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지나지 않아서 꽃술도 떨어져서 공중에서 사라졌다. 세 번째 층인 꽃받침이 드러났고, 그곳에는 잔디밭에서 연을 날리는 소년이 그려져 있었다.이어 꽃받침마저 벗겨졌다.네 번째 층.다섯 번째 층.여섯 번째 층까지...한 겹씩 벗겨질 때마다 전혀 다른 그림이 나왔다. 한 사람이 태어나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삶이 차례로 이어졌다. 여섯 번째 층의 ‘죽음’이 모두 타 버리자, 무대에는 새까만 벽면만 남았다.무대 전체가 꼬박 1분 동안 어둠에 잠겼다. 객석도 숨을 죽였다. 누구도 쉽게 감상을 끊어 내지 못했다.하늘의 표정은 완전히 굳어졌다. 이대로라면 자신들의 1위가 흔들릴 수 있었다. 이제 바랄 수 있는 건 주예 팀의 점수가 자신들보다 아주 조금이라도 낮게 나오는 것뿐이었다.처음으로 계획 밖의 변수가 생기자, 하늘은 거센 위기감을 느꼈다. 소민을 노려보며 속으로 거세게 욕을 했다. ‘정말 쓸모도 없지.’모두가 작품이 끝났다고 생각했을 때, 주예가 다시 손짓을 했다. 전시장 천장에 설치돼 있던 차광판 하나가 열리면서, 유리 너머로 들어온 햇빛이 어두운 벽면을 정확히 비췄다.빛을 받은 벽이 서서히 환해졌다. 유리처럼 맑고 투명해진 내부에서는 셀 수 없이 많은 작은 빛 알갱이가 흐르듯 움직였다. 검은 벽마저 작품의 일부였던 것이다. 그 빛들은 희망을 뜻했고, 모든 것이 사라진 뒤 다시 시작되는 순환과 탄생을 상징했다. 음악도 다시 밝고 경쾌한 선율로 바뀌었다.관객들은 완전히 압도됐다.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고, 이내 공연장을 뒤흔드는 박수가 쏟아졌다.생로병사의 과정은 누구에게나 가장 깊게 와닿는 이야기였다.더구나 관객들은 아름다운 꽃이 사라지는 과정을 눈앞에서 지켜보며 아쉬움을 품었다. 그 감정이 가장 짙어진 끝에서 다시 태어나는 희망을 마주했다.생중계를 보던 시청자들도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미쳤다. 이걸 사람이 생각해 낸 거라고?][나 진짜 웬만해선 안 우는데, 저 빛들이 움직일 때 눈물이 났음.][과장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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