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이 왜 내 걱정을 하지.메신저 창을 닫고도 이 생각은 한참동안 맴돌았다. 지안은 수요일 오후 내내 같은 파일을 두 번 열고, 같은 메일을 한 번 더 확인하고, 별로 급하지도 않은 수정사항을 굳이 체크리스트로 다시 쪼갰다. 일이 많으면 보통 편해지는데, 오늘은 그 반대였다. 자꾸 메신저 하단 이름 쪽으로 시선이 내려갔다.그러다 퇴근 한 시간 전, 팀장이 공지를 올렸다.`오늘 TF 회식 갑시다. 1차만 가볍게. 다들 고생했어요.`서연이 그걸 보자마자 의자를 돌렸다."가볍게는 무슨.""안 가면 안 되나?""너 지금 그 말 되게 수상해.""회식 싫어하는 사람이 회식 싫다는데 뭐가 수상해.""평소엔 싫어도 가잖아." 서연이 눈을 가늘게 떴다. "오늘은 왜 진짜 싫어 보이지?"지안은 대답 대신 모니터만 봤다. 설명할 수 없으니까. 회식 자체가 싫다기보다, 오늘 회식에서 뭘 또 의식하게 될지 그게 싫었다."걱정 마." 서연이 키득였다. "내가 분위기 띄워 줄게.""그게 제일 불안하거든.""알지."안다고 말하는 얼굴이 제일 불안했다.***회식 장소는 회사 근처 고깃집이었다. 팀장, 서연, 태준, 재하, 제작팀 둘, 영업팀 막내 둘. 사람 수가 애매해서 테이블 두 개를 붙였고, 그 애매함이 늘 문제를 만든다.지안은 태준 쪽 가까운 끝자리에 앉으려고 했는데, 막내 하나가 먼저 의자 하나를 빼면서 자리가 밀렸다. 서연은 반대편에서 아주 대놓고 지안을 불렀다."야, 여기 앉아.""거기 말고.""왜. 여기 편한데."편하지 않았다. 서연 옆, 그리고 맞은편이 재하였다. 너무 노골적인 배치였다."오대리, 빨리 앉아요." 팀장이 먼저 자리를 잡으며 말했다. "고기부터 시켜야지."결국 지안은 앉았다. 재하는 맞은편이 아니라 대각선이었다. 안 보이지도 않고, 피하기도 어려운 애매한 거리. 오늘따라 그런 거리만 계속 걸렸다."삼겹살 셋, 목살 셋 먼저요."서연이 메뉴판도 안 보고 외쳤다."소주요?""나는 맥주.""오대리는?"다들 자연
Last Updated : 2026-04-0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