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수증기가 맴도는 백합관의 욕실.따뜻한 물에 몸을 푹 담갔다 나왔음에도, 타티아나의 표정은 잔뜩 찌푸려져 있었다.“……아파. 살살 좀 닦아내지 못해?”“죄, 죄송합니다, 마님!”시녀가 사색이 되어 수건을 거두었지만, 타티아나의 신경질적인 짜증은 가라앉지 않았다. 오늘따라 몸을 감싸는 고급스러운 백합 오일의 향기마저 겉도는 기분이었다.전혀 개운치 않았다. 어깨부터 허리까지 짓누르는 듯한 뻐근함과, 출산 이후로 묘하게 무거워진 몸의 피로가 전혀 가시질 않았다.문득 며칠 전, 제 수발을 들었던 낯선 시녀의 손길이 떠올랐다.이름조차 묻지 않았던 밑밑한 인상의 하녀였건만, 그 손끝의 압력만큼은 기가 막혔다.뭉친 근육의 결을 정확히 찾아내어 부드럽게 풀어주며, 뼛속까지 스며든 피로를 씻은 듯이 녹여내던 완벽한 마사지.그날 밤엔 징그럽게도 옥죄어 오던 압박감을 잊고 오랜만에 깊은 잠에 빠졌었는데.“너, 이리 와서 어깨 좀 주물러 봐.”“예? 예, 마님.”타티아나의 퉁명스러운 지시에 시녀가 긴장으로 굳은 손을 한 채 다가왔다. 고급스러운 백합 오일을 듬뿍 바른 손바닥이 타티아나의 매끄러운 어깨 위로 조심스레 안착했다.하지만 그뿐이었다. 피부 겉면만 미끄덩거리며 맴도는 손길은 그저 간지럽고 불쾌하기만 할 뿐, 잔뜩 뭉친 근육의 피로를 풀어주기엔 턱없이 부족했다.“장난해? 파리 쫓는 것도 아니고, 손에 힘이 하나도 안 들어가잖아! 제대로 안 주물러?”“아, 앗, 죄, 죄송합니다, 마님! 당장 다시……!”혼비백산한 시녀가 황급히 손끝에 잔뜩 체중을 실어 꾹 눌렀다. 그러나 근육의 결을 전혀 읽지 못한 채, 그저 딱딱하게 굳은 어깻죽지를 억센 악력으로 짓뭉개버린 꼴이었다.순간, 날카로운 통증이 타티아나의 뒷목을 타고 찌릿하게 뻗쳤다.“아악! 거기가 아니잖아, 이 멍청한 것아!”“히익! 소, 송구합니다……!”“무식하게 힘만 주고 누르면 다인 줄 알아? 살이 다 으스러지겠어! 어쩜 솜씨가 이다지도 조잡하고 형편없어!”결국 인내심이 바닥난 타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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