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그럴 이유가 없었다.그래서 며칠 뒤 운영사무국 메일이 다시 도착했을 때도, 지안은 예전처럼 혼자 먼저 화면부터 가리지 않았다.메일 제목은 짧았다.`[한국대학생광고페스티벌 운영사무국] 검토 결과 안내`지안은 자기 자리에서 그 제목을 한 번 읽고, 맞은편을 봤다. 재하도 같은 메일을 받은 얼굴이었다.둘 다 바로 말을 걸진 않았다.팀장 자리엔 아직 사람이 있었고, 소율은 출력물 들고 회의실을 오가고 있었고, 서연은 이미 눈치챈 표정으로 자기 모니터만 보고 있었다.사무실은 평소처럼 돌아가는데, 이번엔 지안도 더 숨길 생각이 없었다."봐요."지안이 먼저 말했다.재하가 고개를 끄덕였다."네."메일 본문은 건조했다.조사 경과 — 제출 자료 대조, 원 발표자 확인 회신, 이정환 측 소명 기한 만료 — 가 항목별로 정리돼 있었고, 그 끝에 결과가 붙어 있었다.2018년 수상작은 공식 게재 목록에서 철회 처리 예정이고, 크레딧은 원 발표팀 기준으로 정정 등재된다는 확인. 이정환 측에도 동일한 결과가 통보되었다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접수 후 한 달 남짓 걸린 셈이었다.표현은 끝까지 딱딱했는데, 그래서 더 분명했다. 누가 뭘 가져갔고, 그게 이제는 넘어갈 수 없다는 뜻만 남기는 문장.지안은 끝까지 읽고 나서 마우스를 놓았다.크레딧 정정. 7년 만에 자기 이름이 제자리로 돌아온 거였다. 속이 후련하게 뚫리진 않았다.통쾌함보다 먼저 든 건 묘하게 빈 감각이었다.이제서야, 라는 자조 비슷한 것이 올라왔다가 금방 가라앉았다.너무 오래 지나온 일이라서, 이제 와서야 제자리로 돌아오는 게 오히려 늦게 도착한 우편물 같았다."왔네."서연이 옆에서 작게 말했다."응."지안은 짧게만 답했다."기분 이상하지?""응."그것밖에 안 됐다.좋다, 나쁘다, 시원하다, 허무하다. 어느 한 단어로도 설명하긴 어려웠다.다만 이제 더는 이 일을 상상으로만 붙들고 있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 하나는 분명했다.맞은편에서 재하가 메일 창을 닫았다.그 손이
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6-05-15 อ่านเพิ่มเติ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