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결혼 끝, 후회는 사절입니다: Bab 101 - Bab 110

195 Bab

제101화

정재는 주예가 저러고 있는 꼴을 보자 속에서 불이 났다. “진짜 한진후한테 그렇게까지 마음을 다 준 거야?”“주예야, 안에 있어?” 바로 그때, 밖에서 진후의 목소리가 불쑥 들려왔다. 진석과 이야기를 마치고 나왔는데 주예가 보이지 않자 직원에게 물었다가, 이곳에서 옷을 갈아입고 있다는 말을 듣고 찾아온 참이었다.문밖에 선 진후는 들뜬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기분이 한껏 고조된 상태였다.조금 전 테라스 옆 응접 공간에서 진석은 무심한 척 서부 해안의 대형 무역항 개발 사업 이야기를 꺼냈다. 진후도 당국이 그 일대를 개발하려 한다는 낌새 정도는 알고 있었다. 다만 규모가 워낙 커서 경울시의 어느 기업도 단독으로 감당할 수 없으니, 여러 개의 세부 사업으로 나뉠 거라고 짐작했을 뿐이었다.설마 그 사업 전체를 심명그룹이 따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진석에게 그 사실을 들었을 때 진후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이 사업에 발만 걸쳐도 해신그룹의 자산 규모는 최소 세 배는 뛸 수 있었다.다만 진석은 손을 잡으려면 조 단위의 돈이 움직여야 한다는 점을 에둘러 흘렸다.지금의 해신그룹은 애초에 판에 낄 자격조차 없었다. 하지만 마침 해신그룹이 대형 인수를 추진 중이었다. 인수만 성공하고 그룹의 가용 자산까지 전부 건다면, 간신히 한자리 차지할 여지가 생기게 된다.아니면 강민그룹과 손을 잡는 방법도 있었다.진후의 눈에 걱정이 스쳤지만 금세 거센 야심이 그 자리를 삼켰다.방 안에서 옷자락이 스치는 소리를 듣자 진후의 마음이 부풀었다. ‘저 사업만 잡으면 주예는 지금보다 더 나를 떠날 수 없겠지.’진후가 입을 여는 것과 동시에 방 안의 두 사람은 입을 다물었다.주예는 온몸이 흠칫 굳어지면서 숨소리까지 죽였다. 문손잡이가 한 번 돌아갔다. 진후의 목소리가 바로 코앞에서 들렸다.“옷 하나 갈아입는데 이렇게 오래 걸려? 내가 들어가서 도와줄까?”주예의 심장이 미친 듯 뛰었다. 진후를 돌려보낼 핑계를 찾으려던 때, 정재가 귀 가까이 몸을 숙였다.“나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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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화

주예가 복도로 나왔을 때는 사람들의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았다. 마음을 가다듬고 연회장으로 향하던 주예를 발견한 진후의 눈에는 감탄이 번졌다. 진후는 곧장 주예 쪽으로 걸음을 재촉했다.그때 진후가 미처 보지 못한 뭔가에 발이 걸린 듯 비틀거렸다. 손에 들고 있던 와인잔이 기울어지면서, 붉은 와인이 주예가 막 갈아입은 드레스 위로 고스란히 쏟아졌다.연한 푸른빛 치맛자락 위로 붉은 얼룩이 선명하게 번졌다.주예는 말없이 얼룩을 내려다봤다. ‘오늘 정말 쉽지 않네.’잠깐 굳어 있던 진후가 난처함과 짜증이 뒤섞인 표정을 지었다. 마침 곁을 지나던 젊은 직원이 급히 다가왔다.“괜찮으십니까? 임주예 씨께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데, 저희가 바로 처리해 드리겠습니다.”직원은 참석자들의 이름을 전부 숙지하고 있을 만큼 교육이 잘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모님’이 아니라 ‘임주예 씨’라고 불렀다. 엉망이 된 상황에 신경이 곤두서 있던 진후는 호칭이 달라졌다는 사실조차 알아차리지 못했다.진후는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부탁드리겠습니다.”주예는 다시 직원의 안내를 받아 아까 그 방으로 들어갔다.이번에는 먼저 방 안에 다른 사람이 없는지 살폈다. 뒤를 따라오는 사람까지 없는지 확인한 뒤에야 문을 닫았다.아무 이상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서야 주예는 한숨을 놓았다.직원이 공손하게 말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곧 맞는 사이즈의 여벌 드레스를 가져다드리겠습니다.”주예는 어리둥절했다. 얼룩을 어떻게든 지워 주려나 했는데 새 드레스를 가져다준다니. 여성용 드레스가 우연히 준비돼 있는 것도 이상한데, 설마 자기 사이즈까지 맞을까 싶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매니저가 새 선물 상자를 들고 왔다.상자를 열자 아이보리색 이브닝드레스가 나타났다. 앞서 입었던 드레스가 보석 장식으로 화려함을 강조했다면, 이번 드레스는 장식 하나 없이 담백했다. 대신 원단 자체가 조명을 받을 때마다 은은한 오색광이 흘렀다. 가까이 들여다보니 가시 장미 무늬가 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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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화

‘근데...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분위기를 보면 아직 관계가 풀린 건 아닌 것 같아.’‘그렇다면 예전에 내가 한 일도 들키지 않았을 거야.’하늘은 속으로 안도했다.주예가 나타나자 진후가 곧바로 다가왔다.“회장님, 정말 죄송합니다. 괜한 수고를 끼쳐 드렸습니다.”“괜찮습니다. 오늘은 모두 편하게 즐기고 가셨으면 합니다.”정재는 흠잡을 데 없이 예의 바른 말을 한 뒤 은근히 뜻을 실었다. “다만 드레스가 와인에 완전히 상해서 복구가 어렵더군요. 그래서 임주예 씨에게 더 잘 어울리는 걸로 바꿔 드렸습니다.”묘하게 걸리는 말이었지만 진후는 오늘 밤 신경 쓸 일이 너무 많았다. 정재의 말뜻을 깊게 따져 보지 못했고, 주예의 유난히 붉어진 볼과 살짝 부은 입술도 놓쳤다.한편 규나는 진후가 오빠 강빈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자, 진후가 여전히 자신을 신경 쓰고 있다고 생각했다. 지난번 기사 때문에 조심하느라 쉽게 연락하지 못하는 것뿐이라고 여겼다.규나는 이번만큼은 철이 든 척 조금 더 기다려 주기로 했다. ‘병원에서 불륜 상대를 만났다’는 식의 지난 기사 소동이 완전히 가라앉으면 그때 진후를 찾아갈 생각이었다.정재가 몇몇 사람과 인사를 더 나눈 뒤 자선 경매의 시작을 알렸다.정재가 주최하는 자리인 만큼 초대받은 이들이 내놓은 물품도 평범하지 않았다. 세상에 하나뿐인 최고급 희귀품까지는 아니어도 값어치가 상당한 것들이 줄을 이었다. 귀한 고서화 작품도 여럿 있어서 주예는 꽤 흥미롭게 바라봤다.진후는 주예의 시선을 알아차리고 웃었다. “마음에 들어? 내가 사줄게.”주예는 대답 대신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 장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연이야, 이혼합의서에 서명한 뒤 상대에게 받은 선물도 부부 공동재산으로 잡혀? 나중에 돌려달라고 할 수 있어? 급해!]요즘 자주 연락하며 지낸 덕분에, 주예와 장연은 어느새 친구처럼 편한 사이가 되어 있었다.장연은 오늘 야근이 없는지 답장이 금방 왔다. [증여라는 점이 명확하고 현장에서 인도까지 끝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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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화

쉴 새 없이 찬사를 쏟아내는 사회자의 말솜씨는 인정할 만했다. 실제로 「하루살이」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눈에 띄게 늘었고, 객석 곳곳에서 작은 소리의 대화가 오갔다.“이 작품 괜찮네요. 투자 가치도 꽤 있겠어요.”“날개 부분 붓질을 보세요. 미세한 색 변화만으로 공기의 흐름과 빛의 흔들림을 섬세하게 잡아냈잖아요.” 규나의 목소리는 주변 사람들이 딱 들을 만큼만 높았다. “주변 잎들도 디네의 화풍을 이어받았어요. 큰 색면을 쓰면서도 세부 묘사는 아주 정교하죠.”“음, 좋은 작품이네요.” 주변 사람들은 규나의 설명을 들으면서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규나의 표정에도 은근한 자부심이 떠올랐다.주예는 자리에 앉은 채 손발이 오그라드는 기분을 견뎠다. 저렇게 거창한 평가가 하필 규나의 입에서 나올 줄은 몰랐다.오늘 초대된 사람들 대부분은 심씨 가문과 가까운 인맥이었다. 정재가 어떤 계열의 그림을 선호하는지도 대략 알고 있었다.그래서 이 작품이 정재의 취향을 겨냥해 준비된, 심씨 가문과 연을 만들기 위한 카드라는 걸 어렵지 않게 눈치챘다.시작가가 공개되자, 다른 사람들은 형식적으로 몇 번 패들을 들었다. 보통 흐름대로라면 곧 정재가 가격을 부르고, 그 뒤로 작품의 주인이 사실상 결정될 터였다.로즈의 작품이 이 자리에 나온 걸 보자 하늘의 시선도 잠깐 멈췄다. 전에 로즈를 조사했지만 뚜렷한 정보는 거의 없었다. 하늘은 정재가 단순히 수집이나 투자를 위해 그림을 사려는 거라고 생각했다.“2억 5천만.” 정재의 낮은 목소리가 울렸다.주예는 안도했다. 이 그림을 전에 진후가 10억 원에 사들였다는 건 조금만 알아보면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그때는 개인적인 감정이 얽혀서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올라갔을 뿐이었다. 주예는 그 일 때문에 로즈의 작품 시세까지 허황되게 뛰는 건 바라지 않았다.오늘 낙찰가는 다행히 정상적인 시장 범위 안에 있었다.경매도 어느덧 끝을 향해 가고 있었다.주예가 손짓하자 키가 큰 젊은 직원이 다가와 허리를 조금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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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화

진후는 상자 안을 따로 확인하지 않았다. 이런 규모의 경매에서 물건이 바뀌거나 낙찰품이 누락되는 일은 거의 없었다.그런데 서명하려던 진후가 수령인 칸에 적힌 주예의 이름을 보더니 잠시 손을 멈췄다.“왜 그래? 물건이 잘못됐어?”주예가 마침 딱 맞춰서 가까이 다가왔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목소리였지만,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는 충분했다.진후는 주위에서 은근히 쏠리는 눈길을 느꼈다. 이런 자리에서 우스운 장면을 만들고 싶지 않아 입술을 다문 채 자신의 이름을 적었다.그 모습을 본 주예의 입꼬리가 아주 조금 올라갔다.장연의 말대로 수령인이 명확히 적혀 있고 양쪽 서명까지 끝났으니, 이 작품들은 주예의 개인 재산이 되는 셈이었다.그날 밤은 참석자 모두에게 나름의 수확이 있었다. 각자 이 자리에 온 목적을 어느 정도 이루었고, 뜻밖에도 주최자와 손님 모두 만족한 밤이 되었다.행사가 끝나자 진후는 주예를 데려다주겠다고 했다.“여기 도심에서 꽤 멀어. 택시 잡기도 힘들잖아. 게다가 내가 당신만 두고 먼저 가는 걸 사람들이 보면, 내가 뭐가 되겠어?”진후의 말은 주예가 꺼내려던 거절부터 막아 버렸다.진후는 해신그룹에 미칠 영향을 꺼내면 주예가 쉽게 물러선다는 걸 이미 눈치채고 있었다. 그 생각에 눈빛이 저절로 누그러졌다.역시 주예는 철이 들었다. 아무리 자신과 다투고 있어도 중요한 문제에서는 늘 한씨 가문을 먼저 생각했다.밖으로 나온 진후는 직접 뒷좌석 문을 열어 주었다. 주예가 차에 오를 때는 지붕에 머리를 부딪치지 않도록 손까지 받쳐 줬다.그 행동을 보면서 주예의 시선이 잠깐 멈췄다. ‘한진후도 이렇게 세심하게 굴 줄 아는 사람이었구나.’ 예전에는 일밖에 모르는 무뚝뚝한 사람이라 이런 사소한 배려와는 거리가 멀다고만 생각했다.정재는 무늬가 새겨진 유리창 너머로 그 장면을 지켜봤다. 눈을 가늘게 뜬 채 진후의 마이바흐가 저택을 빠져나가는 걸 차갑게 바라봤다.정재는 진석에게 짧게 한마디 지시했다.성아가 사는 주거단지 주소는 진후도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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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화

뒤따르던 차 안에서는 진석이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었다. 정재가 뒤를 따라가라고 했을 때, 하필 이 아우디를 고른 게 천만다행이었다. 전조등 성능 하나는 확실했다.비서라는 직함 하나로 못 하는 일이 없는 사람처럼 해 내고 있었다. 진석은 오늘도 속으로 스스로를 칭찬했다. ‘역시 나 정도면 만능 비서지.’“나 여기서 내릴게.” 주예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차에서 내렸다. ‘증여 받은’ 고서화 상자 다섯 개도 빠짐없이 챙겼다. 진후가 말을 붙일 틈도 주지 않은 채 곧장 단지 안으로 들어갔다.뒤따르던 아우디는 어느새 다른 길로 빠져서 사라졌다. 길가에는 진후의 마이바흐만 덩그러니 남았다.진후는 멀어지는 주예의 뒷모습과, 주예 키보다 훨씬 높이 쌓인 다섯 개의 상자를 바라봤다. 이유를 알 수 없는 허전함이 가슴 한쪽에 남았다.한참 뒤 진후가 운전기사에게 말했다. “가죠.”집에 돌아온 주예는 남은 힘을 짜내 화장을 지우고 씻었다. 거울 앞에서 목 뒤의 숨은 단추에 손을 대자 떨리던 손끝이 뜨거운 것에 닿은 듯 움찔했다.주예는 한동안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다 아무 표정 없이 단추를 풀었다.딸깍-고정 장치가 풀리자 드레스가 어깨를 타고 아래로 흘러내렸다.늦은 밤인데도 옆집에서는 아무 소리가 없었다. 주예는 자신이 대체 뭘 은근히 기다리고 있는지도 몰랐다....전국미술콩쿠르는 이후 며칠 동안 막바지 경쟁으로 뜨거워졌다. 열흘째가 가까워지자, 참가자들은 태엽이라도 감긴 사람들처럼 식사와 잠을 줄여 가며 작업에 매달렸다.소민은 그날 이후 며칠째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어디로 갔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팀의 작업 속도나 분위기는 흐트러지지 않았다.일곱째 날이 되자, 여러 팀이 주요 회화 작업을 끝내고 본격적인 조립에 들어갔다.주예도 그동안 쉴 틈이 없었다. 서라와 함께 작업실 가장 구석에 넓은 공간을 확보하고, 맨 아래층에 들어갈 그림을 빠르게 준비했다. 멀리서 보면 온통 검게 보여 무엇을 그리는지 알아보기 어려웠다.주예의 설계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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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화

하늘은 미소를 지은 채 듣고 있었다. 별로 놀란 기색은 없었다. “신경 쓰지 마. 장점이 있는 건 맞지만 난 우리 디자인이 더 낫다고 봐.”두 사람의 시선이 막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 작품으로 향했다.하늘의 팀이 뽑은 주제는 ‘전성기’였다. 팀은 대형 부조와 벽화, 홀로그램 영상 등을 엮어 고대의 교역로에서 현대의 번영에 이르기까지 이어지는 시대의 흐름을 표현했다. 기술적인 완성도에 인문학적 배경과 역사적 무게감까지 더한 작품이었다. 어디에 내놓아도 압도적이라는 평을 들을 만했다.두 사람은 그런 대화를 숨기지도 않았고, 1팀 사람들도 대부분 내용을 들었다. 자연스럽게 하늘에게 존경 어린 시선이 모였다.“역시 하늘 언니 덕이 크지.”“맞아. 하늘 언니가 제일 많이 했잖아. 우리 팀 1등은 사실상 확정이지!”“1등 가자! 전원 진출!”“...”이 사람들은 처음부터 1등과 전원 진출 가능성을 노리고, 온갖 방법을 써서 하늘의 팀에 들어온 이들이었다.하늘의 미소가 더 짙어졌다. 팀원들이 자신을 중심으로 모이고, 모든 일이 손안에 들어온 듯 흘러가는 이 분위기는 하늘이 바라던 구도와 정확히 같았다.“그런데...” 곁에 있던 이하영이 망설이며 입술을 깨물었다.“그런데 뭐?”“10팀에서 꽃 같은 모형을 만들고 있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사실적이야. 구조도 꽤 잘 짰고.” 10팀의 결과가 예상보다 좋았던 모양이었다.하지만 곧 덧붙였다. “그래도 우리 작품보다는 못할 거야.”“응.” 하늘은 무덤덤하게 대답하고 더 말하지 않았다.10팀은 주예가 속한 팀이었다.팀장과 팀원의 의견이 갈려 내부가 엉망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계획도 중간에 통째로 바꿨으니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오기 어렵다고 봤다.게다가 하늘은 소민에게 10팀 전체의 이익보다 자기 욕심을 택하게 만들 물건까지 건넸다. 빠지는 사람이 하필 팀장이라면, 몇몇 팀원이 뛰어나도 전체 결과가 좋기는 힘들 터였다.참가자들이 작업에 몰두하는 동안 온라인도 조용할 리 없었다.첫날 팀 구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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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화

비슷한 반응이 줄을 잇는 가운데 다른 목소리도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근데 솔직히 둘이 같이 서 있으니까 그림 좋다. 한 명은 설원에 핀 흰 꽃 같고, 한 명은 화려한 장미 같아.][나만 그런가? 오히려 임주예 씨 쪽 분위기가 고하늘 씨보다 더 센 것 같은데?][비교질 하지 마세요! 우리 하늘 씨는 데려갑니다.]하늘의 팬들이 재빨리 댓글 흐름을 정리하려고 들었다.뒤이어 소민이 자기 계획을 밀어붙이다 진척이 되지 않자, 카메라 앞에서 억울하다는 듯 눈물을 보이는 장면도 공개됐다. 사람들의 반응은 다시 뜨거워졌다.그 시각 소민은 프라이빗 스파에서 마사지를 받고 있었다. 여유롭게 핸드폰을 집어 들며 이제쯤 제작진이 비하인드 영상을 올렸을 거라고 계산했다.며칠 전 소민은 팀에서 자신을 배척하는 것처럼 일부러 오해를 유도했다. 이후 계속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도 상처를 받아 혼자 있고 싶어 한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서였다. 마지막 날 홀로그램 장치를 꺼낼 때, 다른 팀원들과 함께 작업하지 않은 이유를 자연스럽게 설명할 수도 있었다.그 생각에 기대를 품은 소민은 플랫폼을 열고 손가락으로 화면을 넘기며 댓글을 읽었다.하지만 댓글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자, 입가의 웃음이 그대로 굳어졌다.소민을 안쓰럽게 여기는 반응은 몇 개뿐이었다. 대부분은 다른 팀원들 편이었다.[팀장 실력이 별로인 거 아냐? 팀원마다 잘하는 게 다른데 업무 배분이 하나도 안 맞잖아. 저러고 결과물이 나오면 그게 더 신기하지.][맞아. 설명도 제대로 안 하고 자기가 팀장이라는 것만 강조하네. 감정적으로 굴기까지 하고. 모 선생님만 불쌍하다.][어디서 익숙한 냄새가 나는데... 은근한 피해자 코스프레 냄새.][...]소민은 끝까지 읽지도 못하고 화가 나 핸드폰 화면을 꺼 버렸다.그때 마사지 관리사가 실수로 머리카락을 조금 잡아당기자, 쌓여 있던 짜증이 곧장 터졌다. “조심 좀 해요! 일 못 해요? 못 하겠으면 나가요!”갑작스러운 호통에 마사지 관리사의 눈가가 젖으면서 안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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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화

박효주에게 주예의 대회 출전은 애초부터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데 관련 기사까지 터졌는데, 자신이 가장 늦게 알았다는 사실에 체면을 단단히 구기게 되었다.박효주는 원래부터 주예가 밖으로 나서 주목받고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걸 싫어했다. 고하늘처럼 집안 배경이 화려한 사람이 나서는 것조차 박효주의 눈에는 썩 품위 있는 일로 보이지 않았다.더구나 이런 대회는 이기면 그나마 낫지만, 지기라도 하면 그 망신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박효주는 곧바로 카드를 탁자 위에 밀어 놓고 주예에게 연달아 전화를 걸었다. 주변 명문가 사모님들이 미묘한 시선으로 지켜봤지만, 들려오는 건 계속 통화 연결음뿐이었다.화가 치민 박효주는 진후에게 전화를 걸어 주예를 반드시 막으라고 몰아붙였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네 아내 데려와. 우리 집안이 이런 걸로 망신을 당할 수는 없어!”이혼합의서에 이미 서명했다 해도 주예가 한씨 가문의 체면에 영향을 주는 건 마찬가지였다. 이혼합의서에 적힌 재산도 적지 않은데, 그 정도 배려를 받았으면 이 정도는 당연히 해야 한다고 박효주는 생각했다.주예에게 넘어갈 재산을 떠올리니 속이 더 쓰렸다....진후도 박효주의 전화 덕분에 관련 기사를 보게 됐다. 영상 속 주예는 자신이 잘하는 일을 앞에 두고, 작업에 몰두한 채 흔들림 없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었다. 그 모습이 진후의 마음을 복잡하게 만들었다.예전에 프로그램 예선에서 특별 진출자가 나왔다는 소식을 우연히 본 적이 있었다. 온라인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재능’이라는 칭찬을 받던 사람이 정말 자기 아내였다는 사실을 이제야 실감했다.진후는 그제야 지난 3년 동안 자신이 주예를 제대로 알아본 적이 없었다는 걸 깨달았다.진후가 알고 있던 주예는 빈 종이처럼 단순했다. 온순하고 조용하며 속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사람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이혼 이야기를 꺼낸 뒤부터 주예는 계속 낯선 모습을 보여 줬다. 그 변화는 진후에게 설명하기 어려운 불안감까지 남겼다.진후는 오후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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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화

[오빠도 그 프로그램 후원하려는 거야?]규나는 알아서 이유를 만들어 냈다. [내가 하늘 언니한테 한번 물어볼게.]“굳이 고하늘한테 직접 말할 필요 없어. 관계자 연락처만 알아봐줘.”고씨 가문은 후계 구도를 두고 내부 경쟁이 치열했다. 고하늘 세대에서도 아직 누가 후계자가 될지 정해지지 않은 만큼, 진후는 너무 일찍 특정 인물과 가까워지는 걸 피하고 싶었다.진후는 곧바로 생각을 정리한 뒤 덧붙였다. “몸 잘 챙겨. 시간 내서 보러 갈게.”얼마 지나지 않아서 작업복에 관계자 명찰을 단 서른 안팎으로 보이는 남자가 진후의 차 앞으로 왔다. 남자는 진후를 안쪽으로 안내했다.관계자가 공손하게 말했다. “한 대표님, 내부는 자유롭게 둘러보셔도 됩니다. 다만 참가자 작업실 안에는 가능하면 들어가지 말아 주세요. 작품 준비 중이라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안으로 들어온 진후는 형식상 적지 않은 후원금도 냈다. 관계자의 표정이 금세 밝아졌다.진후는 ‘둘러보겠다’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떴다. 그 뒤부터는 목적을 정해 작업실을 하나씩 찾아다녔다.10팀 작업실 앞에 도착했을 때, 주예는 승구와 무언가를 진지하게 의논하고 있었다.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주예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떠올라 있었다. 작업을 하는 내내 몸 전체에서 즐거움이 배어 나오는 듯했다.진후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주예의 모습이었다. 실은 어쩌면 본 적이 있었다. 두 사람이 막 결혼했을 무렵에는 저런 얼굴을 본 기억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그 뒤로 주예가 보여 준 건 늘 온화하고 반듯한 미소뿐이었다. 완벽하게 예의를 갖춘 웃음이었지만 따뜻함은 없었다. 입꼬리의 각도마저 늘 같았다.주예의 손끝에서 꽃잎이 살아 있는 듯 형태를 갖추는 모습을 보면서, 진후는 한동안 시선을 떼지 못했다.“여긴 무슨 일이야?” 정신을 차렸을 때, 주예가 이미 진후 앞에 서 있었다.문앞의 진후를 본 주예의 눈에는 경계하는 기색이 어렸다. 팀원들의 작업을 방해하게 두고 싶지 않아서, 안에 있던 사람들에게 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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