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경신은 태하의 침대 위에 나란히 누워 서로의 눈을 마주하는 중이다. 하지만 태하는 그런 경신의 복잡한 마음을 누구보다 깊이 헤아리고 있는 듯했다. 다만, 여전히 마음에 걸리는 단어가 있었다.“태하 씨······ 아까 한 말 중에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 있었어요.”태하는 경신의 이마 위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넘겨주며 따뜻한 시선을 건넸다. 설마 이 남자는, 자신이 마음 한구석에 꽁꽁 숨겨둔 그 불안마저 이미 읽고 있었던 걸까.“내가 떠나든, 네가 떠나든.”그동안 경신은 상처받기 두려워 다가오지 말아라, 좋아하지 말아라 하며 태하를 밀어내기에만 급급했다. 그 모진 거부에도 태하는 늘 괜찮다며, 기다리겠다며, 네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라며 언제나 직진으로 그녀의 곁을 지켜주었다. 그런데 그런 그가 이별을 입에 담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아가들아, 엄마가 그동안 태하 씨를 밀어냈는데······ 이제는 그가 정말로 떠나버릴까 봐 두려워졌어.’태하는 경신의 불안을 달래듯 이마와 눈등, 그리고 입술 위에 가볍게 깃털 같은 입맞춤을 내리며 말을 아꼈다.“넌 그냥,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태하 씨, 정말 고단수네요.”“한국말 어려워.”“치······, 다 알면서.”“너도 정답을 알고 있잖아.”“정답이라······.”태하의 나지막한 음성에 경신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낮에 기범에게 소리 높여 말했던 ‘인간의 삶은 한 치 앞도 모른다’는 명제와 일맥상통하는 이야기임을 어렴풋이 깨달은 까닭이었다.태하는 지금 가장 소중한 가족을 잃은 슬픔 속에 있었다. 자신 역시 부모를 잃고 모진 죽음의 고비를 넘긴 기억이 존재했다. 멀쩡하게 웃으며 함께 시간을 보내다가도, 어느 날 예고 없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수도 있는 것이 잔인한 인생의 본질이었다. 그리고 경신이 하도 깃털처럼 잡히지 않게 구는 탓에, 태하 역시 마음 한구석으로는 그녀가 어느 날 홀연히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품고 있었던 것 같다.“태하 씨, 오늘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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