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채린은 커다란 눈을 깜빡이며 입술을 삐죽 내밀고는, 천진난만하게 되물었다.“이낭이라고 불렀는데요? 도련님의 이낭 아니셨나요?”‘이낭’이라니. 대체 어디서 그런 촌스러운 호칭을 배워 온 건지, 명심은 기가 막혀 가슴이 답답할 지경이었다.원씨 가문의 하인들은 모두 그녀를 ‘아가씨’라고 불렀다. 원씨 가문의 어엿한 친척인 만큼, 첩을 뜻하는 ‘이낭’보다 훨씬 듣기 좋은 호칭이었다.명심이 막 쏘아붙이려던 순간, 소설아가 먼저 나섰다.“진씨 아가씨를 모시고 가서 비단옷으로 갈아입혀 드리거라. 그리고 내 붉은 상자에 있는 금비녀도 하나 꺼내 꽂아 드리고. 아가씨의 머리 장식이 너무 수수하구나.”“네, 큰 아가씨.”허름한 베옷 차림의 진채린은 속으로 한 번쯤 사양할까 싶었지만, 금비녀를 준다는 말에 금세 입이 귀에 걸렸다. 그녀는 냉큼 하녀를 따라나섰다.진채린이 자리를 뜨자 명심이 못마땅한 기색을 드러냈다.“아가씨, 어째서 저 계집까지 부르신 건가요?”소설아가 옅은 미소를 지었다.“진씨 아가씨는 낭자에게 꽤 쓸모 있는 조력자가 될 거예요.”“그 말씀은…”명심은 곧바로 소설아의 뜻을 알아차렸다.“진채린을 치켜세워 명주 언니의 속을 뒤집어 놓으시겠다는 거군요?”진채린 역시 얌전하기만 한 성미는 아니었다. 틈만 나면 원태준의 서재를 드나들며 그에게 은근히 추파를 던지곤 했으니 말이다.소명주가 연화 군주의 수양딸이 되었다고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 날뛰고 있으니, 이참에 그 콧대를 제대로 꺾어놓을 필요가 있었다.“무슨 뜻인지 알겠습니다. 일깨워 주셔서 감사해요, 아가씨.”나는얼마 지나지 않아 진채린이 한껏 치장한 모습으로 나타나자 명심이 말했다.“그럼 너는 날 따라오거라. 함께 명주 언니에게 축하 인사를 드리러 가자꾸나.”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소설아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몸을 돌리려던 순간,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던 설현정과 눈이 마주쳤다.“아가씨, 저를 기다리신 건가요?”설현정이 천천히 다가오며 입을 열었다.“큰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