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Capítulo 551 - Capítulo 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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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1화

민씨와 소명주는 왕 관사의 미묘한 기색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오윤녕을 한참이나 헐뜯고 난 뒤, 민씨가 거만한 목소리로 말했다.“자네는 돌아가시거든 안 대인께 잘 전하거라. 내일 있을 연회에 누가 훼방을 놓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말이야. 우리 명주가 원래 저렇게 모질게 말하는 아이는 아니네. 그저 성정이 곧아서 불의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눈앞에서 억울한 일을 당하는 꼴을 못 보는 아이라 조금 흥분했을 뿐이지.”왕 관사는 고개를 깊이 숙인 채 대답했다.“예, 부인. 돌아가 부인과 아가씨께서 하신 말씀을 군주 마마와 후작 어르신께 빠짐없이 아뢰겠습니다.”그제야 소명주의 얼굴에 안도한 기색이 떠올랐다.돌아간 왕 관사는 민씨와 소명주의 반응을 연화 군주에게 낱낱이 고했다. 이를 들은 연화 군주는 그저 가볍게 웃음을 터뜨렸다. “민 부인이 널 꽤나 마음에 들어 하는 모양이구나. 네 앞이라고 말조심도 안 하는 걸 보니 말이야. 앞으로 위원후부와 연락할 일은 모두 네가 도맡아 하거라.”*그날 밤, 소명주는 위원후부에서 묵었다. 다음 날 아침이 밝자 후작부 사람들은 일찌감치 일어나 저마다 몸단장을 하느라 분주했다.오늘은 소명주와 소설아에게 더없이 중요한 날이었다. 온 가족이 함께 안정후부로 향해야 하는 날이기도 했다.그런데 이번에 소명주는 치장에 그다지 공을 들이지 않았다.그녀는 하얀 긴치마에 옅은 분홍빛 덧저고리를 걸치고, 그 위에 살구빛을 띤 잿빛 가죽 싸개를 둘렀다. 머리에는 진주 장식을 하나 꽂았고, 수놓은 신발마저도 무늬 하나 없는 수수한 것을 골랐다.언뜻 보기에도 무척이나 단아하고 수수해 보였다.소명지가 의아한 듯 물었다. “명주 언니, 오늘은 언니한테 아주 기쁜 날인데 어째서 화려한 옷을 입지 않았나요? 차림새가 너무 수수한 것 아니예요?”소명주와 민씨는 서로 마주 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조금만 지나면 알게 될 게다.”지난번 소설아와 옷차림과 장신구가 겹쳐 낭패를 본 뒤, 소명주도 나름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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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2화

소설아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말했잖니. 저분들은 군주 마마의 손님이시니 예의를 갖추라고.”소명주가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웃기지 마세요. 제가 이미 알아볼 만큼 알아봤거든요. 군주 마마께서 초대한 손님이 아니라던데요? 어제는 거짓말한 것도 그냥 넘어가 줬더니, 오늘까지 뻔뻔하게 속일 생각이에요? 정말 배짱도 좋으시네요!”소설아가 대꾸하지 않자, 소명주는 자신이 정곡을 제대로 찔렀다고 생각하며 의기양양해졌다. “언니, 설마 이 사람들이 언니의 친어머니랑 친동생이라도 되는 건가요? 혼자 몰래 친부모를 찾아놓고 우리한테 숨긴 거죠?”그녀는 왕선우와 오윤녕을 번갈아 훑어보며 경멸이 가득한 눈빛으로 비아냥거렸다. “천것들끼리 한 가족이라니, 그야말로 끼리끼리 잘 어울리네.”곁에 있던 민씨도 웃음을 흘리며 깔보는 듯한 시선으로 그들을 훑어보았다.그러나 왕선우는 가슴을 쫙 펴고 그 오만한 시선을 당당히 마주했다. 오윤녕 역시 조금도 주눅 들지 않고 대담하게 바라보았다. 어제 처음 후작부에 들어왔을 때 잔뜩 겁먹었던 모습과는 완전히 딴판이었다.민씨는 두 사람을 가만히 보다가 문득 낯익은 기분을 느꼈다. 특히 오윤녕의 얼굴은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만 같았다.소설아가 담담히 경고했다. “명주야, 말조심하거라. 이 오 부인은 네가 함부로 건드릴 수 있는 분이 아니란다.”소명주가 실성한 사람처럼 웃어젖혔다.“언니, 괜히 허세 부리지 마세요. 고작 촌뜨기 하나인데 제가 못 건드릴 이유가 뭐가 있겠어요?”오늘만 지나면 그녀는 연화 군주의 수양딸이 될 터였다. 게다가 삼황자가 즉위하고 나면 자신 역시 어엿한 군주가 될 몸이었다. 어디서 굴러왔는지도 모를 촌뜨기 따위 하나 건드리지 못할 이유가 대체 뭐란 말인가?!소설아는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띠었다.“그럼 두고 보렴.”소명주가 득의양양하게 맞받아쳤다. “두고 보자고요? 누가 무서워할 줄 아나 보죠? 오늘이 지나면 제가 언니를 겁낼 것 같아요?!”소설아는 일행을 데리고 마차에 올랐다. 여인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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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3화

“우리 처음부터 그렇게 약속했잖아요. 부군께서 한 명을 거두고, 제가 한 명을 거두기로요. 전 몸이 약해서 두 아이를 모두 돌볼 수는 없다고 했잖아요.”연화 군주는 미리 준비해 둔 상자에 옥 장식을 조심스레 넣었다.안호연은 마음속에 은근히 불길한 예감이 피어올랐다.애초에 연화 군주가 분명 한 사람당 한 명씩 수양딸을 들이자고 하긴 했었다. 연화 군주가 소설아를, 자신이 소명주를 거두기로 말이다. 하지만 안호연은 그 말을 전혀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다.연화 군주는 평소에도 그가 무슨 꿍꿍이라도 꾸밀까 늘 경계했으니, 어찌 혼자 수양딸을 들이도록 내버려 두었겠는가. 월하와 함께 있을 때조차 일부러 선을 지키며 조심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이번에는 연화 군주가 이토록 진심으로 나설 줄 누가 알았겠는가.연화 군주가 재촉했다.“부군, 시치미 떼지 말고 어서 명주에게 줄 정표나 보여주세요. 이번 연회를 중요하게 생각했으니, 틀림없이 신경 써서 준비했겠지요?”안호연은 실제로 푸른빛 목걸이를 하나 준비해 두었다. 그 목걸이는 나중에 남몰래 소명주에게 따로 건넬 생각이었다.그렇게 하면 소명주는 연화 군주가 주는 선물도 받고, 자신이 준비한 목걸이도 덤으로 얻을 수 있을 테니까.이 푸른빛 목걸이는 안정후부의 귀한 보물이었다.예전에 할머니가 안호연의 어머니에게 물려주었고, 어머니는 임종을 앞두고 그것을 몰래 그에게 건넸다. 원래대로라면 이 목걸이는 다음 대의 안정후 부인에게 물려주어야 했다. 하지만 안호연은 그동안 소명주에게 아버지로서 해주지 못했던 것을 이 목걸이로라도 대신해주고 싶었다.안호연이 무언가 더 말하려던 순간, 하녀가 다가와 아뢰었다.“후작님, 군주 마마. 위원후부 손님들께서 모두 도착하셨습니다.”연화 군주가 물었다.“지금 몇 시냐?”“진시까지 한 각 정도 남았습니다.”“어머나, 부군. 어서 서두르세요. 길시를 놓치면 어쩌려고요.”“먼저 가시오. 나는 선물을 챙겨서 뒤따르겠소.”“명주에게 대체 무슨 선물을 준비했기에 그렇게 꼭꼭 숨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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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4화

소설아는 두 무릎을 꿇고 세 번 절을 올린 뒤, 두 손으로 공손히 옥 장식을 받아 들었다.“감사합니다, 어머니.”그녀는 '양어머니'가 아닌 '어머니'라 부르며 한층 살가운 태도를 보였다. 위원후는 흐뭇한 미소로 소설아를 바라보았다.‘역시 설아는 눈치가 빠르군. 잘 가르친 보람이 있어.’소설아는 자신이 직접 수놓은 손수건과 버선을 예물로 올리며 말했다.“어머니의 크신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소녀, 어머니의 은혜를 잊지 않고 정성을 다해 모시겠습니다.”인사를 마친 소설아가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녀가 절을 올리는 동안 소명주는 줄곧 그녀의 손에 들린 옥 장식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옥의 재질도 훌륭했지만 조각 솜씨 또한 빼어나, 보기 드문 보물임이 한눈에 느껴졌다.‘나도 곧 저런 걸 받겠지.’그렇게 생각하니 소명주는 벌써부터 가슴이 설레었다.이어서 소명주가 연화 군주 앞에 무릎을 꿇었다.연화 군주가 웃으며 말했다. “명주야, 방향이 틀렸단다. 내게 절할 것이 아니라 저기 부군 앞에 무릎을 꿇어야지.”소명주와 민씨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였다. 양부모를 모시는 의식은 처음이라 절차를 잘 몰랐지만, 군주가 일러준 대로 그녀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안호연 앞에 다시 무릎을 꿇었다.안호연은 자단목 상자를 꺼내 들고 말했다. “오늘 명주를 내 수양딸로 맞이했으니, 앞으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이 아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보살피겠다. 부디 앞날이 평안하고 기쁨으로 가득하며, 복과 장수를 오래도록 누리기를 바란다.”소명주는 세 번 절을 올린 뒤 두 손으로 상자를 받아 들었다.“감사합니다, 아버지.”연화 군주가 거들었다. “명주야, 부군께서 선물로 무얼 주었는지 우리도 좀 보자꾸나.”'언니가 받은 거랑 똑같겠지?' 소명주는 속으로 고개를 갸웃했다. 자신이 받은 상자는 나무로 되어 있어 오히려 더 귀하고 신비로운 물건이 들어 있을 것 같았다. 설마 소설아가 받은 것보다 못한 물건일 리는 없겠지 싶었다.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상자 뚜껑을 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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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5화

“어머나, 저 보석 목걸이는 나도 알지. 안정후부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가보잖아. 역대 안정후 부인에게만 전해지는 물건인데! 큰 형님, 아무리 그래도 안정후부의 가보를 어찌 남에게 함부로 내어주실 수가 있나요?”둘째와 셋째, 넷째 식구들은 일제히 일어나며 소리쳤다. 대청 안은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졌다.그중에서도 둘째의 반발이 가장 거셌다. 둘째인 안호택에게는 아들이 셋이나 있었기에 안정후의 작위를 물려받을 가능성이 가장 컸다. 그런 만큼 그들은 안정후부의 재산이 외부로 흘러나가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었다.“이 목걸이는 원래 어머님께서 가지고 계셔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어째서 큰 형님께서 이걸 남에게 주시는 겁니까? 여봐라! 당장 노부인을 모셔 오거라!”노부인은 선대 후작이 맞아들인 후처였다. 안호연의 친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선대 후작은 주변의 만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새 부인을 맞아들였다. 그녀는 집에 들어온 지 채 일곱 달도 되지 않아 둘째 아들 안호택을 낳았다.후처는 겉으로는 안호연에게 잘해주는 척했지만, 뒤에서는 교묘하게 그를 억누르며 무능한 사람으로 만들려 했다. 그때 연화 군주와 혼인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후작 자리는 안호연에게 돌아가지 않았을 터였다.둘째네 부인 가씨는 입을 삐죽거리며 연화 군주 앞으로 다가갔다.“군주 마마, 이 보석 목걸이는 원래 후작부의 가보 아닙니까? 큰 도련님께서 어머님께 물려드리지 않으실 거라면, 당연히 군주 마마께서 간직하셔야 할 물건이지요. 어찌 이런 귀한 가보를 남에게 내어주실 수 있단 말입니까?”연화 군주는 가씨를 힐끗 쳐다보았다. 가씨는 연화 군주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입을 삐죽인 채 슬그머니 물러났다.두 걸음쯤 물러난 가씨는 이번에는 월하에게 다가가 넌지시 물었다.“월하야, 네 아버지가 너한테도 이런 좋은 물건 하나 안 주시더냐?”월하는 고개를 가로저었을 뿐, 그녀에게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소설아는 이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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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6화

한창 고성이 오가며 다투고 있을 때, 노부인이 모습을 드러냈다.노부인은 나이 지긋한 하녀의 부축을 받으며 천천히 대청 안으로 들어섰다. 육십이 넘은 나이였지만 허리가 꼿꼿하고 기력이 좋아 보였다. 대청에 들어선 그녀는 가장 먼저 소명주의 목에 걸린 푸른빛의 목걸이를 발견했다.그 목걸이는 역대 안씨 가문의 정실부인에게 대대로 물려오던 가보였다. 예전에 안호연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을 때 후작부 안을 샅샅이 뒤졌지만 끝내 찾지 못했는데, 알고 보니 안호연이 몰래 숨겨두었던 것이었다.노부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미소를 지었다. 자애로운 노인이라도 된 듯한 얼굴이었다.“둘째야, 셋째야. 그만 조용히 하거라. 사돈어른 앞에서 어찌 그리 말투가 험한 게냐! 이 늙은이가 대청에 들어서기도 전부터 너희 떠드는 소리가 밖까지 쩌렁쩌렁 들리더구나.”노부인은 들어오자마자 자신의 두 아들을 먼저 나무랐다. 그리고는 안호연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호연아, 이게 어찌 된 일이냐? 이 좋은 날에 어찌 이리 소란이란 말이냐?”안호연은 시선을 내리깔고 대답했다.“목걸이 하나 때문에 약간의 실랑이가 있었습니다.”“무슨 목걸이길래 그러는 게냐? 나도 어디 한번 보자꾸나.”노부인은 그제야 소명주의 목에 걸린 목걸이를 발견한 듯 눈길을 돌렸다. 그리고는 마치 이제야 처음 본 것처럼 눈을 크게 떴다.“이, 이건… 우리 후작부의 가보가 아니더냐?”노부인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목걸이가 여기 있었구나! 난 내가 실수로 잃어버린 줄만 알았는데…… 설마 이렇게 다시 찾게 될 줄이야. 정말 다행이구나. 이제 죽어도 조상님들께 면목이 서겠어.”노부인은 소명주 앞으로 다가가 말을 이었다.“얘야, 그 목걸이는 이제 빼려무나. 이건 안정후부의 가보란다. 네가 지니기에는 너무 귀한 물건이야.”소명주는 목걸이를 두 손으로 감싸 쥐며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러고는 애처로운 눈빛으로 다시 안호연을 바라보았다.하지만 노부인은 안호연에게 말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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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7화

소설아의 머리에 꽂힌 붉은 보석 장식은 눈이 부실 만큼 화려해, 그녀가 대청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안호연의 시선을 사로잡았다.맑고 투명한 붉은 보석들이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안호연은 소설아가 대체 어디서 저렇게 귀한 보석을 구했을까 의아해하던 참이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연화 군주가 직접 준 것이었다.이 붉은 보석은 면국에서 나는 특산품이었다. 과거 평왕이 군사를 이끌고 면국을 침공했을 당시, 수많은 보물을 전리품으로 가져온 적이 있었다.조정 사람들은 모두 평왕이 그 보물을 전부 조정에 바친 줄로만 알고 있었다.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그 보물들은 하나같이 연화 군주의 손에 들어가 있었다.안호연이 미간을 찌푸렸다.“연화, 내가 한쪽만 편애해서는 안 된다고 일렀잖소. 그런데 어찌하여 설아에게만 주고 명주에게는 아무것도 주지 않은 것이오? 똑같이 수양딸로 삼았으니, 마땅히 똑같이 대해야 하지 않겠소.”소명주는 하얀 옷차림으로 사람들 사이에 가만히 서 있었다. 마치 홀로 남겨진 채 어쩔 줄 몰라 몸을 떠는 가녀린 백합 한 송이처럼 보였다.그녀는 살며시 한 걸음 앞으로 나서더니 여린 목소리로 말했다.“아버지, 아버지께서 어머니를 오해하셨습니다. 어머니께서는 마음이 넓고 너그러우신 분인데, 어찌 언니만 편애하시겠어요? 아마 제가 잘못 들은 모양이에요. 언니에게만 주신 것을 제가 잘못 알아들은 것 같아요. 저렇게 커다란 보석함에 든 보석들이라면, 마땅히 저희 세 사람의 몫이었겠지요.”안호연이 소설아를 노려보며 말했다. “설아야, 그 붉은 보석은 반으로 나누어 네 동생인 명주와 월하에게 주거라. 혼자서 독차지하는 건 너무 욕심이 많은 행동이다. 이번이 처음이니, 아비가 더는 따져 묻지 않겠다.”소명주가 얼른 거들었다.“아버지, 언니를 너무 나무라지 마세요. 언니도 순간 욕심이 앞서서 그랬을 뿐이니, 앞으로는 분명 그러지 않을 거예요.”두 사람이 말을 주고받는 사이, 소설아는 어느새 탐욕스러운 사람으로 몰려 있었다.소설아가 입을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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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8화

연화 군주는 그제야 입을 열었다.“다들 오해하셨습니다. 이 붉은 보석은 처음부터 설아에게만 주려고 준비한 선물입니다.”안호연이 멍한 표정으로 되물었다.“설아에게만 주려고 했다니? 그게 대체 무슨 소리요? 연화, 어찌하여 명주를 박대하는 것이오? 혹시 명주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오?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어째서 수양딸로 삼겠다고 한 것이오? 설마 그 목걸이 때문이오? 선물을 각자 준비하자고 한 사람은 연화 당신이었소. 그런데 명주는 그 목걸이를 받지도 못했지 않소…”연화 군주는 줄곧 미소를 잃지 않은 채 안호연을 바라보며 도리어 물었다. “부군, 우리가 미리 약조하지 않았던가요? 당신이 명주를 거두고, 제가 설아를 거두어 각자 한 명씩 맡기로 했잖아요. 조금 전 절을 올릴 때도 설아는 제게 절했고, 명주는 당신에게 절했지요. 애초에 각자 따로 관계를 맺고 각자 선물을 준비한 것이니, 제 물건은 당연히 설아에게만 주는 게 맞지 않겠습니까?”소명주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어머니…’이대로 물러날 수는 없었다. 연화 군주를 양어머니로 모시지 못한다면, 그 수많은 귀한 보물들을 저 가증스러운 소설아가 혼자 모조리 차지하게 될 테니까!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소명주는 한 걸음 앞으로 나서더니, 쿵 소리가 나도록 연화 군주 앞에 무릎을 꿇었다.“어머니… 제가… 제가 무슨 잘못이라도 했다면 얼마든지 때리고 꾸짖으셔도 좋아요. 그러니 제발… 제발 저를 버리지 말아 주세요…”고개를 푹 숙인 채 가늘게 몸을 떨고 있는 모습이, 마치 가을바람에 흩날리는 낙엽처럼 쓸쓸하고 가련해 보였다.연화 군주는 한 걸음 다가가 그녀를 부축해 일으키려 했다.“명주야, 네가 잘못한 게 아니다. 처음부터 부군과 내가 각자 한 명씩 거두기로 약조했던 것뿐이란다.”그러나 소명주는 끝내 일어나지 않았다.“부군이 너에게 제대로 설명해 주지 않은 것이냐?”연화 군주는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안호연을 바라보았다.안호연은 속으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연화 군주는 겉으로는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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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9화

노부인은 비록 계모이긴 했으나, 엄연히 집안의 큰어른이라는 명분을 쥐고 있었다.'효'라는 글자가 안호연의 숨통을 콱 짓눌렀다.사적으로 소명주에게 보상해 줄 수는 있어도, 겉으로는 아무것도 내어줄 수 없게 된 것이다. 안정후부의 재산은 그가 사용할 수는 있어도 남에게 함부로 넘길 수는 없었다.물론 안호연도 지난 몇 년간 남몰래 따로 모아둔 재산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연화 군주의 평소 씀씀이가 일반적인 후작 부인에게 돌아가는 몫보다 훨씬 컸다. 그는 노부인과 동생들이 연화 군주의 지참금을 탐내는 것을 막는 한편, 자신이 다정한 남편이라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줄곧 그 돈으로 군주의 생활비를 충당해 왔다.연화 군주의 거대한 지참금은 훗날 자신의 친아들에게 물려주려고 단단히 벼르고 있던 터였다. 그런데 이제 명주를 달래주려면 어떻게든 연화 군주의 지참금에 손을 대는 수밖에 없었다.어떤 방식으로 명주를 챙겨주든, 모두 은밀하게 이루어져야만 했다.“일깨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제 분수를 모르지는 않습니다.”안호연은 이내 표정을 가다듬고 담담하게 말했다.“더 하실 말씀들이 있으십니까? 없으시다면 연회를 계속 진행하겠습니다.”그제야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누구 하나 입을 열지 못하고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당장 마땅한 선물을 찾지 못한 안호연은 자신의 손목에 차고 있던 염주를 빼어주었다. “명주야, 우선 이것부터 받거라. 아비가 나중에 어떻게든 섭섭지 않게 보상해 주마.”소명주는 이러한 상황이 매우 못마땅했다.이 자단목 염주 역시 귀한 물건이긴 했지만, 눈부시게 빛나던 푸른빛 목걸이에 비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두 손으로 공손히 염주를 받아 들고 무릎을 꿇어 절을 올렸다.“감사합니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주시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기쁘게 받겠습니다.”이로써 수양딸을 맞이하는 순서는 모두 끝났다.이후 연회에 초대된 손님들이 하나둘 도착하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기 위해 별채의 사랑채로 자리를 옮겼다.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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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0화

다만 사람을 잘못 만나 잔혹하고 독한 성정으로 변해버린 뒤로는, 용모와 인상마저 함께 달라졌을 뿐이었다.다시 말해 십수 년 전의 민씨는 안호연의 가슴 한구석에 여전히 남아 있는 애틋한 첫사랑과도 같은 존재였다.당시 안호연은 속으로 칼을 품고 겉으로는 자애로운 척하는 노부인의 구박을 견뎌야 했고, 연화 군주 앞에서는 온갖 비위를 맞추며 비굴하게 굴어야 했다.가슴속에 쌓인 답답한 울분을 풀 곳조차 없던 그에게, 오직 민씨의 품에서만 잠시나마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안호연이 세월이 흐른 뒤에도 다시 민씨를 찾아갔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소설아의 곁에 서 있는 여인은 생김새뿐만 아니라 고개를 살짝 숙인 채 서 있는 분위기까지 젊은 시절의 민씨와 놀라울 만큼 닮아 있었다.안호연의 말투가 순식간에 누그러졌다.“난 그저 네게 몇 마디 묻고 싶은 것뿐이다. 무엇이 그리 두려운 게냐?”소설아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후작님, 이쪽으로 오시지요.”두 사람이 몇 걸음 떨어진 곳으로 이동하자, 안호연이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연화의 사유 재산을 네가 얼마나 챙겨가든, 난 상관하지 않겠다. 하지만…”그의 눈빛이 순간 서늘하게 가라앉더니, 눈동자에 칼날 같은 서릿발이 번뜩였다.“연화 앞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하고, 무슨 말을 삼가야 하는지 똑똑히 명심하거라. 나를 궁지로 몰아 너 죽고 나 죽자는 식으로 나온다면, 너 역시 아무것도 얻지 못할 테니까. 장사에 능하다고 들었으니 이 이치도 잘 알겠지. 스스로 손해 볼 짓은 하지 않을 것 아니냐?”소설아가 살짝 미소 지었다.“후작님, 하실 말씀은 다 끝나셨습니까? 그렇다면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기다려라!”“후작님, 아직 하실 말씀이 더 남으셨습니까?”안호연은 윤녕이 서 있는 쪽으로 슬쩍 시선을 던지며 물었다.“저 여인은 대체 누구냐?”소설아의 입꼬리가 가볍게 휘어졌다.“후작님, 조금 전 저희더러 천것들이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런데 이제 와서 왜 그러십니까? 후작님께서 언제부터 이런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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