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현수 씨! 잠깐, 토마토 주스 좀 마시고 가! 어어, 어!”허겁지겁 대기실을 빠져나가려던 현수의 뒤를 쫓던 도윤이, 순간 발을 헛디디며 들고 있던 토마토 주스를 거세게 엎질렀다. 무슨 삼류 촌극도 아니고 이 인간이 대체 왜 이러나 싶은 황당한 얼굴로 현수가 도윤을 돌아보았다.“도윤 씨!”“아, 현수 씨, 미안. 주스를 다 쏟았네? 미안해.”이게 무슨 해괴한 짓인가 싶어 현수가 고개를 숙이자, 제 하얀 무대 의상 위에도 붉은 주스 자국이 얼룩덜룩 묻어 있었다. 도윤은 사색이 되어 서둘러 제 재킷을 벗더니 현수의 어깨 위로 꽁꽁 싸매듯 걸쳐주었다. 그러고는 주변을 에워싼 사람들을 향해 유난스러울 정도로 호들갑을 떨며 말을 건넸다.“현수 씨, 일단 이리 와. 대기실 들어가서 몸 좀 닦고 가. 다들 가던 길 가! 내가 치울게!”복도를 지나다니던 연습생들과 스태프들은 그 다정한 소란을 보며 훈훈한 미소와 함께 한마디씩 거들었다.“청소 여사님 얼른 불러 드릴게요.”“어머나, 괜찮으세요? 뜨거운 커피가 아니라서 천만다행이네요.”“현수 씨 놀랐겠다. 도윤 씨가 얼마나 현수 씨한테 주스를 챙겨주고 싶었으면 저리 서둘렀을까?”“현수 언니, 옷 진짜 예뻤는데 저 토마토 주스가 나빴네.”사람들의 반응은 더없이 훈훈했고, 스포트라이트는 여전히 현수와 도윤 두 사람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지금 뭐 하자는 거야?”하지만 도윤은 눈꼬리를 활짝 접어 웃으며, 주변의 눈길을 의식한 채 현수의 어깨를 단단히 감싸 안을 뿐이었다.“자기가 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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