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아기를 품은 앙큼한 그녀[The Boss and His Sly Baby-Mama]: Bab 221 - Bab 230

231 Bab

#218. [억울하잖아? 눈 떠!]

경신과 태하의 애정 행각이 소강상태로 접어들기를 숨죽여 기다리던 화야와 규련이 조심스레 병실 문을 열고 들어섰다.태하는 화야의 얼굴 한쪽에 붙은 습윤 밴드를 발견하자마자 태하의 얼굴에 짙은 그늘이 흘렀다.“화야 씨, 그날은 정말 고마웠습니다. 그 가늠할 수 없는 은혜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고 싶은데, 뭐든 편하게 말씀하십시오.”“어휴, 건물주님도 무슨 말씀이세요. 보살님은 제게 둘도 없는 소중한 친구니까요. 별거 아니었어요.”손사래를 친 화야는 챙겨온 음료수와 과일을 냉장고에 넣고, 그중 일부는 바로 먹기 위해 얌전히 접시에 담아냈다.경신 역시 자리에서 일어나 화야를 도우며 눈빛으로 깊은 감사를 전했다.“화야, 그날 네가 내 곁에 있어서 얼마나 든든했는지 몰라. 네가 시원하게 욕설을 퍼부으면서 경호원까지 제압하고, 제대로 발로 차며 응징해 줄 때 정말 가슴속까지 후련했어.”“뭘요. 그 미친년이 보살님을 죽이겠다고 눈을 희번덕거리는데, 저도 모르게 몸이 먼저 반응하더라고요.”“그런데 너 싸움 좀 해봤나 봐? 격투 기술이 예사롭지 않던데?”“제가 태권도 유단자거든요. 거기다 어린 시절부터 남매들하고 치열하게 굴러먹어서 실전 경험이 좀 쌓였죠.”두 사람의 대화를 곁에서 듣던 규련이 슬그머니 몸을 움찔거렸다. 그는 앞에 놓인 음료수를 소심하게 모금거리며 화야의 눈치를 살폈다.“화야야, 내가 앞으로 정말 잘할게.”“그래, 오빠는 나한테 좀 아주 잘할 필요가 있어.”규련이 쭈굴거리며 꼬리를 내리자, 옆에서 지켜보던 태하는 참지 못하고 쿡쿡거리며 낮은 웃음을 터뜨렸다. “반성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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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 [내가 용서했잖아, 함께 웃어야지]

도윤은 냉장고에서 시원한 생수를 꺼내 경신에게 건넸다. 찬물을 몇 모금 삼자, 격앙되어 있던 경신의 마음도 한결 차분하게 가라앉았다.경신은 다시 손을 뻗어 한 손으로는 현수의 손을, 다른 한 손으로는 정민의 손을 꼭 감싸 쥐었다.경신은 이제 이 병실을 나가기 전 마지막으로 묵혀둔 마음을 건넸다.“······무대에서 다시, 밝게 빛나줘요. 내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해질 수 있게.”사실 그저 다 잊고 싶은 경신이었다.페넬로페라는 미치광이를 상대하느라 진이 빠진 탓에, 전생과 현재에서 현수와 정민에게 받았던 고통을 일일이 되짚어볼 여력조차 없었다.“······눈을 떠도, 현수 씨랑 정민 씨는 더 이상 벌 받지 않을 거예요. 내가······ 용서했으니까요.”사실 이곳을 찾을 때만 해도 제대로 된 사과를 받아내고 선명한 응징을 하겠다는 모진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경신의 천성은 끝내 지독해지지 못했다. 물론 완전히 씻은 듯 용서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두 사람이 이대로 서서히 죽어간다면 결코 마음이 후련해질 것 같지 않았다.혼자만 너무 진지하게 말하고 난 뒤 쑥스러워진 경신은 도윤과 서정우, 그리고 태하를 슬그머니 바라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너무 가라앉은 분위기 탓에 세 사람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지친 기색이 역력한 그들에게도 위로를 전하고 싶었던 경신은 짐짓 장난기 어린 투로 입을 열었다.“과거에 제가 동경했던 도윤 씨는 스스로 생을 마감했고····&mi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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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 [기다릴게, 내가 여기 있잖아]

공연을 마친 에스트렐라 멤버들이 M 본부 대기실에 들어서자마자 텔레비전을 틀었다. 제일 먼저 뉴스를 확인한 것은 기범이었다. 그는 멍하니 화면을 응시하며 말문이 막혀버렸다.“와, 미쳤다. 저 여자 진짜 미친  아니야?”시온이 뉴스 화면 속 페넬로페를 향해 인상을 구기며 거친 말을 쏟아냈다. 허망한 표정으로 멍하 서 있던 도국 역시 미간을 좁히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결국 여태 저 이상한 인간 농간에 모두가 놀아난 거잖아! 저런 사고방식으로 버젓이 다니더니 뭐? 제대로 벌을 받아도 모자랄 판에 또 K님을 죽이려 하다니!”물을 마시던 세용도 깊은 한숨을 내쉬며 기범의 눈치를 살폈다.“자수하고 반성한다기에 불구속 수사받게 해 줬더니, 진짜 태하 님한테 지독하게 얽히네. 현수 씨랑 정민 씨도 어쨌든 피해자라며.”멤버들이 분통을 터뜨리며 한마디씩 보태는 동안, 기범은 서늘해진 얼굴로 재킷을 벗어 소파 위로 던졌다. 거친 숨을 내뱉는 그의 눈동자에서 불꽃 같은 분노가 타올랐다.과거 기억 속 페넬로페는 태하의 곁에 머물던 평범한 아내였건만, 현생에서는 경신과 정민을 파멸로 몰아넣은 빌런이었다. 참으로 얄궂은 운명이었다.‘어쩌면 드러나지 않았을 뿐, 전생에도 태하 님을 독차지하려고 주변 사람들을 짓밟았을지도 몰라.’편집증과 망상에 사로잡힌 인물을 배우자로 둔 삶이 얼마나 지옥이었을지, 기범은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 전생의 태하가 느꼈을 불행을 짐작해 보던 기범의 시선이 차갑게 식어갔다. 동시에 힘겹게 병상에 누워 있을 정민이 떠올라 가슴이 답답하게 죄여왔다.기범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꺼두었던 휴대폰 전원을 켰다. 병원의 경과를 알기 위해 도윤에게 연락하려던 차였다.화면이 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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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 [축복받은 사람, 바로 나]

저녁을 먹고 소파에 마주 앉은 경신과 태하는 오늘 하루를 가만히 되짚었다.페넬로페 사건의 여파로 온전한 평화가 찾아온 것은 아니었지만, 두 사람은 서로의 존재를 가까이서 느끼며 깊이 의지했다. 돌이켜보면 경신의 하루는 남들보다 배는 길게 흘러가는 것만 같았다.“태하 씨, 우리는 정말 하루를 살아도 남들 한 달 치를 사는 것처럼 버라이어티하네요.”태하는 천천히 손을 올려 경신의 배를 감싸 쥐었다. 손끝으로 전해지는 아가들의 태동에 그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빨리 이 병원에서 나가고 싶군.”“그러게요. 이제 병원은 정말 지긋지긋해요.”경신이 깊게 공감했다. 온전하게 둘만의 일상이 펼쳐진다는 게 아직은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조만간, 평범한 날들이 찾아오겠죠?”“그럼.”경신의 배를 가만히 어루만지는 태하의 음성에는 흔들림 없는 확신이 실려 있었다. 크고 단단한 그의 손길은 경신에게 깊은 안정감을 안겨주었다. 앞으로 어떤 풍랑이 찾아와도 이 손만 잡고 있다면 무사히 헤쳐 나갈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싹텄다.“훌륭한 남편을 둔 덕분에, 전 세상을 다 가진 사람이 됐어요.”“영광이군.”사실 경신의 마음 한구석에는 페넬로페가 불쑥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잔재해 있었다. 광기에 사로잡혀 울고 웃던 그 마지막 모습이 문득문득 뇌리를 스쳤다. 세상 험악한 악의 속에서 아기들이 너무 고생하는 것 같아 경신은 가만히 제 배를 내려다보았다. 험난한 고비를 겪으면서도 건강하게 견뎌준 녀석들이 그저 대견하고 고마울 따름이었다.“뭐라도 더 먹어.”아가들과 경신의 건강이 걱정되었는지 태하가 자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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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 [마침내 허물어진 벽, 인연]

경신의 마음속에는 불꽃과 얼음이 서늘하게 공존했다.처음 이 몸으로 태하의 세계에 발을 들였을 때만 해도, 스스로를 결코 어울리지 않는 불청객이라 여겼었다. 그들이 상상하는 완벽한 가문이란 페넬로페의 이름 뒤에 도사린 막강한 권력과 부의 합작품이었을 테니까.하지만 경신은 물러서지 않았다. 태하의 손가락 마디마디에 박힌 기타 굳은살을 알아봐 준 것도,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는 자신을 온기로 감싸 안아 준 것도 오직 그였으니까.무엇보다 배 속에서 고물거리며 자라는 아기들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완벽하고 행복한 가족의 완성체였다. 경신은 초음파 사진을 소중히 들어 올려 태하의 부모를 향해 펼쳐 보였다.태하를 사랑하고 그 결실을 품어 안은 대가가 이토록 혹독했기에, 경신은 그 모든 풍랑을 오롯이 홀로 견뎌냈다. 그리고 태하의 마음을 받아들여 남은 미래를 그와 함께 걸어가기로 확신한 지금, 그녀는 당당하게 파블로와 루이스를 직시했다.“Madre y padre. Sé mi verdadera familia.”*(어머니, 아버지. 제 진짜 가족이 되어 주세요.)*경신은 이 작은 생명들과 태하 덕분에 비로소 두 사람과 끊어지지 않을 단단한 고리로 연결되었음을 느꼈다.그때, 태하가 경신의 어깨를 조심스레 감싸 쥐며 자신감 넘치는 어조로 부모를 향해 입을 열었다.“어머니, 아버지. 저는 경신이와 행복하게 살아갈 겁니다. 그리고······ 홍콩 사업체는 매각하지 않고 제가 직접 인수해서 키우겠습니다. 형님의 뜻과 의지를 제가 다 이어받겠습니다.”태하의 뜻밖의 선언에 파블로는 크게 놀란 듯 두 손으로 테이블을 짚으며 거친 숨을 내쉬었다.&ldq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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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 [험난해도 나아가야 하는 길]

경신은 정민을 내려다보았다. 연신 고개를 숙인 채 어두운 표정으로 가쁜 숨만 내뱉는 모습이 가여울 지경이었다.오늘 위독한 고비를 넘기고 가까스로 눈을 뜬 정민이 언제 다시 의식을 잃을지 몰라, 의식을 찾자마자 급히 이곳으로 찾아왔노라고 기범이 대신 정황을 설명했다.현수 역시 조금 전 경신과 대화를 나누었음에도, 정민처럼 죄인의 얼굴을 한 채 감히 눈조차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경신이 보기에도 정민의 상태는 현수보다 훨씬 심각해 보여 마음이 편치 않았다.‘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상태인데······.’정민의 간절한 의지를 읽어낸 경신은 차분하게 의자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태하는 팔짱을 낀 채 경신의 옆자리에 앉아 두 사람을 향해 서늘하고 살벌한 눈빛을 보냈다.“할 말이 있으면 빨리 끝내.”태하의 단호한 음성에 기범이 깊게 심호흡을 하더니, 마치 정민을 대변하듯 입을 열었다.“경신아, 너한테 큰 상처를 준 정민 씨랑 현수 씨는 사과부터 전하고 싶어서 이곳을 찾은 거야. 오래 머물 수 있는 상태가 아니야.”말을 마친 기범이 휠체어를 경신의 앞까지 조심스레 밀고 다가왔고, 도윤 역시 현수의 휠체어를 정민의 곁으로 바짝 붙였다.“미안해요······, 이 말을 전달하고 싶어서······ 눈을 감을 수가 없었어요.”“진심으로······ 죄송해요.”정민과 현수의 억눌린 사과가 터져 나오자 병실 안 공기는 수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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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 [긴 터널을 지나 맞이한 새로운 계절]

다음 날 새벽.경신은 밤새도록 깊은 잠에 들지 못한 채 계속 뒤척였다.악몽의 잔재에 시달리는지 나지막한 신음을 내뱉고는, 괴로운 듯 끙끙거리며 앓는 소리를 냈다. 태하는 그런 경신이 안쓰러워 견딜 수 없었다. 결국 불을 켜고 그녀를 둘러싼 이불을 조심스레 젖힌 뒤, 병상 위로 올라가 경신을 가만히 품에 안아주었다.“신, 많이 힘들어?”태하의 나지막한 음성이 귓가를 울리자, 경신은 힘없이 축 늘어진 채 그의 품으로 파고들며 가늘게 몸을 떨었다. 아직 잠에서 다 깨지 못한 데다 정신적으로도 한계에 몰려 많이 힘겨워하고 있었다.“······태하 씨, 조금 힘드네요.”“신, 네가 힘들면 배 속의 아기들도 같이 힘들어져.”‘아기’라는 단어에 경신은 희미한 의식 속에서도 제 손을 가만히 배 위에 얹었다. 가쁜 숨을 내쉬던 그녀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그러게요.”경신은 가만히 눈을 뜨며 두 손을 배에 얹은 채 태하의 품 안으로 깊숙이 파고들었다. 눈시울은 이미 붉게 물들어 있었다. 마음고생이 심했던지 작은 목소리로 읊조리며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그래도 정민 씨랑 현수 씨는······ 세상의 차가운 시선을 받게 되면······ 많이 괴로울 텐데·····&m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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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 [자꾸 선물이 넝쿨째 굴러와]

경신은 강남의 고깃집으로 향한 뒤, 태하와 봉선규 세 사람이 모여 앉아 지난 봄날에 있었던 뜻밖의 추억들을 곱씹으며 정겨운 식사를 즐겼다.“하하, 우리 태하 님이 그때 얼마나 통이 크셨는지 모릅니다. 처음에는 티 안 나게 그날 이 가게에서 식사한 모든 손님들 밥값을 전부 내주시려고 했다니까요.”선규의 폭로에 깜짝 놀란 경신이 태하를 바라보며 혀를 내둘렀다.“돈을 흥청망청 쓰다 보면 거지가 되는 건 한순간이라지만······ 베푸는 걸 이렇게 좋아하시다니, 태하 씨는 정말 대단한 분이네요.”불판 위에서 노릇하게 고기를 굽던 태하가 쑥스러운 듯 경신을 슬쩍 내려다보며 나지막이 스페인어를 중얼거렸다.“Quería ser amable sin aparecerte(너한테 나타나지 않고, 뒤에서 가만히 잘해주고 싶었어).”“그때는 뭐······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으니까요. 그래도 태하 씨, 늦었지만 인사는 할게요. 정말 고마웠어요.”태하는 그저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잘 익은 한우 한 점을 정성스레 집어 경신의 밥그릇 위에 올려주며 나지막이 덧붙였다.“그때, 맛있게 잘 먹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어.”경신은 태하가 올려준 고기와 밥을 입에 넣은 뒤, 새콤하게 무친 꼬막도 하나 집어 올려 맛을 보았다.“그때가 슬슬 입덧이 시작될 무렵이었는데, 이상하게 이 집에만 오면 음식이 술술 잘 넘어가더라고요.”“그때도 네 앞접시 위에만 반찬이 수북하게 쌓여 있었지.”태하의 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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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 [오직 너만을 위한 행진]

드디어 태하와 경신은 강남의 펜트하우스로 돌아왔다.꼬꼬와 무무는 그사이 훌쩍 자라 못 알아보게 달라져 있었다. 루이스가 지성으로 돌봐준 덕분인지, 비숑 프리제 특유의 모범적인 '헬멧 컷'과 숨 막히는 귀여움을 뽐내며 경신과 태하의 품으로 세차게 파고들었다.반야와 반야 남친 역시 한층 더 늠름해진 자태를 자랑했다. 녀석들은 경신을 알아보자마자 꼬리가 떨어져 나갈 듯 격렬하게 흔들며 퇴원을 축하해 주었다.오후 내내 태하의 부모님과 한자리에 모여 따스한 차를 마시고 개들의 재롱을 보며 화기애애한 시간을 즐겼다.시간이 한참 흘러 태하와 파블로는 서재로 들어가 향후 사업 계획과 수사 진행 상황을 묵직하게 나누었고, 경신은 루이스를 위해 부드러운 피아노 연주를 들려주며 시어머니와의 살가운 시간을 만끽했다.‘사람 일은 정말 살고 볼 일이구나.’달콤한 시월드라니.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던 풍경이었기에 경신은 속으로 깊은 감회에 젖어 들었다.루이스는 경신과 단둘이 남았을 때도 아까의 결혼식 이야기를 먼저 꺼내지 않았다. 경신이 스스로 마음의 결정을 내릴 때까지 기다려주려는, 다정한 배려였다. 경신 역시 그 진심을 알았기에 섣불리 가벼운 언어로 확답을 던지지 않고 조용히 깊은 울림을 간직했다.어느덧 창밖의 색조가 차분히 바뀌며 뉘엿뉘엿 해가 지기 시작했다.그동안 강아지들을 정성스레 돌봐준 파블로와 루이스는 저녁 식사를 함께 마친 뒤, 두 사람만의 편안한 밤을 위해 대학로 연건 캠퍼스 근처의 집으로 조용히 자리를 비켜주었다.경신이 손님방이 아직 넉넉하다며 부모님을 한사코 붙잡았지만, 두 어른은 살며시 손을 내저으며 기분 좋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마침내 태하와 경신, 둘만의 호젓한 일상이 펜트하우스 안에 감돌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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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완결)#227. [앙큼한 그녀와 해피엔딩을 꿈꾸는 남자]

그날 밤, 두 사람은 거실 바닥에 보송보송한 이불을 널찍하게 펼쳐두고 나란히 누워 창문 너머의 은빛 밤하늘을 바라보았다.주위에는 꼬물거리는 강아지들이 저마다의 작고 따스한 체온을 품은 채, 기분 좋게 고개를 묻고 고단한 숨을 고르고 있었다.경신은 처음 이 집의 문을 열고 들어와 녀석들의 밤샘 육아에 시달리며 허둥대던 그 첫날의 기억을 가만히 반추했다. 까마득한 옛일 같으면서도, 손을 뻗으면 닿을 듯 생생하고 포근한 추억이었다.그리고 캄캄한 기억의 저편, 태하와 첫날밤의 온기를 나누었던 그날의 아련함도 조심스레 되짚어보았다.“기억 저편의 네가, 생일 선물이라며 너 자신을 내어주었어. 예뻤고, 황홀했는데.”경신의 잃어버린 기억 속 자신이 태하에게 그토록 깊은 행복을 선사했다니. 선명하게 떠오르지 않는 과거는 다소 아쉬웠지만, 자신을 담아내는 태하의 벅찬 눈빛만으로도 경신의 가슴속엔 뿌듯함이 가득 차올랐다.태하는 잠시 말을 멈추고 경신의 눈가를 어루만졌다. 젖어 드는 그의 눈빛에는 지근거리에서 함께 흘려보낸 고통과 깊은 애정이 일렁이고 있었다.“떠났던 네가 다시 돌아와 주었을 때도 난 그저 고마웠어.”태하의 말에 경신은 MH 소속사로 향해 그에게 한국어 과외를 해 주러 가던 첫날을 떠올렸다. 지독한 운명처럼 얽혀들며, 페넬로페로 인해 그가 목숨을 잃을 뻔했던 서슬 퍼런 순간들마저 지나고 나니 아련한 미소로 스쳐 갔다.“저도 아이의 아빠가 태하 씨라니······ 정말 행복해서 미칠 것만 같았거든요. 절 원하지 않으신다 해도 이 아이를 끝까지 키우고 싶을 만큼, 내게도 드디어 가족이 생겼다는 사실이 너무 좋았어요.”만날 때 느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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