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신과 태하의 애정 행각이 소강상태로 접어들기를 숨죽여 기다리던 화야와 규련이 조심스레 병실 문을 열고 들어섰다.태하는 화야의 얼굴 한쪽에 붙은 습윤 밴드를 발견하자마자 태하의 얼굴에 짙은 그늘이 흘렀다.“화야 씨, 그날은 정말 고마웠습니다. 그 가늠할 수 없는 은혜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고 싶은데, 뭐든 편하게 말씀하십시오.”“어휴, 건물주님도 무슨 말씀이세요. 보살님은 제게 둘도 없는 소중한 친구니까요. 별거 아니었어요.”손사래를 친 화야는 챙겨온 음료수와 과일을 냉장고에 넣고, 그중 일부는 바로 먹기 위해 얌전히 접시에 담아냈다.경신 역시 자리에서 일어나 화야를 도우며 눈빛으로 깊은 감사를 전했다.“화야, 그날 네가 내 곁에 있어서 얼마나 든든했는지 몰라. 네가 시원하게 욕설을 퍼부으면서 경호원까지 제압하고, 제대로 발로 차며 응징해 줄 때 정말 가슴속까지 후련했어.”“뭘요. 그 미친년이 보살님을 죽이겠다고 눈을 희번덕거리는데, 저도 모르게 몸이 먼저 반응하더라고요.”“그런데 너 싸움 좀 해봤나 봐? 격투 기술이 예사롭지 않던데?”“제가 태권도 유단자거든요. 거기다 어린 시절부터 남매들하고 치열하게 굴러먹어서 실전 경험이 좀 쌓였죠.”두 사람의 대화를 곁에서 듣던 규련이 슬그머니 몸을 움찔거렸다. 그는 앞에 놓인 음료수를 소심하게 모금거리며 화야의 눈치를 살폈다.“화야야, 내가 앞으로 정말 잘할게.”“그래, 오빠는 나한테 좀 아주 잘할 필요가 있어.”규련이 쭈굴거리며 꼬리를 내리자, 옆에서 지켜보던 태하는 참지 못하고 쿡쿡거리며 낮은 웃음을 터뜨렸다. “반성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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