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겨울바람이 눈 덮인 대지를 쓸고 지나갔다. 그 바람을 맞으며, 랑하와 이념, 랑헌 세 사람은, 설원의 한가운데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이념과 랑헌의 발걸음은 가벼웠지만, 랑하의 걸음은 무겁고도 더뎠다. 랑하는 앞서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 깊은 한숨을 토했다. “이 땅 어딘가에, 너희 둘이 함께 살아갈 곳을 찾을 수 있을까….” 그 나지막한 목소리 안에는, 수많은 감정이 실려 있었다. 이념은 걸음을 멈추고, 랑하를 향해 돌아섰다. 그의 짙푸른 눈동자가 바람 속에서도 선명하게 빛났다. “아버지… 이 넓은 세상 어딘가에, 반드시 있을 겁니다.” 이념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침착했다. “지금은 저도 잘 모르겠지만, 분명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의 옆에서 랑헌도 결연한 눈빛으로 덧붙였다. “이념과 저는… 함께 있을 수만 있다면, 그 어디든 상관없습니다. 아니, 단 하루를 함께 한다 해도 만족할 것입니다.” 그들의 뜻을 막을 수 없다는 걸, 랑하는 이미 잘 알고 있었다. “이제 가거라… 어디로든, 발길 닿는 곳으로….” “반드시 기별하겠습니다, 아버지.” 랑하는 아들을 힘 있게 끌어안았다가 이내 놓았다. “어서 가거라.” 랑하의 목소리는 한결 편안해졌다. “…살아남아라, 두 사람 모두. 그 무엇보다도, 반드시 살아야 한다.” 이념의 두 눈동자에 눈물이 고였다. 랑헌 또한 묵묵히 고개를 숙였다. 이념과 랑헌은 랑하를 뒤로하고,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 그들의 발걸음은 가벼웠고, 그 뒷모습엔 아무 망설임이 없었다. 랑하는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바라보며 한참을 말없이 서 있었다. 그의 얼굴에… 근심이 사라지고 천천히 미소가 드리워졌다. 거친 눈바람 속에서도 저리들 당당한 모습이라면… 그 어떤 어려움을 만난다 해도, 절대로 쓰러지지 않을 것 같았다. “이후… 우리의 아들이, 이제 정말 다 컸구나….” 랑하의 눈가가 천천히 젖어왔다. *** 작은 산촌 외곽의 낡은 주막. 긴 도주의 끝에… 두 사람
Dernière mise à jour : 2026-05-03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