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을 보면, 주예도 더이상 토라져서 버티지 않을 거라고 진후는 생각했다.“오빠?”규나의 목소리에 아득한 기억을 떠올리고 있던 진후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말투도 다시 평소처럼 담담해졌다.“응, 그런 일은 없을 거야. 주예는 원래 분별력이 좋은 사람이니까 넌 괜한 생각 하지 마.”규나는 눈을 내리깔았다. “응.”작은 목소리로 대답했지만, 이불 위의 손을 조용히 움켜쥐고 있었다.“그럼 다행이고.”규나는 다시 고개를 들었다. 억지로 입꼬리를 조금 올렸지만, 눈은 전혀 웃고 있지 않았다.“괜히 주예 언니가 오빠를 오해할까 봐 걱정됐어.”진후는 규나의 말에 별다른 대꾸를 하지 않았다. 대신 곧 다른 말을 꺼냈다.“이따가 내가 집에 들러서 옷만 갈아입고, 너희 오빠를 만나러 갈 거야.”자기 오빠 이야기가 나오자 규나는 본능처럼 어깨를 움츠렸다.“난 안 갈래.”“같은 가족끼리 그렇게 오래 틀어질 수는 없잖아.”진후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어쩔 수 없다는 기색도 묻어 있었다.“계속 밖에서 지내는 것도 답이 아니야.”강빈은 규나가 결혼도 하기 전에 아이를 가진 일, 그것도 아이 아버지가 누구인지조차 분명하지 않은 일을 두고 크게 화를 냈다.강빈은 원래부터 규나를 애지중지했다. 그렇다고 해서 규나가 선을 넘는 것까지 눈감아 주는 사람은 아니었다. 필요할 때는 누구보다 매정해질 수 있었고, 그 상대가 규나여도 예외는 없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규나가 귀국하자마자 강빈은 곧장 규나의 용돈을 끊어버렸고, 움직일 수 있는 범위까지 제한해 버렸다.규나는 집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계속 호텔에서 지냈다. 손에 쥔 돈도 넉넉하지 않아서 생활은 빠듯했고, 필요한 건 대부분 진후에게 기대야 했다.하지만 규나는 조금도 창피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오히려 잘됐다고 여겼다.‘이러면 진후 오빠를 내 곁에 붙잡아 둘 이유가 얼마든지 생기잖아.’규나는 진후를 힐끗 바라봤다. 진후는 여전히 예전의 그 진후였다. 다정하면서 참을성도 있었고, 규나가 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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