씨 어멈, 단비와 함께 설명절을 보냈다.

오씨 어멈은 창호지를 퍽 잘 오렸다. 섣달그믐 밤을 새울 때면 딱히 할 일이 없어, 어멈은 그녀와 단비에게 종이 오리기를 가르쳐 주곤 했다.

단비가 오린 창화도 제법 예뻤다.

강유영은 가위를 쥔 채 머릿속으로는 여전히 소은경을 생각하고 있었다.

가위질을 하던 중, 그녀는 저도 모르게 작은 비명을 질렀다.

"왜 그러느냐?"

조원철이 무의식중에 다가와 그녀의 손을 살폈다.

"잘못 오렸습니다."

강유영은 조금 속상한 얼굴로 말했다. 종이 오리기에서 가장 피해야 할 것이 바로 한눈을 파는 일이었다.

하지만 마음에 다른 이를 품었으면서 이토록 자신에게 다정하게 대해주는 사람을 앞에 두고 어찌 딴생각을 안 할 수 있을까.

"무슨 생각을 그리하느냐?"

조원철이 물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강유영은 입을 꾹 다물고 마음을 다잡은 뒤, 다시 가위를 움직였다.

이내 몇 장의 창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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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세컨대 한 치의 거짓도 없습니다. 공주 전하께서는 정녕 저를 믿지 못하시는 겝니까?"한씨가 발버둥을 쳤다.이 순간, 한씨는 체면 따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오로지 경화 공주가 자신의 말을 믿고 강유영을 제거해 주기만을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놓아주거라."경화 공주가 손을 들어 시녀들에게 명했다.시녀들은 그제야 한씨를 놔주었다."공주 전하, 제가 두 귀로 똑똑히 들었습니다. 강유영 그년이 사주한 것이 맞습니다."한씨는 자유의 몸이 되자마자 다급히 앞으로 나서며 입을 열었다."나를 기만한 대가가 어떠한지 알고는 있는가?"경화 공주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 한씨의 코앞으로 다가왔다.그녀의 등 뒤로 길게 늘어뜨린 치맛자락이 바닥을 끌었다. 턱을 비스듬히 치켜들고 한씨를 내려다보는 자태에서, 황실 공주 특유의 오만한 위압감이 고스란히 뿜어져 나왔다."제가 어찌 감히 전하를 기만하겠습니까? 허나 강유영 그년이 순순히 자백하지는 않을 것 같아서 염려될 뿐입니다."한씨는 고개를 숙였다. 속으로는 간담이 서늘했으나, 겉으로는 애써 태연한 척 허세를 부렸다.경화 공주가 직접 강유영과 대질을 할 리는 만무했다. 설령 대질한다 해도 강유영은 당연히 아니라고 잡아뗄 것이다. 그래서 미리 선수 쳐서 방패막이를 둔 것이다.강유영이 죽고 나면 자연히 망자는 말이 없을 터, 이 일은 온전히 그녀의 소행으로 굳어질 것이다.경화 공주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갸웃하며 그녀를 지켜보았다. 입가에는 옅은 미소가 맴도는 듯했다.한씨는 그 시선에 등골이 오싹해졌다. 무슨 속내인지 알 턱이 없었다. 경화 공주의 심중은 예로부터 짐작하기 어려웠다.이곳에 올 때부터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할 각오를 하긴 했다. 하지만 명색이 진국공 부인인 한씨였다. 공주가 강유영을 처리하는 데 손을 보태주지 않는다 해도, 설마 목숨을 취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은 있었다."진국공 부인."경화 공주가 불쑥 한씨를 불렀다.한씨는 흠칫 놀라 고개를 들고 눈을 맞췄다."전하, 무슨 하명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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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화를 오리는 솜씨는 오씨 어멈에게서 배운 것이었다.어릴 적, 그녀는 늘 오씨 어멈, 단비와 함께 설명절을 보냈다.오씨 어멈은 창호지를 퍽 잘 오렸다. 섣달그믐 밤을 새울 때면 딱히 할 일이 없어, 어멈은 그녀와 단비에게 종이 오리기를 가르쳐 주곤 했다.단비가 오린 창화도 제법 예뻤다.강유영은 가위를 쥔 채 머릿속으로는 여전히 소은경을 생각하고 있었다.가위질을 하던 중, 그녀는 저도 모르게 작은 비명을 질렀다."왜 그러느냐?"조원철이 무의식중에 다가와 그녀의 손을 살폈다."잘못 오렸습니다."강유영은 조금 속상한 얼굴로 말했다. 종이 오리기에서 가장 피해야 할 것이 바로 한눈을 파는 일이었다.하지만 마음에 다른 이를 품었으면서 이토록 자신에게 다정하게 대해주는 사람을 앞에 두고 어찌 딴생각을 안 할 수 있을까."무슨 생각을 그리하느냐?"조원철이 물었다."아무것도 아닙니다."강유영은 입을 꾹 다물고 마음을 다잡은 뒤, 다시 가위를 움직였다.이내 몇 장의 창화가 완성되었다.조원철은 곁에 서서 그녀가 오려낸 창화를 한 장씩 펼쳐 보았다.복자와 춘자를 새긴 것부터, 풍요를 기원하는 풍요 무늬까지 다양했다."이만하면 충분하겠지요?"강유영은 가위를 내려놓으며 손목을 털었다.오랜만에 가위질을 오래 했더니 손이 제법 뻐근했다.게다가 시간도 늦었으니, 이제 그가 돌아갈 때가 되었다. 작년에는 그와 함께 설을 보냈다. 하지만 올해까지 같이 밤을 새울 리는 없었다."충분하다."조원철이 그녀의 손을 이끌었다."와서 붙이거라."대나무 채반 안에는 미리 준비된 풀이 있었다.강유영은 창화를 창문에 대고 자리를 가늠했다."비뚤어졌다. 내가 하마."조원철이 손을 뻗어 넘겨받았다.키가 훤칠한 그는 가볍게 팔을 뻗어 창화를 붙인 뒤 매끄럽게 펴 발랐다.강유영은 그 모습에 혀를 내둘렀다.뒤로 물러서서 제대로 붙었는지 확인할 필요도 없이 단번에 반듯하게 붙여놓았다."한 장 더 다오."조원철이 일렀다.강유영은 정신을 차리고 풀을 바른 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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