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신은 기억에는 없지만 그에게 선물을 줬다니, 손을 꼭 맞잡은 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제가 좀 오락가락했나 보네요. 어쩐지.”분명 악몽에 시달렸었음에도, 태하의 얼굴을 보니 행복해한 것 같아 그것이면 되었다 싶었다. 그리고 그는 해맑음을 넘어, 조금은 장난기가 서린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경신은 영문을 몰라 계속 질문을 쏟내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영 시원치 않았다.“저기요, 태하 씨. 저 왜 여기 누워있는 거예요?” “쓰러졌어.”경신은 태하를 흘겨보았다. 얼굴에 열이 올랐어도 할 말은 해야겠다 싶어 천천히 말을 뱉어냈다.“어쩐지······. 태하 씨 너무하다 했어요. 그 밤에, 어휴, 그렇게 막 뜨겁게 나를 안고, 뽀뽀하고, 사랑을 아주 넘치게 퍼부어 대니까. 음흠, 결국 몸에 무리가 온 거잖아요.”태하는 그저 가만히 고개를 까딱이며 경신의 말을 들을 뿐이었다. 그 묘한 여유에 경신은 또 이 고단수 남자에게 페이스를 빼앗기겠구나,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한국말 어렵네.” “내가 이럴 줄 알았어요. 다 알면서 모르는 척하기는. 아니, 우리가 너무 뜨거운 밤을 보내서 내가 기절한 거 아니냐고요.”태하가 풉, 하고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의 입에서 나온 것은 전혀 엉뚱한 말이었다.“그건 아닌데.” “······네?” “그땐 멀쩡하게 잘 일어났어.” “진짜요?”잠깐. 경신은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설마 하는 심정으로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남향인 이 병실 안으로 쏟아지는 햇살의 각도를 보니, 이미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깊은 오후였다. 비는 진작에 그쳤고, 하늘은 야속하리만치 화창했다.시간이 벌써 이렇게 흘렀다면······!“아! 어떡해! 태하 씨,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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