جميع فصول : الفصل -الفصل 170

190 فصول

#158. [나에게만 다정한 대단한 남자?]

기범은 소파에 깊숙이 기대어 앉은 채 통화를 마친 전화를 끊었다.그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척 제 품에 안겨 있는 정민을 무심히 내려다보았다. 기범의 묵직한 시선을 의식했는지, 정민이 다물고 있던 붉은 입술을 천천히 열었다.“적의 적이 되면 갑자기 아군이라도 되는 거야? 왜 그 쓰레기에게 힌트를 줬어?”“벌 좀 주려고.”“어머, 살벌해라.”정민은 짐짓 몸을 떨며 다시 기범의 허리를 단단히 안아왔고, 잘 잡힌 그의 복근을 은근하게 지분거렸다.오늘 기범은 셔츠도 입지 않은 채 검은 슈트 재킷만 덜렁 걸치고 있었다. 몸 관리를 얼마나 지독하게 잘했는지 당장 이대로 화보를 찍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 정민은 속으로 감탄하며 혀를 내둘렀다.“스케줄도 살인적인데 몸이 왜 이리 완벽해? 자기뿐만 아니라 다른 에스트렐라 멤버들도 전부 사기꾼들이야. 말이 안 되잖아, 다들?”“잘 먹고 잘 쉬는 편이라. 시온이는 좀 잘 찌는 스타일이긴 하지만.”“에스트렐라 대기실 보니까 쿠키며 케이크가 넘쳐나던데, 그걸 다 먹고도 이 몸이야?”“매번 갖다 주는 팬들이 있어서.”요즘 대세 중의 대세인 에스트렐라의 센터이면서도, 기범은 자신을 향한 팬들의 사랑이 이미 국내 톱클래스 수준이라는 것을 전혀 실감하지 못하는 눈치였다.그런 오만한 듯 무심한 남자가 제 품에 온전히 안겨 있다니, 그저 감사할 지경이었다.“에스트렐라는 멤버 전원이 몸이며 얼굴이며 다 되니까 뭘 입혀 놔도 빠지는 구석이 없더라. 스펙에 배경까지 뭐 그리 완벽한지······. 반칙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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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 [벌써 울리는 거야?]

경신은 잠시 머리가 지끈거렸다.이건 단지 기분 탓이 아니었다.‘아, 내가 전화기를 들여다보다가 쓰러졌던 것 같기도 한데.’저렇게 화야가 예민하게 신경을 쓰는 것을 보면, 그 심증이 점차 확실해지는 듯했다.혹시 누군가와 통화를 하다가 쓰러졌던 걸까. 아니면 전화를 붙잡고 한바탕 싸우기라도 했던 걸까.머릿속에 파편처럼 떠오르는 잔상들은 분명 휴대전화와 관련된 일임이 틀림없었다. 이런저런 기묘한 상상에 꼬리를 물던 경신은, 일단 화야의 안내에 따라 그녀의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저 왔어요!”어스름한 저녁이 다 되어서야 근처 꽃집에서 카네이션을 겨우 품에 안고 화야네 동네에 도착할 수 있었다.경주 구도심의 예스러운 길가를 따라 형성된 골목길에는 정겨운 사람 냄새와 인간미가 가득 흘러넘치고 있었다.규련의 집은 골목 초입이었기에 먼저 헤어졌고, 고즈넉한 주택들이 옹기종기 모인 골목 맨 끝자락에 자리한 화야의 집 대문 앞에서 경신은 설레는 마음으로 초인종을 눌렀다.“저 왔어요, 엄마! 보살님도 같이 왔어요!”“안녕하세요, 경신이라고 합니다.”안쪽에서 인기척이 나며 대문이 활짝 열리자, 경신은 수줍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건넸다.쉰 중반쯤 되어 보이는, 풍채가 넉넉하고 인심 좋게 생긴 중년 여성과 화야를 쏙 빼닮은 쌍둥이 10대 남학생 둘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경신을 빤히 바라보며 서 있었다.그리고 새침한 미인형인 화야와 분위기만 묘하게 닮은 20대 중반의 여성은 가족들 뒤에 서서 경신이 아닌 이동 가방 속 꼬꼬와 무무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훔쳐보고 있었다.“다들 어서 인사 안 해? 은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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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 [두려운 비와 그리운 당신]

Rrrr. Rrrr. Rrrr.“보, 보, 보살님! 저, 저기 핸드폰 어디 있어요?”오늘 낮 새로 바꾼 경신의 휴대전화 벨 소리가 거실 어딘가에서 둔탁하게 울려 퍼졌다.화야네 식구들과 두런두런 이야기꽃을 피우며 늦은 저녁 식사를 즐기던 경신은, 정작 제 전화가 울리는지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강아지 두 마리가 정신없이 품 안에서 꼬물거리니, 전화벨 소리에 신경을 분산할 여유가 없었다.그러나 그 찰나의 벨 소리를 귀신같이 알아채고 화들짝 놀란 사람은 다름 아닌 화야였다. 그녀는 눈에 띄게 당황하며 경신에게로 다가오더니, 잔뜩 경직된 목소리로 연신 핸드폰의 행방부터 찾았다.“······내 벨 소리를 다 기억하네?”“그 벨 소리 제가 지정해 준 거잖아요.”확실히 기이하긴 했다. 경신의 머릿속을 스치는 의구심도 그랬고, 실제 주변 인물들이 보이는 과민반응 또한 그러했다.“아마 가방 속에 있을 거야. 고마워, 화야야.”민첩하게 자리에서 일어난 화야는 경신의 가방이 놓인 소파를 향해 단숨에 걸어갔다.가방 안을 뒤적여 핸드폰을 찾아내는 그 짧은 순간에도, 화야의 미간은 긴장감으로 좁혀져 있었다. 액정 화면을 확인하고 들어 올리는 짧은 찰나에도 그녀의 표정은 이상하리만치 단단히 굳어 있었다.액정을 확인한 화야의 입에서 긴 한숨이 새어 나왔다.“어? 음······ 어휴, 다행이다. 건물주님이네요.”십년감수했다는 듯 깊은 안도를 내쉬는 화야를 보며, 경신은 가슴속 깊이 어떤 확신이 들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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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 [통증, 고백하는 중]

경신은 잠시 어깨가 움찔하게 되었다.비 오는 날에 혼자 있지 말라니.태하는 왜 그런 말을 했을까.보통 임산부이니 위험하니 조심하라고 하든가, 식사 잘 챙겨 먹으라고는 할 수 있는데.비가 오니 누군가와 같이 있으라는 말은 허투루 들을 수가 없었다.“어차피 모두와 함께 있는 걸요. 걱정 마세요. 하하, 태하 씨, 거기는 어때요?”-여긴 맑은데. 기분은 어때?지구 반대편이니 시간과 공간 그리고 날씨의 상태도 다를 터였다.경신은 그와의 거리를 실감하며 손을 뻗어 습기가 가득한 공기를 느껴보았다.“지금 난 배 속에 아기를 품고 있어서 든든한데요. 태하 씨는 어떤가요?”-외로워.후드득후드득 마당에 소리가 불규칙적으로 울려 퍼졌다. 그리고 주변이 어수선해졌다.뚫린 하늘에서는 조금 전 요란했던 만큼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었다.“비가 갑자기 많이 와요.”-들어가.“태하 씨 목소리 더 듣고 싶어서 끊기 싫어요. 그리고······, 외로운 태하 씨를 좀 달래 주고 싶네요.”-······예쁘네.경신은 태하가 그렇게 말하자 피식 웃음이 절로 나왔다.태하 근처에 있지도 않은데 꼭 보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태하 씨, 나 오늘 꼬물이들 데리고 경주까지 대장정 하느라 피곤해서 별로 예쁜 상태 아닌데, 그래도 기분 좋네요.”-눈 감고 통화하니 네가 보여.태하는 참 효율적으로 말하는 능력이 있었다. 그의 짧은 한마디에도 경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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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인생은 소풍처럼]

오전 7시.화야네 집은 아침부터 분주했다. 가족들은 모두 일찍 일어나 제각기 움직였지만, 경신은 여전히 화야의 방에서 이불을 김밥처럼 돌돌 말아 쥔 채 꿈나라를 헤매는 중이었다.경신은 오늘도 여느 때처럼 이부자리를 꼭 끌어안고 곤히 잠들어 있었다.당사자는 세상 편할지 몰라도, 처음 그 모습을 지켜보는 사람은 둥그런 이불 덩어리가 둠칫둠칫 들썩거리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깜짝이야! 얘, 저렇게 숨 막히게 자도 숨은 제대로 쉴 수 있는 거야?”“언니, 나도 볼 때마다 놀라. 하지만 저게 보살님 고유의 수면 습관이야. 그냥 받아들여.”화야의 언니 송현주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거실 창문을 활짝 열고 이부자리를 정리했다.“화야 너도 서울에서 고생이 참 많았구나.”“말도 마. 나 2월 28일에 보살님 처음 봤을 때부터 지금까지, 놀랄 일이 지치지도 않고 줄줄이 이어지는 중이야.”“서울에 사람이 워낙 많이 산다더니, 별 특이한 사람도 다 있네.”어지간히도 신기했는지 송현주는 연신 화야의 방 쪽을 힐끔거렸다.“내 평생에 보살님보다 독특하고 특이한 사람은 다신 못 만나고 죽을 것 같아. 그래도 얼마나 훌륭한 분인데. 보이지 않게 좋은 일도 엄청 많이 하셔. 참, 이따가 엄마가 다니는 절에 계시는 그 용하다는 분한테 경신이 좀 모시고 가볼까 해.”“저분 좀 그냥 편하게 놔둬. 딱 봐도 행복해 보이는데 뭘.”“속 편한 상황은 아니야. 제 앞가림은 못 하는 분이거든. 도와드리고 싶어.”그리 말하던 화야의 입꼬리는 슬그머니 올라갔다. 어느 순간부터 경신의 소소한 행복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 자체가 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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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 [전부, 내 맘 같지 않네요]

설마, 설마?기범이 눈을 비비며 앞을 보았는데, 그곳에는 놀이동산 입장을 위해 줄을 서 있는 경신이 있었다.“잠깐! 매니저 형! 저기 잠깐만! 차 좀 세워 줘요!”“아이고! 기범아! 저기 사람들 한 보따리야!”“여기서 놓치면! 안 될 것 같아서요!”매니저는 뭘 보고 저리 기범이 난리인가 싶었는지 창밖을 바라보았다.놀이동산 입구에는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지만, 기범의 눈에는 경신밖에 보이는 게 없었다.청바지에 하늘색 점퍼를 입고 갈색 머리를 늘어뜨린 채, 큰 백팩을 멘 고운 여성은 경신이 분명했다.“경신이가 있어요! 좀 데리고 올게요!”“뭐? 경신? 케이 님이 있다고?”태하가 기범에게 절대 경신을 만나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고, 마호도 신신당부했지만, 기범은 왜 그들이 경신에게 가지 말라고 하는지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았다. 자신의 마음도 어찌할 수는 없는 기범이었다.“형! 미쳤어? 사람 많아!”“K님의 근처엔 일행도 있어!”“나중에 콘서트장에서 만나! 그리고 어차피 앞으로 소속사에서 자주 볼 사람이잖아?”시온과 도국 그리고 세용은 펄펄 뛰면서 기범을 말리고 있었다.그러나 기범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절대 태하가 경신을 데리고 여기저기 돌아다닐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경신의 배는 앞으로 더 불러올 것이고, 이번 학기만 지나가면 경신을 집에 가둬 놓고도 남을 사람이 태하라고 생각하니, 지금 기범의 눈에는 보이는 게 없었다.“경신이를 저리 놔둘 수는 없어! 밴으로 데려올게! 잠깐만, 형!”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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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다가오지 마. 위험하니까]

경신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기범이 대체 왜 여기에 있는 걸까? 비현실적인 광경에 손끝이 찌릿하게 떨려왔다.검은 마스크로 얼굴의 반을 가렸지만, 훤칠한 기럭지와 다채로운 비율의 넓은 어깨는 숨길 수 없었다.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일 뿐인데도 착장 전체가 화보처럼 빛나는 모습에 주변의 시선이 사방에서 쏠렸다.화야와 규련은 동시에 입을 쩍 벌린 채 석상처럼 굳어버렸다. “우와! 안녕하세요! 대스타를 이렇게 코앞에서 직접 뵙다니!”화야가 흥분을 참지 못하고 외치자, 규련 역시 두 눈을 반짝이며 기범에게 바짝 다가섰다.“팬입니다! 와! 꿈인가? 하하!”두 사람이 떠들썩하게 인사를 건네자, 주변 행인들도 긴가민가한 눈빛으로 기범을 빤히 집중하기 시작했다.“아, 경신이 친구 분들, 반갑네요. 입구 열렸어요.”기범은 반가운 듯 눈꼬리를 접어 웃으며 부드럽게 응대했다.“보살님이 안 들어간다고 해서······.”“제가 알아서 데려갈게요.”기범은 경신에 대한 걱정은 내려놓으라는 듯 은근한 눈짓으로 입구를 가리키며 두 사람의 입장을 부추겼다.화야와 규련은 잘 되었다는 듯 서로 시선을 교환하더니, 경신을 향해 물개처럼 손뼉을 치며 앙큼하게 윙크까지 날렸다.“보살님, 하늘이 돕네요! 하하! 이따 콘서트장에서 봬요!”“역시 우리 경보살은 발도 넓고 운도 좋아. 친구가 이렇게 확실하게 실드를 쳐주네? 강아지들은 밴에 잠깐 두면 어떻게든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연예인 찬스 좀 제대로 써 봐!”이게 아닌데. 경신은 의지와 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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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 [그 임산부가 악녀이자 마녀가 된 사연]

현수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기범이 다정한 표정으로 경신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본 정민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평소 기범은 거칠고 무뚝뚝함 그 자체였으나, 지금 경신 앞에 선 그는 세상 다정한 '스윗남' 그 자체였다. 저런 눈빛은 정민 자신에게조차 단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었기에 현수조차 혀를 찰 정도였다.거기에 현수는 기름을 부으며 앙큼하게 비쭉거렸다.“정민 씨, 저 여자 예전에 나한테 뭐라고 한 줄 알아? ‘여자 나이 스물아홉이면 관리 들어가셔야죠. 유명한 연예인 되고 싶으시면······.’ 이러면서 대놓고 긁었다니까?”“······뭐? 현수 씨한테 그딴 막말을 했다고? 기억 잃더니 아주 눈에 뵈는 게 없나 보네?”“저 여자 눈에 나는 인기도 없고 나이만 많은 퇴물 아이돌로 보였나 봐. 얼마나 기가 차던지.”치졸한 질투심에 마음이 비틀려가던 현수는 정민을 부추기다 보니 정작 자신도 열이 밀려올라 부글부글 화가 끓었다.결국 참지 못한 정민이 밴의 창문을 제 손으로 쾅! 하고 내리쳤다.그러나 정민은 경신이 아닌, 허탈하게 웃고 있는 현수를 서늘하게 노려보았다. 정민의 텅 빈 눈동자에서는 스산한 독기가 뿜어져 나왔다.“어이, 악녀. 지금 되게 쌤통이라는 듯이 나 자극하는 것 같은데. 그쪽도 여유 부릴 때가 아닐 텐데?”“······쳇, 마녀 주제에 훈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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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 [우리 사이에 맺어지는 관계, 인연(因緣)]

전생을 기억하는 경신이 하나 확실하게 깨달은 사실이 있었다.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사람들은 모르고 지나치지만, 알고 보면 전생의 인연이 얽혀 있기에 현생에서 또다시 마주하게 된다는 것. 경신은 몸소 겪은 삶을 통해 그것을 증명하고 있었다.그리고 이 순간, 또 하나의 서늘한 진실을 확신했다.바로 ‘악연’ 역시 과거에 존재했기에 현재까지 끈질긴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과거의 악연이었던 자들이 무심하게 스쳐 지나간다면 상관없겠지만, 현생에서조차 자신을 향해 맹렬한 증오와 나쁜 감정을 품는다면 그 사악한 기운이 몸에 직접적인 통증을 안겨주는 것이 아닐까 하고 경신은 추측했다.현수와 정민이 바로 경신에게는 가장 치명적인 악연이었으니까.“호랑이! 거기서 뭐 해? 빨리 안 와?!”“다들 자기 할 일 잊은 거 아니죠? 도윤 씨! 어서 차에 타요!”정민의 표독스러운 고함과 현수의 날카로운 비명이 차창을 뚫고 꽂혔다.두 여자가 살기를 띤 눈으로 바라본 곳은 기범과 도윤이 아닌, 오롯이 경신이었다. 증오와 경멸로 이지러진 눈빛은 마주치기만 해도 몸에 고통이 밀려왔다.그와 동시에 주변에 있던 행인들이 괴이하게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등골이 서늘해질 만큼 소란이 거세질수록, 경신의 배를 짓누르는 고통도 점차 비대해졌다.‘아윽! 이렇게 아프면······ 아가들한테 안 좋은데······. 여기서 정신을 잃으면 안 돼······.’큰일이었다. 태하도 없고, 눈치 빠른 화야와 규련은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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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 [달콤한 온기 V 서늘한 악의]

“여보세요, 태하 씨?”경신은 스마트폰을 귀에 바짝 대며 방긋 웃어 보였다. 택시 창밖으로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나지막이 건넨 목소리였다.-뭐 해?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태하의 나른하고 부드러운 음성에 경신의 입꼬리가 절로 환하게 호를 그렸다.“음······ 꼬물이들하고 데이트하는 중이에요.”-부럽군.급하게 택시에 오르느라 가빴던 숨은 어느덧 진정되어 편안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조금 전 놀이동산 입구에서 겪었던 대환장의 소란은 이미 깨끗이 잊힌 지 오래, 경신의 온 신경은 태하에게로만 집중되었다.하지만 마냥 설레며 웃던 경신의 표정이 택시 전면에 놓인 디지털 시계를 확인한 순간 단숨에 어두워졌다.“태하 씨, 지금 거기 새벽 세 시 반이죠? 왜 아직 안 잤어요?”-안 졸려서.“그러지 말아요. 태하 씨가 나 때문에 피곤해서 병이 날까 봐 속상하단 말이에요.”또 잠을 청할 시간에 경신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밤을 지새운 모양이었다. 눈물이 핑 돌 만큼 다정하고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안쓰러움에 속이 상했다.늘 자신을 배려하느라 모든 신경을 경신에게만 쏟아붓는 남자. 도대체 자신이 뭐라고 이 남자는 이토록 모든 마음을 다 내어주는 걸까.-네 목소리 듣고 싶어서.가슴이 먹먹해져 차마 말을 잇지 못하는 경신의 심정을 다 안다는 듯, 태하는 늘 가장 완벽한 언어로 그녀의 마음을 흔들어놓곤 했다.“자꾸 이러면 너무 보고 싶잖아요. 태하 씨, 거기서 건강 잘 챙기고, 내 생각은 조금만 하고, 밥 잘 먹고, 일 열심히 해요.”-갑자기?경신은 풉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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