쩍! 쩍! 우르르르!발밑에서는 수십 센티 깊이의 균열이 거미줄처럼 기괴하게 갈라져 나갔고, 산 위에서는 기분 나쁜 굉음과 함께 대규모 눈사태가 일어났다. 할 로드는 이 정도의 재앙이라면 바아르와 라이신, 그리고 자신들조차 전멸할 것이라는 절망에 짓눌렸지만, 차마 그 말을 입 밖으로 내뱉지는 못했다.“어떻게 하나! 지상이 온통 엉망진창이야! 헉, 헉! 이제 진짜 한계다! 지하도 전부 무너지고 있던데, 바아르도 큰일이야!”길 소르도가 참았던 푸념을 쏟아냈다.마법사들과 남아 있던 이들은 순간이동으로 간신히 한 명씩 탈출시키며, 힘겹게 걸음을 옮기는 중간중간 마도구에 얼마 남지 않은 마력을 쥐어짜 넣었다. 말들조차 제자리에 서 있지 못하고 늪 같은 진흙에 빠져 허우적대자, 편하게 도망치도록 고삐를 풀어준 상태였다.섀도우와 에밋, 페르도트와 렌스 등 상급 기사들마저 이곳에는 단 한 명도 남아 있지 않았다. 캔돔가 영지로 한꺼번에 수만 명의 백성이 몰려들었기에, 그 혼란을 통제하고 사람들을 관리하도록 미리 지상으로 보냈기 때문이었다.마력은 이미 바닥을 드러냈고, 남은 이들은 오직 제 두 다리로 이 붕괴하는 산맥을 탈출해야만 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아 있었다.“각하! 손바닥에서 피가 나지 않습니까! 헉, 헉! 이제 마력은 잠깐 쉬십시오! 아직 2천 명 정도 남은 것 같습니다!”할 로드의 다급한 말에 길 소르도는 그제야 피투성이가 된 자신의 손을 멍하니 응시했다. 바닥으로 피가 뚝뚝 떨어져 내리는데도, 마음이 너무나 다급하고 상황이 위태로워 아픈 줄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에휴······. 평생 내가 저지른 나쁜 짓들······ 오늘 그 벌을 다 받는 모양이군! 알았어, 조금 쉬었다가 써야겠다! 헉, 헉! 임신 중이라는 라이신 대공비는 매몰된 건 아니겠지? 에잇! 나쁜 생각은 하지 말자, 말아!” “각하! 이 사람들 어서 구하고 제가 지하 수색에 나서겠습니다! 그래도 라이신을 믿습니다!”이곳 역시 조금만 더 지체하면 화산 폭발에 휘말려 모조리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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