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상에서 다음 촬영 일정이 어떻게 되죠?”“내일부터요.”“그럼, 제가 일정을 다시 조율해서 연락드릴게요. 그때 목상에서 직접 뵙는 걸로 하죠. 그리고….”예리는 아윤의 손목을 잠시 응시했다.“저와 함께 일하시는 동안은 손목 액세서리 금지입니다.”“맞아, 언니! 그래야 좋은 기운이 안 막힌다나 뭐라나.”주은이 제 소매를 걷어붙이면서까지 열변을 토했다.아윤은 마치 용한 무당의 비방이라도 전해 들은 것처럼 결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명심할게요.”“그럼, 상담은 이쯤에서 마무리해도 될까요? 저도 곧 다음 회의가 있어서요.”“앗, 네! 오늘 진짜 감사했습니다. 주은아, 너도 예리 씨 소개해 주고 여기까지 같이 와줘서 정말 고마워.”주은이 부드럽게 입꼬리를 올리며 손사래를 쳤다.“아휴, 우리 사이에 무슨! 이번에 꼭 잘됐으면 좋겠다. 예리야, 우리 아윤 언니 건은 정말 잘 부탁해!”예리가 알겠다는 듯 눈을 깜빡이며 소진에게 시선을 돌렸다.“강 비서님, 아윤 씨께 사전 설문지 전달해 주세요.”“알겠습니다. 잠시 이쪽으로 오시겠어요?”소진이 문고리를 돌리려는 찰나, 타이밍 좋게 바깥에서 정갈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단정하게 검은색 슈트를 차려입은 은호의 비서, 선우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밖으로 향하는 소진과 아윤에게 가볍게 인사를 건넨 그는 소파에 앉아 있는 이들에게 다가와 차분히 고개를 숙였다.“이사님. 외부 미팅 시간 다 되어서 모시러 왔습니다.”은호가 클래식한 손목시계를 내려다보곤 소파에서 느릿하게 몸을 일으켰다. 재킷 끝을 팽팽하게 잡아당겨 옷매무새를 정리한 그는 예리를 내려다보았다.“저는 미팅이 있어서 먼저 일어나겠습니다.”몸을 돌려 문으로 향하려던 은호는 멈칫하더니, 다시 몸을 돌려 예리와 시선을 맞추었다.“목상군 출장 일정 정해지면 바로 공유해 주시죠. 제 스케줄 맞추겠습니다.”“네, 알겠습니다.”인사를 건넨 후 선우의 뒤를 따라 문으로 향하는 은호의 발걸음은 오늘따라 유난히 더뎠다.문이 닫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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