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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6화

Author: 청연
한창 고성이 오가며 다투고 있을 때, 노부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노부인은 나이 지긋한 하녀의 부축을 받으며 천천히 대청 안으로 들어섰다. 육십이 넘은 나이였지만 허리가 꼿꼿하고 기력이 좋아 보였다.

대청에 들어선 그녀는 가장 먼저 소명주의 목에 걸린 푸른빛의 목걸이를 발견했다.

그 목걸이는 역대 안씨 가문의 정실부인에게 대대로 물려오던 가보였다. 예전에 안호연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을 때 후작부 안을 샅샅이 뒤졌지만 끝내 찾지 못했는데, 알고 보니 안호연이 몰래 숨겨두었던 것이었다.

노부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미소를 지었다. 자애로운 노인이라도 된 듯한 얼굴이었다.

“둘째야, 셋째야. 그만 조용히 하거라. 사돈어른 앞에서 어찌 그리 말투가 험한 게냐! 이 늙은이가 대청에 들어서기도 전부터 너희 떠드는 소리가 밖까지 쩌렁쩌렁 들리더구나.”

노부인은 들어오자마자 자신의 두 아들을 먼저 나무랐다. 그리고는 안호연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호연아, 이게 어찌 된 일이냐? 이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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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604화

    용비는 손수건으로 과일을 집었던 손끝을 닦으며 말했다.“휘를 들라 하여라.”설현정이 의아한 듯 물었다.“휘요?”용비가 웃으며 말했다.“휘는 영우의 아명이란다. 나는 영우를 늘 그리 불러왔지. 아무리 다 큰 성인이라도, 내 눈에는 여전히 어린아이일 뿐이란다.”'휘.' 설현정은 마음속으로 그 한 글자를 몇 번이고 곱씹었다.혼례를 치르는 날 밤에는 추영우를 그 아명으로 한번 불러 보고 싶었다.전하께서 좋아하실지는 알 수 없었지만 말이다.얼마 지나지 않아 궁녀 한 명이 추영우를 데리고 전각 안으로 들어왔다.“소자, 어마마마께 문안 인사 올립니다.”용비가 웃으며 말했다.“오늘 공무가 있어 오지 못한다고 들었는데?”추영우는 곁눈질로 설현정을 흘끗 살피더니 이내 시선을 거두고 고개를 숙였다.“어마마마께서 뵙고 싶어 하신다기에 특별히 문안드리러 왔습니다.”용비가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말이 갈수록 달콤해지는구나. 부디 정말 어미를 뵈러 온 것이기를 바란다.”설현정은 모자간의 대화가 어딘가 묘하다고 느꼈지만, 정확히 무엇이 이상한지는 알 수 없었다.그때 화친왕이 이따금 자신을 힐끗 바라보는 것이 느껴졌다. 설현정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혹시 전하께서 일부러 자신을 보러 오신 것은 아닐까.설현정은 그 묘한 위화감을 애써 머릿속에서 떨쳐 냈다. 대신 심장이 콩닥콩닥 뛰기 시작했다.얼굴도 순식간에 새빨갛게 달아올랐다.용비는 그런 설현정의 모습을 지켜보며, 소맷자락 속에 감춘 손으로 자단목 의자를 힘껏 움켜쥐었다. 손톱에 끼운 가리개가 나무에 깊이 자국을 남길 정도였다.역시 방탕하고 파렴치한 계집이었다.그러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아릿했다.영우는 어쩌다 저런 얄팍한 여자에게 홀렸단 말인가.분명 인물도 그저 평범하고, 속에는 잔꾀만 가득한 데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종잡을 수도 없는 아이인데 말이다.어째서 저런 여자에게 마음을 두었을까. 이 또한 자신이 영우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탓이라 생각하였다. 지금이라도 손을 쓴다면 늦지 않을 터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603화

    인사를 마치자 용비는 비단 상자 하나를 꺼내 설현정의 손에 직접 건넸다.“참 곱기도 하지.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드는구나. 이건 내 너에게 주는 첫 선물이니, 한번 열어 보거라. 마음에 드느냐?”“감사합니다, 용비 마마.”설현정이 상자를 열자 그 안에는 옥패 하나가 들어 있었다. 짙은 푸른빛 옥패에는 발톱이 네 개인 금빛 이무기가 새겨져 있었다.설현정은 그저 흔한 옥패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동 상궁이 그것을 보자 깜짝 놀라 목소리를 높였다.“설 아가씨, 어서 용비 마마께 감사 인사를 올리세요. 이 옥패는 폐하께서 직접 몸에 지니고 다니시던 물건입니다!”황제를 가까이에서 보좌하던 대신이 선황의 유언을 선포하고 황제가 그 뜻을 받들었을 당시, 황제가 몸에 지니고 있던 것도 바로 이 옥패였다.그러니 이 옥패가 지닌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예전에 용비가 한창 총애를 받던 시절, 폐하께서 친히 하사한 물건이었기 때문이다.용비는 이 옥패를 무척 아껴 늘 손에 쥐고 만지작거렸으며, 중요한 자리에 나설 때면 반드시 몸에 지니고 갔다.그런 물건을 지금 설현정에게 내어 준다는 것은, 용비가 그녀를 얼마나 마음에 들어 하는지를 보여 주는 증거였다.동 상궁도 그제야 안심하는 기색이었다.“감사합니다, 용비 마마. 정말 마음에 듭니다.”설현정은 옥패에 얽힌 사연을 알고 나니 기쁨을 감출 수가 없었다.용비를 향한 경계심도 어느새 말끔히 사라져 있었다.설현정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채여진의 이간질에 넘어가지 않은 것이 정말 다행이었다.이렇게나 좋은 분인데, 어찌 자신을 해칠 리가 있겠는가.“그리 예를 차릴 것 없다.”용비가 웃으며 말했다.“앞으로 태후마마를 뵈러 궁에 들어올 때는 오는 길에 나에게도 들러 이야기도 나누고 가려무나. 이 궁 안이 워낙 적적해서, 너처럼 발랄한 아이가 와서 좀 활기를 불어넣어 주길 바라고 있었단다.”방 상궁이 옆에서 흥을 돋우며 거들었다.“설 아가씨와 마마께서는 이제 곧 한 가족이 되실 텐데요. 자주 찾아뵈며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602화

    채빈의 손끝은 차가웠다. 아무래도 일부러 이곳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었다.설현정은 순간 경계심이 일었다.지난번 태자빈에게서 채빈과 용비의 사이가 그리 좋지 않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혹시 채빈이 이 틈을 타 자신을 해치려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설현정이 몸을 일으키며 막 뒤로 물러서려는데, 채여진이 그녀의 손을 붙잡더니 나직이 속삭였다.“용비를 조심하거라.”말을 마친 채여진은 상대가 무슨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사람들을 데리고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설현정은 급히 멀어지는 채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살짝 미간을 좁혔다.용비를 조심하라고?대체 왜 용비를 조심하라는 것일까?용비는 장차 자신의 시어머니가 될 사람이었다. 자신에게 트집을 잡을 수는 있겠지만, 설마 해치기까지 하겠는가.게다가 자신은 이만하면 흠잡을 데 없이 뛰어난 편이었다. 용비가 굳이 트집을 잡을 만한 구석도 없을 터였다.그렇다면 채빈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말을 한 것일까?혹시 자신과 용비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것일까?화친왕을 얻지 못한 채빈이, 자신마저 잘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것일까?설현정은 한동안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 머릿속이 복잡했다.어찌 됐든,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었다.요광전 앞에는 이미 어린 궁녀 하나가 나와 서 있었다. 멀리서 사람이 다가오는 것을 발견한 궁녀는 서둘러 안으로 들어가 아뢰었다.“마마, 설 아가씨께서 오셨습니다. 벌써 화원을 지나셨으니 곧 당도하실 것입니다.”“이제야 왔구나.”용비는 낮은 의자에 비스듬히 기대앉은 채 천천히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어찌 이리 늦었느냐.”방 상궁이 웃으며 말했다.“듣기로는 설 아가씨께서 먼저 태후마마를 찾아뵈었다 합니다. 태후마마 곁의 동 상궁도 함께 왔다고 합니다.”‘동 상궁’이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용비의 두 눈이 번쩍 뜨였다.“속에 능구렁이를 품은 계집이로구나. 자신을 해칠까 두려워 태후마마께 달려가더니, 이젠 믿을 만한 사람까지 하나 데리고 왔단 말이지.”용비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601화

    설현정은 입궁하자마자 제일 먼저 태후를 찾아갔다.태후는 그녀가 용비를 만나기 위해 입궁했다는 말을 듣고 몹시 기뻐하며 말했다.“용비는 화친왕의 생모이니 진작 한번 찾아뵀어야지.”“태후마마, 사실 조금 겁이 납니다.”설현정은 고개를 살짝 숙이며 수줍은 소녀처럼 굴었다.원래대로라면 곧장 용비를 찾아가야 했지만, 소명주의 말이 영 마음에 걸렸다.태자빈은 그녀의 친언니였기에, 지난번 출산이 얼마나 위태로웠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그때 채빈이 태의를 데리고 제때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태자빈과 황손 모두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게다가 채빈이 서북 지역의 지룡을 미리 예언했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었다.그래서 소명주가 이번 걸음에 위험이 따를 것이라 말했을 때, 그녀는 결국 그 말을 믿기로 했다. 사실 믿어서 나쁠 것은 없었다.만약 소명주에게 정말 그런 능력이 있다면, 반드시 태자빈에게 알려 잘 이용해야겠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소명주가 감히 자신을 속인 것이라면, 결코 가만두지 않을 작정이었다.태후가 웃으며 말했다.“겁낼 것 없다. 내가 보기에 용비는 성격이 무던한 편이야. 질투가 좀 많은 것 빼면 말투도 부드럽고 어울리기 편한 사람이지. 어차피 언젠가는 마주해야 할 사이이니, 가 보거라.”설현정이 말했다.“태후마마, 제가 용비 마마를 처음 뵙는지라 혹여 예법에 어긋나는 실수를 할까 걱정됩니다.”태후가 웃으며 말했다.“그리 걱정되면 동 상궁을 함께 보내주마.”동 상궁이 웃으며 말했다.“아가씨께서는 궁중 예법을 워낙 잘 익히셨으니, 그저 긴장하신 것뿐일 겁니다.”설현정이 얼른 말했다.“태후마마, 감사합니다. 동 상궁이 함께해 주신다니 이제야 마음이 놓입니다.”후궁 전체를 통틀어 태후의 지위가 가장 높았고, 동 상궁은 그런 태후를 가까이서 모시는 이였다. 황제조차 그녀 앞에서는 어느 정도 예를 갖출 정도였다.동 상궁이 동행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설현정은 순식간에 마음이 놓였다.태후의 침전에서 나온 설현정은 동 상궁을 따라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600화

    설현정은 등을 곧게 펴고 자단목 원형 의자에 단정히 앉아, 턱을 살짝 치켜든 채 눈을 반쯤 내리깔며 경멸의 눈빛을 흘렸다.그녀는 소설아뿐만 아니라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을 하찮게 여기고 있었다.평국공부라는 배경이 그녀에게 세상을 얕잡아볼 자본을 안겨준 셈이었다.그녀는 찻잔을 내려놓고 하녀의 손을 짚어 자리에서 일어났다.“시간이 늦었네요. 이제 입궁해야겠어요. 지금쯤 용비 마마께서 벌써 기다리고 계실지도 모르니까요.”소설아가 담담히 미소 지었다.“그럼 미리 축하드릴게요, 설 아가씨.”설현정이 화청을 나서자, 소명주가 한참 동안 소설아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속으로 아주 울고 싶어 죽겠죠? 아가씨께서 그렇게 아끼던 화친왕 전하가 곧 다른 여자한테 장가드실 텐데!”소설아가 다가가 목소리를 낮췄다.“내가 왜 울겠어? 이참에 알려주는데, 후궁 쪽에 화친왕 전하가 다른 여자를 왕비로 맞는 걸 못 보는 분이 계셔. 지난번 채 아가씨께서 궁에서 물에 빠진 것도 그 때문이야. 소식에 따르면, 이번에 설 아가씨가 입궁하면 살아 돌아오지 못할 가능성이 커.”소명주는 문득 지난 생을 떠올렸다. 추영우가 정혼을 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약혼녀가 궁 안에서 갑작스레 죽었던 일을 말이다.'소설아의 말이 사실일지도 몰라! 안 돼, 설현정은 소설아를 상대하려고 그렇게 애써 끌어들인 조력자인데, 이렇게 허망하게 잃을 순 없어.'소명주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뒤따라 나가려 했다.소설아가 손을 뻗어 슬쩍 막는 시늉을 했다.“설 아가씨가 네 말을 믿을 것 같니?”소명주가 냉소를 지었다.“제 말은 믿을걸요?”말을 마치자마자 서둘러 뒤쫓아 나갔다.소설아는 소명주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담담히 미소 지었다.'내가 직접 말했다면 설현정은 절대 믿지 않았을 거야. 하지만 소명주 입에서 나온 말이라면, 얘기가 달라지지.'설현정이 조금이라도 경계심을 갖고 목숨을 부지한다면, 그다음부터는 볼 만한 구경거리가 펼쳐질 터였다.“설 아가씨!”설현정이 막 마차에 오

  •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제599화

    “설 아가씨, 오늘 유독 화사하게 꾸미셨네요.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으신가 봐요?”소설아가 설현정의 맞은편에 앉으며 담담하고 예의 바른 미소를 지어 보였다.설현정은 손에 든 찻잔을 내려놓고 숨을 깊게 들이쉬며 마음을 가라앉혔다.“오늘 용비 마마께서 저를 입궁하라 부르셨으니, 초라하게 입고 갈 수는 없잖아요.”말을 마치고는 무언가 생각난 듯 한마디를 덧붙였다.“딱히 크게 치장한 것도 아니에요. 그저 평소처럼 대충 입고 갈 수는 없었을 뿐이지요.”소설아는 단이가 건넨 찻잔을 받아 손안에 가만히 쥐었다.“설 아가씨도 참 겸손하시네요. 이렇게 성대하게 꾸미셨는데, 모르는 사람이 보면 오늘 혼례라도 치르시는 줄 알겠어요.”설현정의 얼굴빛이 순간 어두워졌다.소설아는 그 모습이 우스웠다. 설현정은 갈수록 침착함을 잃어가고 있었다.소명주는 설현정이 말문이 막히는 걸 보고는 곧바로 끼어들었다.“용비 마마는 아무나 뵐 수 있는 분이 아니시죠. 설 아가씨는 평판이 워낙 좋으시니 분명 마마의 각별한 총애를 받으실 거예요. 이제 화친왕 전하와의 혼사도 곧 날짜가 잡히겠네요.”설현정은 고개를 살짝 뒤로 젖히며 의기양양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거의 그런 셈이죠. 정혼한 지도 한참 됐으니, 이제 혼례 날짜도 정해질 때가 됐죠.”소명주와 소명지가 함께 축하 인사를 건넸다.“축하드려요. 화친왕 전하와 금슬 좋게 백년해로하시길 빌게요.”축하 인사를 마친 소명주가 고개를 갸웃하며 소설아를 바라보았다.“언니, 무슨 근심이라도 있는 표정이네요? 누가 언니 기분 상하게 했어요?”소설아가 고운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이해가 안 가는 일이 하나 있어서요.”소설아의 그 말에, 소명주의 얼굴에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세상에 이해 안 가는 일이야 많죠. 언니는 뭐가 그렇게 이해가 안 되세요?”설현정이 허리를 곧게 펴며 손목에 걸린 묵직한 금팔찌 한 쌍을 슬쩍 드러냈다.“뭐가 그리 이해가 안 되시는지, 말씀해보세요. 다 같이 헤아려드릴 테니. 사람이란 게, 가장 두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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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명준은 왕 태의 댁에서 한 시진 넘게 기다렸지만 아무도 나오지 않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너희 하인들은 대체 어떻게 된 거냐? 감히 본 세자를 이렇게 홀대하다니!"어린 하녀가 깍듯하게 대꾸했다."세자 저하, 저희 주인님께서는 오늘 시간이 없으셔서 손님을 받지 않으십니다."소명준이 욕설을 내뱉었다."정말 예의라곤 없구나. 본 세자 앞에서 감히 '노비'라 자칭하지도 않고 예의를 밥 말아 먹었느냐!"하녀가 코웃음을 쳤다."공자님이 대체 누구신데요?"소명준은 모욕감을 느꼈다."나는 위원후부 세자 소명준이다!"하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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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 어머니, 소자는 평생 임현 낭자가 아니면 장가들지 않겠습니다!""임현 낭자가 비록 춘란원(春欄院)의 기녀라 하나 몸가짐이 깨끗합니다. 경성의 수많은 귀공자가 그녀를 위해 천금을 아끼지 않았으나, 그녀는 오직 소자 한 사람만을 허락했습니다.""부디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허락해 주십시오!""만약 허락하지 않으신다면, 내년 과거 시험에도 응시하지 않겠습니다!"소설아가 문에 들어서자마자 들려온 것은 실로 어처구니없는 망언이었다.'오라버니는 여전히 이토록 어리석기 짝이 없구나. 고작 기녀 한 명 때문에 과거 시험을 담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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