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세요?“안녕하세요, 해진 씨. 아까 상담 진행했던 인연의 나예리 팀장입니다.”수화기 너머로 축제 현장을 빠져 나가는 인파의 소란스러운 소음이 쏟아져 들어왔다.-아, 팀장님! 그런데 무슨 일로 전화 주셨어요?“부스에 소지품을 하나 두고 가신 것 같아서요. 확인 좀 부탁드릴게요. 혹시 하늘색 바람막이 지금 가지고 계세요?”-잠시만요. 아까 분명히 가방에… 어? 어머, 제 거 맞나 봐요! 다행이다, 저 잃어버린 줄도 몰랐어요.해진이 해맑게 대답했지만, 이상하게도 예리의 심장은 초조하게 뛰기 시작했다.“지금 어디세요? 제가 바로 가져다드릴게요.”-감사합니다. 여기가 그러니까… 어? 뭐라고? 알았어, 조심히 다녀와! 아, 죄송해요. 민수 씨랑 지연 씨가 어디 좀 잠깐 다녀온다고 해서요. 저 지금 야외 주차장 밑에 있거든요. 해먹 존 바로 옆이요!그 순간, 민수가 읊조렸던 문장이 예리의 머릿속을 강타했다.‘우리 계획, 아는 사람 너랑 나밖에 없어.’외진 곳에 홀로 남겨진 해진, 지연과 민수의 은밀한 대화…, 그리고 민수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고들까지.머릿속에 중구난방으로 흩어져 있던 점들이 단 하나의 선으로 완벽하게 연결되었다.그 서늘한 선은 곧 예리의 목을 옭아맸다. 소름 끼치는 전율이 목덜미를 거쳐 척추를 따라 거침없이 흘러내렸다.예리는 들이치는 불안함을 억누르며,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해진에게 당부했다.“해진 씨, 제 말 잘 들으세요. 거기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말고, 그대로 계세요. 제가 도착하기 전까지 민수 씨건 지연 씨건, 절대 따라가지 마시고요.”-네? 그게 무슨 말….예리는 해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전화를 끊었다. 그러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부스 밖으로 튕겨 나가듯 달리기 시작했다.“팀장님! 이거 가져가셔야죠!”뒤늦게 정신을 차린 가람이 손에 들고 있던 하늘색 바람막이를 흔들며 소리쳤지만, 예리는 이미 야간 조명 너머 어둠 속으로 사라진 뒤였다.예리의 뒷모습에서 예사롭지 않은 기류를 읽어낸 은호가 곧장 가람에게
Last Updated : 2026-05-1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