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궁 서관 연회장이 수십 년 만에 문을 열자, 화려한 샹들리에 불빛이 곳곳에 찬란한 황금빛 물결을 그려냈다.라이신은 바아르의 손을 꼭 잡은 채, 제국의 지각변동이 일어날지도 모를 역사적인 순간을 지켜보게 되었다.이 얼마나 귀한 기회인가. 할 로드와 에스메, 그리고 바아르가 한자리에서 대화를 나누다니.모든 상황이 완벽한 각도로 맞춰졌다. 에스메의 기품 있는 눈동자가 할 로드를 꿰뚫으며 입을 열었다.“반가워요, 할 로드 경. 아니, 라르호드 황태자 전하.”에스메가 정중히 인사를 건네자, 할 로드 역시 묵직하게 예법을 갖추어 응답했다.“에스메 황녀 전하. 다리가 완쾌되셨다니 진심으로 기쁩니다.”“그때 전하를 비롯한 여러 귀족분들 덕분에 새로 태어날 수 있었지요. 참으로 큰 축복입니다.”할 로드가 기사의 예를 갖추자 에스메 역시 동등한 황족을 대하듯 예우하며 분위기는 한껏 훈훈해졌다.“그땐 조마조마했습니다만, 지금 생각해 보니 참 잘한 선택이었군요. 그래도 편하게 말씀을 낮추십시오, 전하.”“황태자 전하, 그러기엔 이제 서로의 입장이 많이 바뀌지 않았나요?”“아닙니다. 우린 변함없습니다.”“다행이군요. 오늘 우리의 대화가 잘 풀릴 것 같아 기대가 됩니다.”두 사람이 부드럽게 대화를 주고받자, 안도한 라이신도 바아르와 웃으며 눈길을 교환했다. 연회장의 귀족들 역시 은밀한 호기심으로 귀빈석의 회합을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이 정도로 분위기가 좋다면, 제국의 앞날도 밝을 거라 다들 기대하는 눈치였다.화려한 음악과 근사한 분위기, 그리고 산해진미가 가득한 연회장은 잔치 그 자체였다. 에스메의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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