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하, 이곳은 여전히 참 아름답네요.”바아르의 따스한 손길이 닿는 순간 라이신의 전신에 아련한 전율이 흘렀다. “아니, 라이신. 당장 4월 1일에 열릴 우리 결혼식 말이야.”새로운 시작을 앞둔 라이신의 가슴은 뜨거운 설렘으로 타올랐다.그 순간 라이신의 눈동자가 동그랗게 커졌다. 불과 며칠 전에 결혼 이야기를 나눌 때만 해도 아득한 먼 미래의 일처럼 느껴졌는데, 그날이 벌써 코앞으로 다가와 있었던 것이다.“당장 준비할 게 한두 개가 아닌데.”라이신이 발을 구르자 바아르는 뭘 걱정하냐는 듯 픽 웃더니, 크고 화려한 상자 하나를 마법으로 공중에 떠올렸다.“준비를 끝내놓고 키요리타로 떠나길 정말 잘했지. 자, 받거라, 라이신.” 라이신은 떨리는 손으로 상자 안의 드레스를 꺼내 들며 나직한 탄성을 내질렀다. 마정석 빛을 머금은 웨딩드레스는 은은하고 고귀하게 빛났고, 면사포 위의 티아라는 별빛을 흩뿌리듯 찬란하게 반짝였다.대신 드레스는 허리 부분 끈만 매지 않으면 임산부가 입어도 완벽한 형태였다.“당장 내일이라도 예식을 올릴 수 있겠지?”언제나 한발 앞서 모든 것을 완벽하게 준비해 두는 이 남자의 대단함에는 매번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그리고 곧 태어날 아이들을 위한 별채, 그리고······.”바아르가 끝도 없이 목록을 읊어대자 라이신은 머리에 과부하가 걸릴 지경이었지만, 그저 사랑스러운 웃음만 터져 나왔다.“참으로 대단하시네요, 각하.” “매일같이 너를 이렇게 놀라게 해줄 테니까 앞으로 기대해도 좋다.”라이신은 혀를 내두르며 상자 속 물건을 하나씩 집어 들었다. 마정석으로 장식된 웨딩드레스와 보석들은 비할 데 없이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서로를 바라보며 달콤한 미소를 나누던 바로 그 순간. 전신을 관통하는 거대한 진동이 파르교 산 전체에 울려 퍼졌다.웅웅-! 웅웅-!바아르의 마도구 목걸이와 라이신의 반지가 진동하기 시작했고, 라이신의 머리 위로 고귀한 붉은 마법진이 피어올라 두 사람을 축복하듯 눈부신 마력을 일렁였다.“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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