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러느냐."조원철이 물었다."옷이 다 더러워졌고, 상투관도 흐트러졌습니다."강유영은 손을 뻗어 그의 어깨에 내려앉은 꽃잎 한 장을 떼어내려 했다.손이 그의 어깨에 닿기 직전, 그녀는 마음을 바꿔 꽃잎만 살짝 걷어내고는 그 꽃잎을 차마 버리지 못하고 손안에 쥐었다."시녀들에게 물을 끓이라 이르거라. 목욕을 해야겠다."조원철은 앞장서서 요월원 내실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오씨 어멈이 벌써 물을 데우고 있습니다."강유영은 입술을 삐죽거리며 그의 뒤를 따랐다.이곳은 분명 그녀의 처소인데, 그가 마치 제 안방인 양 굴며 명령을 내리는 모습이 얄미웠다.방 안에 들어서자 조원철은 대뜸 두 팔을 벌리고 섰다."먼지 좀 털어다오.""서유를 부르겠습니다……."강유영은 치맛자락에 담긴 목련을 책상 위에 조심스레 내려놓으며 고개를 돌렸다."네가 하거라."조원철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강유영은 속으로 투덜거리면서도 어쩔 수 없이 다가가 그의 옷에 묻은 흙먼지를 툭툭 털어냈다.자신을 위해 수고를 자처했으니 이 정도 시중은 들어줄 수 있었다.조원철은 두 팔을 벌린 채, 눈을 내리깔고 품 앞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그녀를 묵묵히 응시했다.강유영이 기척을 느끼고 고개를 들자, 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도무지 속내를 읽을 수 없을 만큼 깊은 눈빛이었다.순간 얼굴이 붉어진 그녀는 황급히 뒷걸음질을 쳤다."다 털었습니다. 저는 꽃을 꽂으러 가겠습니다."묘한 분위기가 영락없는 부부의 일상 같아 그녀 스스로도 낯이 뜨거워졌다.조원철은 꽃무더기를 안고 내실로 쏙 들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가만히 눈에 담았다.잠시 후, 그는 고개를 돌려 밖을 향해 명했다."서유, 더운물을 들이거라."내실로 들어온 강유영은 책상 위에 목련을 늘어놓고 백자 화병을 꺼내왔다.살짝 고개를 돌려 밖을 살피니 그는 따라 들어오지는 않은 모양이었다.그녀는 긴 속눈썹을 내리깔고 꽃무더기 속에서 아까 그의 어깨에서 떼어냈던 꽃잎 한 장을 조심스레 골라냈다. 그리고 곁에 놓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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