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즈 이름으로 계속 내보낼 생각이에요.” 주예가 말했다.아직은 주예가 로즈라는 사실을 드러낼 생각이 없었다. 한씨 가문의 힘은 막강했다. 주예에게는 가면이 몇 개 더 필요했다. ‘언젠가는 쓸 데가 생기겠지.’ 주예는 그렇게 생각했다.무엇보다 지난번 갤러리에서 이미 확인한 바가 있었다. 규나와 진후는 로즈의 그림을 유난히 중요하게 보고 있었다. 그것도 단순한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뭔가 사업상의 기회와 얽혀 있는 듯했다. 주예는 자기 그림이 왜 사업상 기회와 연결되는지까지는 굳이 파고들 마음이 없었다. 그녀가 신경 쓰는 건 하나뿐이었다. 그 두 사람에게서 앞으로도 이득을 계속 뽑아낼 수 있느냐, 그게 더 중요했다.주예는 가끔 그날 밤 갤러리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감탄하는 척하면서 로즈의 그림을 분석하던 규나의 모습과 그 그림에 신경을 곤두세우던 진후의 태도. 그걸 떠올릴 때마다 우습기도 했고, 속이 시원해지기도 했다.이제는 기대까지 하게 됐다. 언젠가 규나와 진후가 로즈가 바로 주예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때 두 사람의 얼굴에 어떤 표정이 떠오를지.다만 아직은 때가 아니었다. 주예는 이번 ‘게임’을 조금 더 길게 끌고 싶었다. 즉, 규나와 진후가 조금 더 많은 대가를 치르게 해야, 그제야 재미가 생길 터였다.“그래, 알겠어.” 종수는 주예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대강 알아챈 듯했지만, 더 캐묻지는 않았다. “필요한 거 있으면 언제든 나한테 말해.”첫 번째 라운드의 방식은 단순했다.초청받은 모든 참가자는 각자 대표작 한 점을 제출해야 했다. 형식에는 제한이 없었다. 심사위원단은 기술, 창의성, 감정, 완성도, 이 네 가지를 기준으로 각각 점수를 매기고, 상위 백 명의 창작자만이 2라운드에 올라갈 수 있다.작품은 먼저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고화질 전자 파일로 제출해야 했다. 통과하게 되면, 작가 본인이 직접 작품 실물을 들고 지정 장소로 가서 확인 절차를 거쳐야 했다.주예는 마감일 전날 밤, 「Lon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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