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대표님, 그럼 일단 어떻게 하실 건지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신시아는 우선 하선재의 계획을 듣고 싶었다.“네가 승낙만 하면 돼. 나머지는 나한테 맡겨. 다른 건 신경 쓸 거 없어.”말을 마친 남자는 단호하게 전화를 끊어버렸다.“하지만 대표님, 여보세요?”신시아는 미간을 찌푸린 채 끊어진 전화 화면을 들여다봤다. 화면 속에 그녀의 짙은 눈동자가 비쳤다.‘어쩔 수 없지 뭐.’그녀는 마음을 다잡았다. 당장의 내부 첩자 위기만 넘기면 되니까.하루가 저물도록 회사 단톡방은 잠잠했다. 평소의 업무 관련 소통조차 끊긴 채였다.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내부 첩자’로 지목된 신시아가 그곳에 버젓이 있었으니.그때 이은수가 그녀에게 문자를 보내며 정우진의 동향을 보고했다.[비서실장님이 업무 보고하러 갔다가 언니 대신 사정해보려 했는데 대표님께 꾸중을 들으셨어요.][대표님과 6년을 함께 했는데, 저도 언니가 배신했다고 믿지 않는데 대표님이 어떻게 철석같이 믿을 수 있죠!][좀 전에 은유라 씨가 와서 대표님 앞에서 울고 갔어요. 대표님이 은호 그룹에 반드시 납득 가능한 대답을 내놓을 거라고 하셨답니다. 방금 인사팀장도 불려 갔는데 설마 언니 해고하려는 건 아니겠죠?]문자 하나하나가 신시아의 심장을 찔렀다.설령 회사를 떠날지언정 정우진의 행동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보장하긴 어려웠다.감정을 떠나 그의 비서로서 이 정도의 믿음마저 없다니, 신시아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새벽녘, 임정현이 그녀에게 내일 오전 10시까지 회사로 나올 것을 알리는 메시지를 보냈다.신시아는 억지로라도 잠을 청하려 했지만, 줄곧 정신이 몽롱했다.다음 날 오전 10시, 백영 그룹 최상층 회의실.이번 사태는 회사의 명성과 이익에 영향을 미쳤기에 이사회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신시아가 도착했을 때, 거대한 회의실 안은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그녀가 들어서자 모두가 심판하는 눈길로 그녀를 훑어보았다.정우진이 상석에 앉았고 오른쪽에는 은호 그룹을 대
اقرأ المزي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