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연합 국경 외곽, 전쟁 노예를 실은 수송 수레]덜컹거리는 진동과 함께 육중한 쇠사슬이 부딪쳤다.축축한 천막 틈새로 스며드는 한겨울의 냉기와 썩어가는 피 냄새가 진동했다.수레 안에 짐짝처럼 구겨진 노예들의 눈에는 생기가 없었다. 목숨값보다 사슬값이 더 비싼 고기방패들.그중 구석에 처박힌 한 남자, 레온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그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웅크리고 있었지만, 어둠 속에서 들썩이는 흉통만큼은 짐승처럼 기괴하고 묵직한 숨을 뱉어내고 있었다.‘……조금만 기다려.’죽어 있던 그의 심장이, 오직 한 여자의 흔적을 쫓아 미친 듯이 박동하기 시작했다.아르센.그의 모든 것이자, 모든 걸 잃은 곳. 그리고 잃어버린 아내가 있는 곳.천막 바깥에서 병사들의 낄낄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이 노예들은 아르센 국경에 넘기면 된다지?”“그래. 서연합이 고용한 전선 보조라고… 뭐, 그냥 죽이기엔 아깝다나?”“아깝다고? 이런 고깃덩어리들이?”비웃음 섞인 발걸음이 멀어져 갔다.그 순간, 레온의 입꼬리가 어둠 속에서 기괴하게 찢어지며 비틀렸다. 그것은 비웃음이 아니라, 먹잇감의 목을 물어뜯기 직전인 맹수의 환희였다.아르센 국경. 드디어 도착했다.이 냄새나는 수송 수레에 얌전히 짐짝처럼 타준 것은, 오직 이곳에 빠르고 조용하게 도달하기 위함이었을 뿐.[쩌적- 투둑!]돌조각으로 갉아낼 필요조차 없었다.레온이 전완근에 핏줄이 터질 듯 힘을 주자, 그를 구속하던 두꺼운 강철 사슬이 종잇장처럼 허무하게 뜯겨 나갔다.“어이, 쥐새끼들. 조용히들 하…….”순찰을 돌던 경비병이 인원 점검을 위해 천막을 걷어 올린 순간,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어둠 속에서 세로로 찢어진 금안(金眼)이 섬뜩하게 번뜩였고, 레온의 거대한 손아귀가 병사의 안면을 통째로 짓눌렀다.[우드득-!]끔찍한 파열음과 함께 병사의 목이 기괴하게 꺾였다.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즉사였다.두 번째 병사가 기겁하며 검을 뽑으려 했으나, 이미 늦었다. 투기장의 지옥에서 살아남은 괴물을
Terakhir Diperbarui : 2026-05-21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