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시선에 신시아는 서서히 정신을 차렸다.“대표님, 한밤중에 모두를 불러 모아 추궁하시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확실한 물증도 없이 막연한 의심만 한다면 다들 사기만 떨어질 뿐입니다. 제 생각엔 은호 그룹 내부에서 먼저 자체 조사를 진행하는 게 순서인 것 같습니다.”신시아는 지극히 사무적인 태도로 말했다. 은호 그룹은 백영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기에 시기하는 무리가 한둘이 아니었다.게다가 백영 그룹과 협력하는 은호 그룹의 실무진들은 대부분 경력이 짧았다. 회사를 오래 지켜온 원로급이 아니라면 내부 배신자가 나왔을 확률이 훨씬 높지 않겠는가.“대표님, 저희가 밤을 새워가며 몇 날 며칠을 매달려 만든 프로젝트 데이터입니다. 이 데이터는 저희 목숨보다 더 소중한 것이기에 그 누구도 함부로 넘길 리 없습니다!”조 팀장은 벌떡 일어나 열정적으로 충성심을 표했다.“만약 은호 그룹 측에 보여주기식으로라도 무언가를 해야 한다면 저희 모두 이해하고 따르겠습니다. 하지만 만약 대표님께서 정말 저희를 의심하시는 거라면 신 비서님 말씀대로 정말 낙담할 것 같네요.”“현재까지 은호 그룹에서 이 프로젝트에 접촉한 사람은 은성빈 한 명뿐이야.”프로젝트는 이미 확정되었지만, 기밀 데이터는 내부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은성빈이 아직 누구에게 이 프로젝트를 맡길지 결정하지 못했으니까.순간 뭇사람들은 말문이 턱 막혀버렸다.신시아도 숨이 멎을 것만 같고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마음을 짓눌렀다.“임 비서, 유출된 데이터의 출처를 정확히 밝혀내. 꼬리가 잡히면 범인도 분명 수면 위로 드러날 거야.”정우진은 양손을 깍지 낀 채 테이블을 짚고 몸을 숙였다. 낮게 깔린 그의 음성이 회의실을 짓눌렀다.“조사 끝나기 전까진 아무도 여기서 나갈 생각 마.”임정현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대표님.”동쪽 하늘이 서서히 밝아오며 어슴푸레한 새벽빛이 번졌다. 거리엔 조금씩 소음이 차오르기 시작했지만, 회의실 안은 여전히 쥐 죽은 듯 고요했다.눈 깜짝할 새 두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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