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물어진 담장 너머. 창호지는 세월에 누렇게 바랬고, 틈새로 스며든 달빛이 방바닥에 길게 흘러내렸다. 묵은 흙과 마른풀 냄새, 오래 비워진 집의 차가운 공기 속에, 오직 두 사람의 숨소리만이 선명했다. 그 언젠가, 오래전 기억처럼… 이완은 간절하게 랑우의 품에 안겨왔다. 그의 몸이 거침없이 닿아오자, 랑우는 묘한 위화감을 느꼈다. 자신의 체취를 맘껏 들이마시며 기대던 그 아이가, 아니, 이제는 완전히 성인이 된 한 남자가… 욕망을 숨기지 않은 채, 주저함 없이 제 품에 파고들고 있었다. 랑우는 절로 가빠오는 숨을 억지로 눌렀다. 이완은 더 이상, 여리디여린 아이가 아니었다. 한없이 가볍고 가냘팠던 오랜 기억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길쭉한 팔과 단단한 어깨에는 힘이 서려 있었고, 제 품에 눌린 가슴께는 날렵한 근육마저 느껴졌다. 이완의 서늘한 체온과 들뜬 맥박이, 랑우의 가슴에 또렷이 닿았다. 그 숨결이 제 목덜미를 훑고, 얇은 속옷 사이로 서서히 스며들었다. 눈앞에 있는 이는, 더 이상 가르치고 보호해야 할 대상이 아니었다. 누군가를 강하게 욕망하고 있는… 완벽한 어른의 몸이었다. 랑우는 자신의 몸을 더듬고 있는 그의 손끝을 가만히 붙잡았다. “…많이 그리웠다.” 짧은 말이 공기 속에 떨어지자, 파문처럼 이완의 온몸이 울렸다. 그는 여전히 아무 말 없이, 입술로 랑우의 몸을 느끼며 거친 숨을 들이쉬고 있었다. 가지런한 손끝이 랑우의 심장 위로 얽혀 들었다. 여전히 가늘지만, 거친 손 마디 하나하나가… 버티고 살아남은 세월의 무게를 말해주고 있었다. 랑우는 아직도 냉궁 속 어린아이에 대한 생생한 기억 때문에, 문득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달빛에 비친, 그 아름답게 상기된 얼굴을 보는 순간… 저도 모르게 몸이 달아와 더 이상 어쩔 도리가 없었다. 서로의 이마와 코가 닿았고, 곧 숨과 숨이 섞였다. 조심스레 스치는 뺨, 뜨겁게 밀려드는 체온. 랑우의 땀방울이 뿜어내는 은은한 나무 향기는, 지금의 이완에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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