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머리카락이며 눈동자, 그리고 상처들…. 이상하지 않으시냐는 말입니다. 그리고 왜 그렇게 쓰러져 있었는지….”경렬은 이완의 곁에 다가와 조용히 무릎을 꿇고, 그를 정면으로 마주 보았다.그 눈빛에는 일말의 두려움도 없었다.“그간 여러 병자를 돌보면서, 당신처럼 은백색 머리카락과 창백한 피부를 지닌 사람을 처음 본 것은 아닙니다. 태어날 때부터 체질이 특별하거나, 몸이 약한 사람들이 있지요.”이완의 눈동자가 놀라움으로 떨렸다.“…저 같은 사람을 보신 적이 있으시다고요?”“네, 그렇습니다. 제가 이곳에서 돌봤던 아이 중에도, 태어날 때부터 피부가 하얗고 백발인 아이가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오래 살지는 못했지만….”그는 눈썹을 살짝 찡그리며 덧붙였다.“다만… 당신 같은 벽안은 저도 처음 봅니다. 이런, 가까이서 보니 정신이 혼미할 정도로 아름답군요….”경렬의 적갈색 눈동자가 마치 자신을 꿰뚫는 듯하여, 이완은 저도 모르게 시선을 피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의 살짝 움츠려진 두 어깨가 미세하게 떨렸다.그러나 경렬은 아무것도 눈치 못 챈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말을 이었다.“당신이 이 연무곡 어귀에서 혼절해 있는 것을, 약초 심부름을 하는 자가 발견해서 저에게 알렸습니다. 머리카락이나 피부색은 그렇다 치고, 너무 마른 몸에다, 전체적으로 기력이 많이 약하신 듯하여… 의원 된 도리로, 일단 이곳으로 모시고 왔습니다.”이완은 시선을 아래로 향한 채로 그의 말을 조용히 듣고 있었다.“제가 화타라고 할 순 없겠지만, 그래도 짧지 않은 시간을, 많은 병자를 돌보며 지냈습니다. 당신이 누구든 간에, 사람이 무슨 지병이 있다면 그것을 고칠 방법을 찾으면 될 것이고, 만약 그것이 아니라면… 잠시 쉬다 가시면 그뿐이니까요.”“지병…이 있는… 사람… 이라고요….”이완은 혼잣말처럼 조그맣게 중얼거렸다.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를 ‘귀신’, ‘짐승’, 또는 ‘괴물’이라 부르며 함부로 대하거나, 또 두려워했는가.이 남자는 아무렇지 않게 자신을 ‘사람’이
Dernière mise à jour : 2026-05-0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