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회의가 한창인 JJ 엔터테인먼트 세미나실의 공기는 얼음장처럼 차갑다 못해 살벌했다. 도윤과 현수의 듀엣곡 발표를 앞둔 긴급 점검 회의였지만, 대표 서정우의 미간에 깊게 패인 주름 하나에 임직원들은 숨소리조차 죽이고 있었다.서정우는 요즘 JJ의 독주에 제동을 거는 T.K.와 그가 속한 MH 엔터테인먼트 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중이었다. 갑자기 혜성처럼 등장한 천재 작곡가 태하도 눈엣가시였지만, 에스트렐라라는 그룹은 보면 볼수록 탐이 나는 인재들이었다. 그들이 왜 JJ의 오디션을 거치지 않고 마호의 손에 들어갔는지, 그것은 그에게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이자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마호, 그 여우 같은 놈이 대체 어디서 저런 보석들을 캐온 걸까.’돈을 쏟아부어 갈고 닦아놓은 자사 연습생들이 오늘따라 서정우의 눈에는 한참 미달로 보였다. 회의실 왼쪽에는 안무가 스테파니, 보컬 트레이너 김기린, 프로듀서 봉선규가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오른쪽에는 도윤과 최훈 홍보 실장이 자리했다. 현수는 아예 배제된 자리였다.서정우가 전문가의 식견을 빌려 폭풍 같은 독설을 쏟아내자 장내는 찬물을 끼얹은 듯 정적만 흘렀다. 오직 단 한 명, 도윤만이 그 서슬 퍼런 기세 속에서 여유롭게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사장님, 잘할게요. 현수랑 듀엣 시켜주셔서 감사해요. 후속곡도 꼭 내주셔야 합니다?”도윤은 능글맞은 미소를 띠며 스스럼없이 요구 사항을 던졌다. 서정우의 서슬 퍼런 시선이 도윤의 얼굴에 머물더니, 이내 조금 부드럽게 풀렸다. JJ에서 현재 가장 높은 주가를 달리며 사옥 건립에 일등 공신인 도윤은 그에게 있어 유일하게 예외가 허용되는 인물이었다.“너희 둘, 별로 안 어울려. 황도윤, 네가 아깝다고.”“제가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