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결혼 끝, 후회는 사절입니다: Capítulo 121 - Capítulo 130

197 Capítulos

제121화

“네가 내 친동생이 아닌 이상, 내가 진짜 동생을 찾으면 지금 자리는 돌려줘야 해.”“그래도 우리가 20년을 남매로 살았으니 너한테 모질게까지 하진 않겠어. 오늘부터 집에서 주던 생활비랑 지원은 끊을 거야. 네가 직접 일자리를 찾아서 네 힘으로 살아.”“오빠, 나...” 규나는 무슨 말을 더 하려다 한 손으로 아랫배를 감쌌다. “나 일할게. 오빠 말대로 할게. 오빠, 그럼 나... 앞으로도 오빠라고 불러도 돼?”규나가 재산이나 생활 수준보다 남매 관계부터 걱정하자, 강빈의 표정은 다시 조금 더 누그러졌다.강빈은 살짝 불러온 규나의 배를 바라보다 한숨을 내쉬었다. “됐어. 지금 임신한 몸으로 무슨 일을 하겠어. 일단 교외 별장에 가서 몸부터 챙겨. 아이 낳고 나서 일자리를 알아봐.”“...”생각에서 빠져나온 강빈이 진후에게 말했다. “지금 제일 먼저 해야 할 건 내 친동생을 찾는 거야. 규나는... 규나한테는 단서가 없어. 자기도 사고에 휘말렸을 뿐이라고 하니까.” “결국 당시 사고 기록부터 다시 봐야 할 것 같아. 네 도움이 필요해.”진후는 처음부터 끝까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강빈의 설명만 들어도 규나의 일은 크게 문제 삼지 않고 넘어갈 생각이라는 게 느껴졌다.하지만 그가 찾는 규나는...진후는 소매 아래 숨겨진 손을 단단히 말아쥐었다. ‘내가 기억하는 진짜 규나는 아직 살아 있을까?’생각조차 하기 두려웠다.“형님 말씀만 들으면 친동생이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들립니다.”진후가 담담한 목소리로 뼈 있는 말을 던졌다.“진후야, 네가 무슨 생각하는지 알아.”강빈이 눈을 부릅뜨고서 복잡한 시선으로 진후를 바라봤다. “규나한테 화가 나. 그런데 나 자신한테는 더 화가 나. 내가 어떻게 내 동생을 그렇게 모르고 살았는지, 어떻게 처음부터 알아보지도 못했는지 모르겠어.”“이제 와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죽을힘을 다해 찾는 것뿐이야. 운명이 한 번만 기회를 더 준다면, 살아 있는 동안 꼭 보상하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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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화

예약제 식당의 룸.따뜻한 노란 조명 아래 주예와 도해산, 종수, 성아가 한 테이블에 둘러앉았다.방 안에는 경연이 끝난 뒤의 들뜬 분위기가 가득했다.“오늘 잘했어.”도해산은 주예에게 담담하게 한마디 했지만, 눈에는 감출 수 없는 자랑스러움이 배어 있었다. 주예가 얌전히 웃었다. “알겠습니다, 스승님.”종수는 옆에 앉아 식사 내내 사람들 접시에 음식을 챙겨 주며 세심하게 살폈다.성아는 흥미로운 눈으로 그 모습을 지켜보다 금세 묘한 점을 알아챘다. 겉으로는 종수가 모두를 똑같이 챙기는 것 같았지만, 주예에게 건네는 음식은 전부 주예가 좋아하는 것들뿐이었다.성아는 테이블 아래로 손을 뻗어 주예를 살짝 건드린 뒤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냈다. ‘너랑 네 선배... 뭐 있지?’주예는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물을 마시며 싸늘한 눈빛을 돌려줬다. ‘쓸데없는 상상하지 마.’성아가 짓궂게 눈썹을 치켜올렸다. ‘네 선배 진짜 괜찮던데. 잘생기기까지 했잖아. 생각 없어?’주예는 다시 눈으로 답했다. ‘절대 없어. 여기까지 해.’두 사람은 말 한마디 하지 않고 눈빛만으로 대화를 끝냈다.도해산과 종수는 그 모습을 보며 나란히 고개를 저었다. 도해산이 피식 웃었다. “요즘 애들 대화하는 건 우리도 못 따라가겠네.”...집으로 돌아온 주예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도어록 비밀번호를 누르려다 손이 잠시 멈췄다. 주예는 먼저 좌우를 둘러봤다.그럴 만도 했다. 전에도 몇 번이나 문을 열려고 할 때마다 정재가 어디선가 불쑥 나타났었다.주변을 다시 확인했지만 아무도 없었다. 주예는 스스로가 우스운 듯 고개를 저으며 비밀번호를 눌렀다.집 안은 고요했다. 누가 들어와 있는 기척도 없었다. 안도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묘하게 허전했다. 대체 뭘 기대했던 건지 주예 자신도 알 수 없었다.신발을 갈아 신던 중 베란다 쪽에서 작은 소리가 들렸다. 희미한 빛도 비치는 것 같았다.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주예는 서둘러 베란다로 향했다. 새까만 밤하늘에는 어느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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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화

“하지만 난 메시지 못 받았어. 당신이 나 차단했잖아.” 주예가 담담하게 사실을 말했다.정재는 핸드폰을 꺼내 개구리 프로필 사진이 달린 계정을 열었다. “그때 누가 내 계정에 몰래 들어와서 너를 삭제했어. 대신 너인 척 만든 가짜 계정을 추가해 놨고. 난 이쪽이 네 계정인 줄 알았어.”정재가 대화창을 열어 보여준 뒤에야 주예는 자신에게 보내졌던 수많은 메시지를 처음 봤다.[주예야, 있지?][주예야, 미안해.][주예야...][...]눈가가 금세 붉어졌다. ‘오빠가 날 버린 게 아니었구나.’오해가 풀렸는데도 기쁘기보다는 가슴 깊은 곳이 아련하게 아려왔다.고작 오해 하나 때문에 둘은 7년을 잃었다. 그렇다면 자신이 버텨 온 그 7년은 대체 무엇이었을까?정재에게 품고 있던 화가 갑자기 빠져나가자, 오히려 주예는 갈 곳을 잃은 사람처럼 막막해졌다.‘이제부터는... 어떻게 대해야 하지?’눈앞의 남자를 바라봤다. 반듯한 얼굴에는 예전의 오만하고 눈부셨던 소년의 모습이 여전히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지금의 정재는 심씨 가문의 수장이고, 그의 삶의 기반은 P국에 있었다. 가족도, 사람들도, 생활 기반도 모두 그곳에 있었다.주예는 그 어느 것도 알지 못했고, 그 세계에 자연스럽게 들어갈 자신도 없었다.흘러간 7년의 시간은 너무 넓고 깊었다. 높은 산과 깊은 바다처럼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고 있었다.주예는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은 눈물을 억지로 삼켰다. “오해는 이제 풀렸어. 그때 당신도 날 찾으려고 했다는 거 믿어. 나도 그때 정말 많이 보고 싶었어.”“당신한테 갔던 모진 말은 내가 한 게 아니야. 난 한 번도 그런 말로 당신을 상처 주고 싶다고 생각한 적 없어.”주예가 웃었다. 눈물 어린 눈과 어우러진 미소가 유난히 아름다웠다.깊게 숨을 들이마시면서 주예는 목소리가 흔들리지 않도록 애썼다.“지난 일은 지난 일이야. 이제 우리 둘 다 앞으로 나아가야지.”말하면서도 손가락은 단단히 맞물려 있었다. 어떻게 정재를 대해야 할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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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화

그제야 정재가 힘을 조금 풀었다. 그래도 주예를 품 안에 그대로 가둔 채 놓아주지는 않았다.두 사람은 한동안 말없이 그대로 서 있었다. 주예는 정재에게서 나는 서늘하고 깨끗한 체취를 깊이 들이마셨다. 귓가에는 정재의 느리고 힘 있는 심장 소리가 들렸다.오랫동안 떠돌던 마음이 이제야 어딘가에 닿는 듯했다.“콧물도 닦아줄까?”품 안의 주예가 조용해진 걸 느낀 정재가 장난스럽게 물었다.주예의 귀까지 빨갛게 달아올랐다. 조금 전까지 남아 있던 서글픔도 그 말 한마디에 말끔히 흩어졌다....진후와 강빈의 밤도 다른 의미로 조용할 틈이 없었다.저녁에 강빈과 이야기를 나눈 뒤 진후의 의심은 오히려 더 짙어졌다.진후는 오랫동안 규나와 가까이 지냈다. 어떤 면에서는 오빠인 강빈보다 규나를 더 잘 안다고 할 수 있었다.그래서 강빈이 들려준 이야기가 전부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진후는 강빈과 헤어진 뒤 곧바로 규나에게 메시지를 보냈다.[규나야, 요즘 너무 바빴네. 지금 시간 돼? 얼굴 좀 보러 갈게.]강빈에게 정체가 들킨 뒤 규나는 계속 불안과 초조 속에 있었다.그런 때 진후의 연락이 오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응! 나 교외 별장에 있어. 오빠 기다릴게!]규나와 관련된 일이라면 더 미룰 수 없었다. 진후는 다음 날 아침 일찍 규나가 머무는 별장으로 향했다.별장에는 가사도우미 한 명뿐이었고 예전과 같은 생활은 아니었다. 그래도 강빈은 규나가 기본적인 생활을 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해 두었다. 평범한 사람과 비교하면 여전히 충분히 넉넉한 수준이었다.“오빠, 왔어? 나 진짜 보고 싶었어.”규나는 눈이 벌겋게 부어 있었다. 진후를 보자마자 곧장 품으로 뛰어들었다.진후의 몸이 잠깐 굳어졌지만 곧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풀렸다.규나는 머리 위에서 들리는 진후의 다정한 목소리만 들었다.“규나야, 요즘 많이 힘들었지? 살까지 빠졌네.”그 말을 듣자 규나의 눈에서 다시 눈물이 쏟아졌다.이제 강빈에게는 기대기 어려웠다. 그러니 진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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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화

“걱정 안 해도 돼.” 규나가 자신 있게 웃었다.“그래? 왜?”“그게...” 규나의 눈빛이 흔들렸다. 입을 열려다가 곧바로 말을 삼켰다.진후는 그 반응만으로도 뭔가 더 있다는 걸 확신했다. 한 번 더 떠봤다. “사실대로 말해 줘야 내가 도와줄 수 있어.”진후의 목소리는 부드럽게 상대를 이끄는 듯했다.“규나야, 지금 제일 네 편인 사람이 나잖아. 우리 사이가 몇 년인데, 나도 못 믿어?”“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내가 괴롭힘을 당할 걱정은 안 해도 된다는 말이었어. 강빈 오빠도 믿고... 진후 오빠도 믿으니까.”규나는 수줍게 웃으며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렸다.진후는 더 캐물어 봐야 입을 열지 않을 것 같아서 일단 맞장구를 쳤다. “그래도 강빈 형님은 이번에는 좀 심했어. 자기 손으로 키운 동생인데 어떻게 혼자 여기 두냐?” “너 갑자기 옮겨와서 평소 쓰던 것도 제대로 못 챙겼을 거고, 원래 잠자리 바뀌면 잘 못 자잖아.”말투에는 걱정이 가득했다.“진후 오빠가 역시 나를 제일 잘 알아.”규나의 목소리에 다시 울음기가 섞였다.“여기서 조금만 기다려. 알았지? 시내 가서 네가 평소 쓰던 것들 사 올게.”진후는 그렇게 말하고 바로 밖으로 나갔다. 넓은 등이 유난히 든든해 보였다.하지만 문을 나서자마자, 얼굴에 남아 있던 다정함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진후는 차갑게 굳은 표정으로 차 문을 열었다.조금 전 규나의 반응은 분명했다. 아직 숨기는 게 있었다. 진후는 그게 뭔지 반드시 알아내야 했다....한 시간 반 뒤, 진후는 다시 별장으로 돌아왔다. 손에는 고급 실크 침구 여러 세트와 정성스럽게 포장된 망고 케이크가 들려 있었다.별장에는 규나 혼자였다. 가사도우미는 저녁 준비를 끝내고 이미 퇴근한 뒤였다.“오빠, 벌써 왔어?”규나는 환하게 웃으며 달려 나왔다. 겨울인데도 진후의 이마에는 얇게 땀이 맺혀 있었다. 쉬지 않고 왕복했다는 게 한눈에 보였다.그걸 알아차리자 규나의 마음이 다시 따뜻해졌다.조금 전까지 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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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그럼 자. 나는 거실에 있을게. 아직 처리할 일이 조금 남았어.”“응!” 진후는 규나가 방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끝까지 바라봤다. 눈빛은 싸늘하게 가라앉아 있었다.방에 들어간 규나는 곧 깊이 잠들었다. 하지만 잠은 편하지 않았다.진후는 케이크에 정체를 특정할 수 없는 물질을 섞어 둔 상태였다. 규나가 깊은 잠과 깨어 있는 상태의 경계를 오가면서 판단이 흐려지도록 만들려는 의도였다....새벽 2시.규나는 악몽에 놀라 눈을 떴다. 목이 말라 물을 마시러 거실로 나가려고 했다.거실은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조용했고 불도 모두 꺼져 있었다.잠들기 전까지 진후가 집에 남아 있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났다.“진후 오빠?”규나가 불렀다. 목소리는 넓고 어두운 거실을 맴돌다 사라졌다.그때 어디선가 지직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흐릿한 시야 너머로 오래전 사고 현장과 어린 여자아이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규나는 겁에 질려 소리쳤다. “오지 마! 가까이 오지 마!” 소파 구석으로 몸을 웅크렸다. “넌 죽었잖아. 죽은 사람은 돌아오면 안 돼!”어둠 속에서 어린 여자아이의 까르르 웃는 소리가 들렸다.“가! 가라고!”“왜 내 오빠를 빼앗았어? 왜 나 대신 네가 살았어? 왜? 왜 그랬어?”규나는 결국 무너져 울음을 터뜨렸다. 정신이 몽롱한 탓에 현실과 악몽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했다.“나도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네 잘못이잖아. 네가 왜 그렇게 예쁜 옷을 입고 있었는데! 나도 네 인생처럼 살고 싶었던 것뿐이야. 그게 뭐가 잘못이야!” 말할수록 규나는 점점 제정신을 잃었다.“그럼 그 아이는 어디 있어?”진후의 목소리가 어둠을 가르며 들렸다. 살기를 억누르지 못한 차가운 목소리였다.규나는 생각할 새도 없이 곧바로 대답했다.“쓰레기통에 버렸어. 하하하! 살아남았을 리 없지. 하하하!”진후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눈에 담긴 혐오와 증오는 더 숨길 수 없을 만큼 짙어졌다.진후는 녹음기를 꺼내서 녹음을 멈춘 뒤 프로젝터 전원을 껐다.핸드폰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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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화

안으로 들어서자 집은 엉망이었다. 거실에는 규나가 난동을 부리며 넘어뜨린 의자까지 그대로 남아 있었지만, 정작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어디 갔어? 전부 샅샅이 찾아!”강빈이 차갑게 명령하자 함께 온 건장한 남자들이 곧바로 흩어졌다.몇 분 뒤 수색하던 사람들이 다시 모였다. “대표님, 전부 확인했는데 없습니다.”진후의 표정이 굳어졌다. “도망간 것 같습니다. 제 잘못입니다. 아까 바로 붙잡아 뒀어야 했는데 너무 화가 나서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네 잘못 아니야. 네가 아니었으면 나도 계속 속고 있었겠지.” 밤새 뜬눈으로 버틴 강빈의 눈은 붉게 충혈돼 있었다. “걱정 마. 경울시에서 내 눈 피해서 계속 숨을 수 있는 사람은 없어. 땅속까지 파헤쳐서라도 반드시 찾아낼 거야.”결국 두 사람은 아무 성과 없이 별장을 나왔다.그날 밤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이 두 명 더 늘었다.같은 시각, 눈에 잘 띄지 않는 검은 차량 한 대가 도시를 빠져나가는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차량이 향하는 곳은 가원시였다....주예는 단숨에 화제의 중심에 올랐다.전국미술콩쿠르 2라운드 1위를 차지한 뒤, 주예 팀의 작품 영상은 각종 온라인 플랫폼을 휩쓸었다. 특히 마지막에 작품이 스스로 타들어 가는 장면은 다시 똑같이 만들기 어렵다는 이유로 ‘전설급 작품’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하지만 갑작스럽게 이름이 알려지면, 사람들은 작품뿐 아니라 그 사람의 과거와 사생활까지 궁금해하기 마련이었다.찬사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온라인 분위기는 아무 예고 없이 뒤집혔다.‘임주예의 불륜 결혼’이라는 자극적인 글이 주요 검색어와 게시판 상단을 차지하기 시작했다.자칭 관계자라는 익명의 제보자는 진후와 오랜 소꿉친구 사이가 수년 동안 안정적인 관계가 이어져 왔다고 주장했다.둘은 집안 배경도 비슷했고 이미 결혼 이야기까지 오가는 사이였다고 했다. 그런데 3년 전 그 소꿉친구가 갑자기 외국으로 떠났고, 거의 같은 시기에 진후가 주예와 결혼했다는 것이었다. 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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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화

[그러고 보니 둘이 분위기가 좀 닮긴 했다. 그래서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건가?][위에 댓글 단 사람들아, 이 정도면 이제 증거 나온 거 맞지?][...]주예를 옹호하던 목소리는 점점 줄어들었다.그 시각 하늘은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핸드폰이 짧게 울리더니 암호화된 메시지가 화면에 떴다. [1차 자료 풀었습니다.]하늘이 짧게 답을 보냈다. [확인했어. 흔적 남기지 마. 뒤를 밟히면 곤란하니까.][걱정 마세요. 이런 건 익숙합니다. 2차로 계정 더 붙여서 여론 밀까요?]하늘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모든 흐름을 손안에 쥔 사람처럼 여유로웠다. [아직. 당사자가 먼저 움직일 때까지 기다려. 그런 다음에 2차로 가.] 규나의 성격이라면 이 기회를 절대 그냥 넘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했다.더구나 진후는 규나의 일이라면 이성을 잃는 사람이었다. 틀림없이 규나 편에 설 터였다.[알겠습니다. 조금 더 지켜보죠.]하늘은 만족스럽게 개인 계정으로 돌아간 뒤 소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언니, 요즘 시간 괜찮으세요? 언니가 좋아하시는 브랜드에서 새 가방 나왔다던데, 같이 보러 가실래요?]2라운드에서 상대를 얕본 탓에 하늘은 주예에게 밀렸다. 3라운드만큼은 빈틈없이 준비할 생각이었다.우선 여론으로 주예의 기분부터 망쳐 놓을 생각이었다. 주예가 불편해지면 하늘은 그만큼 즐거웠다.하늘의 눈매가 싸늘하게 가라앉았다....“뭐? 그러니까 너랑 그 오빠 사이가 틀어진 게 그냥 오해가 아니라, 누가 일부러 뒤에서 손을 쓴 거라고?”성아가 테이블을 세게 내리쳤다.“지금 심씨 가문의 그 총수가 네가 말하던 그 오빠야? 예전에 임정재라고 했던 사람?” 성아가 또 한 번 테이블을 쳤다.“근데 그 사람이 너한테 키스까지 했어? 그것도 두 번이나?” 성아의 손바닥이 세 번째로 테이블을 때렸다.주말 아침, 주예와 성아는 카페에서 만났다. 둘은 2라운드가 끝나면 하루쯤 편하게 쉬자고 미리 약속해 둔 상태였다.성아도 최근 큰 프로젝트를 하나 따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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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화

“아니.”주예가 민망한 듯 고개를 돌리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물어보는 걸 까먹었어.”전날 밤 꽉 끌어안겼던 기억과 두 사람 사이에 흐르던 묘한 분위기를 떠올리자 더 민망해졌다. 거기에 정신이 팔려서 정작 중요한 질문을 완전히 잊어버렸다.“한번 물어봐. 그놈이 그때 너를 노리고 그런 거면 또 뭔가 할 수도 있잖아. 미리 알아두는 게 낫지.”주예가 망설이자 성아는 둘 사이가 다시 불편해진 줄 알고 서둘러 달랬다. “그냥 물어보는 건데 뭐 어때. 예전에 알던 이웃집 오빠라고 생각해도 되고.”“그것도 싫으면 그냥 모르는 사람한테 정보 하나 물어본다고 생각해. 메시지 하나 보내는 게 뭐가 그렇게 어려워?”“응.” 진짜 이유를 설명하기 민망했던 주예는 대충 대답하고 핸드폰을 꺼냈다.수십 개의 메시지와 부재중 전화, 화면 상단에 뜬 실시간 이슈를 확인한 주예의 손가락이 멈췄다.주예는 빠르게 알림을 내렸다. 도해산과 선배 종수, 지난 경연에서 함께한 팀원들까지 전부 다 주예의 안부를 묻는 메시지를 보낸 상태였다.나머지는 전부 박효주에게서 온 연락이었다.메시지만 열 개가 훌쩍 넘었고 부재중 전화도 비슷한 숫자였다. 글자만 봐도 상대가 얼마나 화가 났는지 느껴질 정도였다.[주예야, 이 기사들은 대체 뭐니? 너 또 무슨 일을 벌인 거야?][너 지금 진후랑 같이 있어? 둘 다 왜 전화를 안 받아?][끝까지 전화 안 받겠다는 거지? 좋아. 이혼합의서는 아직 내 손에 있어. 괜한 짓 하지 말고 조용히 있어!] [이런 망신스러운 소문이나 만들고, 한씨 가문 체면을 어디까지 떨어뜨릴 생각이야?]주예는 별로 놀라지도 않았다. 박효주 같은 사람에게는 언제나 피해자에게도 잘못이 있다는 논리가 먼저였다.‘언젠가 똑같은 일이 자기한테 생기면 그때도 저렇게 말할까?’그나저나 진후도 전화를 안 받는다는 건 의외였다. 규나에게 붙잡혀 있는 건가 싶었지만 주예는 곧 관심을 끊었다.“뭘 보는데 표정이 그래?” 성아가 주예의 변화를 알아채고 걱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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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화

“회장님...” 진석이 책상 앞에 서서 말을 꺼낼 듯 말 듯 망설였다.정재가 눈만 들어 진석을 바라봤다. 입을 열지는 않았지만 시선만으로도 뜻은 분명했다. ‘할 말 있으면 빨리 해.’진석은 바로 알아듣고 눈을 질끈 감은 채 말했다. “온라인에서 임주예 씨가 불륜으로 결혼했다는 이야기가 계속 퍼지고 있는데요. 저희가 대응하지 않아도 괜찮겠습니까?”“소문 자체는 건드리지 마.” 정재가 화면을 한 번 훑었다. “누가 뒤에서 움직이는지만 조사해.”“그냥 두신다고요? 임주예 씨 명예가 걸린 문제인데 더 커지면 곤란하지 않습니까?” 진석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너 요즘 일이 별로 없나 봐.”“예?” 진석의 목덜미가 뻣뻣해졌다.“시키는 일이나 해.”‘내가 너무 걱정돼서 그러는 건데. 이게 잘못이야?’‘임주예 씨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제일 괴로운 사람은 회장님일 거면서.’ 진석은 속으로만 투덜거렸다....박효주가 진후에게 건 전화는 한 통도 연결되지 않았다.진후는 아침에 지친 몸을 이끌고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옷도 벗지 않은 채 사무실 안 간이 침대에 쓰러져서 깊이 잠들었다.전날 밤 교외 별장에서 규나를 놓친 뒤에도 진후와 강빈은 바로 쉬지 않았다. 두 사람은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 한참 동안 계획을 세웠다.규나는 반드시 찾아야 했다. 이대로 끝낼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다만 공개적으로 사람을 풀어 찾을 수는 없었다. 일이 커지면 강씨와 한씨 두 가문의 평판에 타격이 생기는 데다, 누군가 그 상황을 악용할 가능성도 컸다.강빈이 낮게 말했다. “그거 말고도 하나 더 하고 싶은 게 있어.”밤새 충혈된 눈과 잔뜩 갈라진 목소리가 강빈의 상태를 그대로 보여 줬다.진후는 말없이 강빈을 바라봤다.진후가 기억하는 강빈은 웬만한 위기 앞에서도 표정 하나 쉽게 바뀌지 않는 사람이었다.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였지만 자기 관리가 철저해서, 평소에는 서른 초반처럼 보이기도 했다.그러나 이번 일을 겪은 뒤에는 늘 여유롭던 모습이 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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