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컥.]굳게 닫힌 문비 사이로 완벽한 단절이 내려앉은 직후였다.카시안의 억센 팔이 블랑의 허리를 낚아채듯 휘감으며 그녀를 푹신한 침대 위로 내동댕이쳤다. 시야가 어지럽게 흔들리는 찰나, 거대한 그림자가 빈틈없이 쏟아져 내리며 그녀를 완벽하게 짓눌렀다.“머릿속으로 무슨 요망한 계산을 굴리든 상관없어.”카시안의 거친 손아귀가 블랑의 얇은 실크 드레스를 가차 없이 양옆으로 찢었다. 날카롭고 짧은 그 소리에 블랑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그녀는 몸을 비틀었다.그러나 그것은 도망치는 몸짓이 아니었다. 마치 뱀이 탈피하듯, 찢어진 천 사이로 하얀 허벅지가 드러나며 그녀가 의도적으로 다리를 약간 벌리는 동작이었다. 카시안의 눈동자가 그 움직임을 좇아 그녀의 무릎 사이로 시선을 떨어뜨렸을 때, 블랑이 무릎으로 그의 가슴팍을 밀어냈다."기다려요."그 목소리는 낮고, 느렸다. 마치 아이에게 말하듯 또박또박한 음절이었다. 카시안의 거대한 몸이 멈칫했다. 그의 손가락이 블랑의 허벅지 위에서 떨렸다—내려가고 싶다는 충동과, 멈춰야 한다는 명령 사이에서 갈라지듯.블랑이 상체를 살짝 일으켰다. 찢어진 드레스가 한쪽 어깨에서 흘러내려 가슴 윗곡선이 드러났다. 그녀의 젖꼭지는 보이지 않았지만, 그 직전의 부풀어 오른 살결이 촛불 아래서 벚꽃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녀가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카시안의 턱 아래를 올려다보았다. 그녀의 눈이 가늘어졌다."어때요?"그녀의 손이 올라가, 카시안의 턱을 잡았다. 블랑은 그의 얼굴을 자신 쪽으로 끌어당기되, 입술은 닿지 않을 만큼 거리를 두었다.“타티아나, 그녀와도 잤나요?”카시안의 붉은 동공이 일순간 서늘하게 수축하며 목줄기를 따라 굵은 힘줄이 솟아올랐다. 그 위험한 기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블랑은 그의 턱을 쥔 손끝에 뭉근히 힘을 주며 도발을 이어갔다."아니면, 절 그녀의 대용품으로 생각한 적은?"그 단어가 공기를 가르는 순간, 달아오르던 카시안의 거대한 체구가 돌덩이처럼 굳어버렸다.무언가 억누르듯 짓씹힌 입술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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