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이 떠졌다. 몇 시인지 확인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몸이 먼저 깨어 있었다. 천장을 한 번 보고,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다. 그대로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유는 없었다. 그냥— 그 시간이 된 것처럼.나는 아무 말 없이 몸을 일으켰다. 이불을 정리하고, 발을 바닥에 내렸다. 차가운 감각이 잠깐 스쳤다가, 금방 사라졌다. 세면대로 가서 물을 틀었다. 거울에 비친 얼굴이 보였다. 잠깐, 시선이 멈췄다.…이상하지 않았다. 어딘가 바뀐 것 같은데— 정확히 뭐가 다른지, 굳이 확인할 필요가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그대로 물을 받아 얼굴을 씻었다. 물방울이 턱을 타고 떨어졌다. 수건으로 대충 닦아내고, 다시 거울을 봤다. 아무 일도 없는 얼굴이었다. 나는 그걸 한 번 더 확인하고, 그대로 고개를 돌렸다.옷을 꺼내 입었다. 셔츠 단추를 하나씩 채우는 동작이, 생각보다 일정했다. 손이 멈추지 않았다. 거울을 보지 않아도, 어디까지 했는지 알고 있는 것처럼. 넥타이를 들었다가 잠깐 멈췄다. 평소에는 하지 않던 선택이었다. 굳이 맬 필요도 없었고, 어울리는 자리도 아니었다. 그런데...나는 아무 말 없이 넥타이를 목에 둘렀다. 매는 과정이 어딘가 어색했는데도, 손은 멈추지 않았다. 매듭을 정리하고, 옷깃을 한 번 더 다듬었다. 거울 속의 내가, 아까보다 조금 더 정돈되어 보였다. 나는 그걸 한 번 확인하고— 아주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째서인지는 묻지 않았다.전철 안은 평소처럼 붐볐다. 사람들 사이에 끼여 선 채로, 손잡이를 잡고 몸을 겨우 지탱하고 있었다. 숨이 완전히 막히는 건 아니었지만— 편하다고 할 수 있는 상태도 아니었다. 어깨가 부딪히고, 팔이 스치고, 체온이 가까이 붙어 있었다. 그 속에서 나는 아무 생각 없이 휴대폰을 꺼냈다.이유는 없었다. 시간을 확인하려던 것도 아니고, 누가 연락을 했는지 궁금했던 것도 아니었다. 그냥— 손이 먼저 움직였다. 폴더를 열고, 증권 메뉴를 눌렀다. 작은 화면이 켜졌
Zuletzt aktualisiert : 2026-04-20 Mehr le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