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세아는 어릴 적부터 온씨 가문에서 자라며 남자에게 기대어 사는 여자들을 수없이 봐왔다.뛰어난 외모를 가졌든 훌륭한 학벌을 자랑하든 그들의 끝은 하나같이 처참했다.여자는 결국 자기 힘으로 일어서야 했다. 남자에게 의지하는 건 결코 오래갈 수 없는 법이니까.만약 어느 날 남자가 훌쩍 떠나버리기라도 한다면 여자는 스스로 살아갈 능력조차 없을지도 모른다.권태혁이 눈을 가늘게 떴다. 온세아를 다시 보게 되었다.온세아가 여자친구나 아내가 아닌 그저 잠자리 파트너로 지내자고 했을 때만 해도 권태혁은 내심 화가 났었다.그를 좋아하지 않고 몸만 탐내는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설명을 듣고 나니 온세아가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않고 독립된 인간으로 살아가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역시 권태혁의 눈에 든 여자는 평범한 여자들과는 달랐다.“생각 다 했어?”권태혁이 깊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온세아를 응시했다.“네.”그가 온세아의 얼굴을 살살 어루만졌다. 애틋하고 다정하게 쳐다보다가 고개를 숙여 입을 맞추려는데 온세아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렸다.아직 이 새로운 관계에 적응하지 못한 상태였다. 게다가 두 사람은 어젯밤에도 뜨거운 시간을 보냈었다.아침 댓바람부터 또다시 권태혁에게 잡아먹히고 싶지 않았다.그녀가 일부러 피해도 권태혁은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온세아가 부끄러워서 이런다고 생각했다.온세아에게 바짝 다가가 속삭였다.“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네가 원한다면 뭐든 다 줄 수 있어. 나를 포함해서 말이야.”닿을 듯 가까운 거리에 잘생긴 남자의 얼굴이 있었다.짙은 눈썹, 깊은 눈매, 오뚝한 콧날, 그리고 섹시한 입술까지...순간 온몸의 피가 빠르게 흐르는 것 같아 저도 모르게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맙소사. 아침부터 이렇게 유혹하는 건 반칙이잖아.’“미리 확실히 해둘게요. 만약 대표님한테 여자친구나 약혼녀가 생기면 우리 관계는 그 즉시 끝이에요.”온세아가 잠시 생각하다가 덧붙였다. 제3자가 될 생각이 전혀 없었다.권태혁이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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