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영은 그 자리에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서서, 한씨의 눈을 담담히 마주 보았다.앞으로 벌어질 일들은 이미 철저히 대비해 둔 터라 두려울 것이 없었다.한씨가 연극을 좋아하니 기꺼이 장단을 맞춰줄 생각이었다."네가 아니라고 발뺌하면 그만인 줄 아느냐. 차는 네가 직접 들고 들어오지 않았더냐. 너희 자매가 평소 앙숙인 것은 세상 사람들이 다 아는 일이다. 너는 연화의 다리를 주무르고 차 시중을 들게 된 것에 앙심을 품은 게지. 왕비가 된 언니를 시기하여 찻물에 독을 타 해치려 하다니, 참으로 흉악한 심성이로다!"한씨는 두 눈을 부릅뜨고 강유영을 몰아세웠다. 드디어 강유영을 몰아세울 기회를 잡았으니, 그간 쌓였던 울분을 모조리 쏟아낼 심산이었다.그녀는 강유영이 조연화를 독살하려 한 동기까지 친절하게 지어내어 갖다 붙였다. 어떻게든 강유영을 강왕비 독살범으로 몰아 단숨에 목숨을 거둬버릴 생각이었다.그래야 두 다리 뻗고 편히 잘 수 있었다."어머니, 그것은 틀린 말씀입니다."강유영은 한씨를 바라보며 조급함 없이 차분하고 맑은 음성으로 반박했다."왕비를 독살하는 것은 참수를 면치 못할 대죄입니다. 제가 진정 언니를 해칠 작정이었다면, 이리 보는 눈이 많은 곳에서 대놓고 손을 쓰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제가 직접 차를 올렸는데 그 안에 독을 타서 언니가 죽는다면, 가장 먼저 의심을 받아 목숨을 내놓아야 할 사람은 바로 저일 테니까요. 어머니께서 보시기에 제가 제 목숨을 내던질 만큼 어리석은 사람으로 보이십니까."강유영은 고개를 살짝 갸웃하며 한씨를 응시했다. 길고 곧은 속눈썹이 가볍게 떨렸지만, 표정은 순진무구하면서도 지극히 냉정했다.조원철이 곁눈질로 강유영을 살폈다.저리 담담하고 침착한 자태로 보아, 확실히 조연화에게 손을 쓴 사람의 태도는 아니었다.하지만 한씨는 그런 이치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강유영의 논리를 당해낼 재간이 없자, 한씨는 아예 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고 노부인을 향해 통곡하기 시작했다."어머니, 부디 우리 연화의 원통함을 풀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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