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한 진료:대표님의 달콤한 처방의 모든 챕터: 챕터 311 - 챕터 320

378 챕터

제311화

온세아가 겉으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었다.‘약혼녀가 아니라고? 정말 아니라면 다혜 씨는 왜 계속 제집 드나들듯이 찾아오는 건데? 그리고 왜 항상 남들 앞에서 대표님의 약혼녀 행세를 하고 다녔지?’“이 팔찌가 대표님 집안의 가보든 아니든 전 받을 수 없어요.”온세아의 단호한 말투에 권태혁의 잘생긴 얼굴이 어둡게 가라앉았다.“이유가 뭐야?”‘내 호의를 이토록 완강하게 거부하면서 왜 오늘 밤에 나랑 자겠다고 한 건데?’“전 남자가 주는 선물 잘 받지 않아요.”게다가 오늘 밤 잠자리까지 약속했다. 만약 이 팔찌를 받아 버린다면 온세아는 몸을 파는 듯한 기분이 들 것만 같았다.받지 않는다면 기껏해야 서로의 생리적인 욕구를 해소하기 위한 거라고 깔끔하게 선을 그을 수 있었다.권태혁이 눈썹을 치켜세웠다.“다른 남자가 주는 선물을 받아선 안 되긴 하지. 하지만 난 예외야.”그의 마음속에서 그는 이미 온세아의 남자였다. 하여 그녀에게 선물을 주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 생각했다.그리고 온세아를 좋아했기에 잘해주고 싶었다.최근 진하성에게서 여자들이 보석을 좋아한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원래는 경매장에 가서 값비싼 보석이라도 사서 선물할 생각이었다.하지만 그저께 저녁 권태혁이 본가에 가서 어머니와 함께 식사할 때 어머니가 또다시 결혼을 재촉했다. 그러면서 권태혁의 할머니에게서 물려받은 비취 팔찌를 꺼냈다.권태혁에게 짝이 생기면 며느리에게 물려줄 거라고 했다.권태혁이 어머니에게 물었다.“여자라면 누구나 다 이 팔찌를 좋아하겠죠?”그러자 어머니가 이 팔찌를 거절할 수 있는 여자는 단 한 명도 없을 거라고 확신했다.그는 바로 팔찌를 가져와 강준우더러 온세아에게 전해 주라고 했다. 온세아가 팔찌를 받고 그를 받아 주기를 바랐다.아니나 다를까 어제 강준우를 시켜 팔찌를 보냈더니 오늘 온세아가 먼저 찾아와 밤에 그의 집으로 가겠다고 했다.그런데 권태혁의 예상과 달리 온세아가 팔찌를 받지 않았다.“대표님, 정말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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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2화

진하성에게서 또 전화가 걸려 왔다.“뭐야? 나 다시 싱글이 된 거 오늘 저녁에 축하 파티하는데 어떻게 안 올 수 있어? 날 친구로 생각하긴 해?”권태혁은 오늘 밤에 누가 나오라고 하든 소용없다며 온세아와 데이트할 거라고 말하려다가 진하성의 말을 듣고는 흠칫 놀랐다.“방금 뭐라고 했어? 다시 싱글이 됐다고?”진하성이 우쭐거리며 희소식을 전했다.“나 오늘 드디어 온아정이랑 이혼했어.”이제 진하성은 완벽한 싱글이었다.그 말에 권태혁의 얼굴에 바로 기쁨이 서렸다.“이혼했다고?”“응. 오늘 판결이 내려졌어. 이 형님이 드디어 자유를 되찾으셨는데 와서 축하해줄 거지?”권태혁이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안 가.”기가 막힌 진하성이 하마터면 뒷목을 잡을 뻔했다.“너 친구 맞아? 내가 싱글이 됐다는데도 안 오겠다고?”권태혁이 콧방귀를 뀌었다.“넌 싱글이 되었지만 난 곧 솔로 탈출이거든. 그러니까 방해하지 마.”온세아가 오늘 밤 찾아오겠다는 건 이미 마음속으로 그를 받아들인 것이라 생각했다.게다가 진하성이 이혼했기에 이젠 온아정도 싱글이었다. 그렇다면 구형민과 온세아가 이혼할 가능성이 아주 컸다.권태혁이 온세아의 옆자리를 차지할 날도 머지않았다.이런 중요한 시기에 진하성을 축하해줄 여유 따윈 없었다.진하성이 화들짝 놀랐다.“솔로 탈출? 네 작은아버지가 소개해준 경씨 가문 딸이랑 만나기로 한 거야?”권태혁이 미간을 찌푸렸다.“그 여자 아니야.”‘내가 경다혜를 받아들일 리가.’그가 의아해하며 물었다.“그럼 누군데?”‘평소 여자라면 돌 보듯 하던 태혁이를 솔로 탈출하게 만들 만한 여자가 이 세상에 있었어?’권태혁이 말을 아꼈다.“때가 되면 알게 될 거야.”전화를 끊기 무섭게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그가 눈썹을 살짝 치켜세웠다. 이 시간에 그를 찾아온 사람이 누구인지는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뻔했다....온세아가 권태혁의 별장 문 앞에 도착했다.숨을 두어 번 깊게 들이쉬었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초인종을 눌렀다.온세아는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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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3화

“이렇게나 많이요?”온세아가 놀란 얼굴로 권태혁을 올려다봤다. 이 많은 음식을 둘이서 다 먹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였다.“좋아하는 거로 골라 먹어.”권태혁이 온세아를 바라보며 다정하게 웃었다.온세아가 뭘 좋아하는지 몰라 여러 가지를 주문한 것이었다. 이번 기회에 그녀가 뭘 좋아하는지 알고 싶었다.그녀는 권태혁의 맞은편에 앉아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어 입에 넣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맛있었다.그러다가 오늘 이곳에 온 목적이 떠오른 순간 긴장감이 밀려와 입맛이 싹 가셨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온 게 아니라 그와 잠자리를 하러 온 것이었다.대충 몇 젓가락 집는 둥 마는 둥 하다가 젓가락을 내려놓았다.“다 먹었어요.”한시라도 빨리 일을 끝내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저녁을 먹든 뭘 먹은 그녀에게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권태혁이 맞은편에 꼿꼿이 앉아 있는 온세아와 절반 넘게 남아있는 밥그릇을 번갈아 보다가 미간을 찌푸렸다.‘고작 몇 입 먹고 다 먹었다고?’“더 먹어. 이따가 힘없으면 어쩌려고 그래?”권태혁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말 속에 담긴 뜻을 알아채자마자 온세아의 귓불이 금세 붉어졌다.“진짜 배불러요.”“앞에 있는 밥그릇 깨끗이 비워. 안 그러면 이따가 힘들다고 빌어도 안 봐줄 거야.”권태혁이 명령하듯 말했다.온세아가 얼굴이 벌게진 채 무의식중에 반박하려다가 목구멍까지 차오른 말을 다시 삼켜버렸다.‘됐어. 그냥 먹지, 뭐.’그가 침대 위에서 얼마나 엄청난지 온세아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지금 든든히 먹어 두지 않으면 이따 체력이 바닥나서 고생하는 건 결국 그녀일 것이다.그녀는 다시 고개를 숙이고 꾸역꾸역 밥그릇을 비워 냈다.이제는 정말 배가 불렀다. 드디어 권태혁과 진짜 본론으로 들어갈 수 있겠거니 생각했다.그런데 고개를 들자마자 권태혁이 밥그릇에 손도 대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한 입도 안 먹었어요?”온세아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안 먹을 거면 그냥 얼른 침대로 가서 하자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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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4화

“읍...”권태혁의 격정적인 키스에 온세아는 힘이 풀렸고 숨이 막혀 당장이라도 질식할 지경이었다.그가 온세아의 붉은 입술을 놓아주더니 하얀 목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동시에 커다란 손으로 그녀의 몸을 집요하게 어루만졌다.“이것 좀 놔요...”온세아가 그의 손을 잡으며 본능적으로 거절했다.“놔줄 수는 있어. 대신 직접 옷 벗고 식탁 위로 올라가.”권태혁이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그 말에 온세아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눈을 크게 떴다.‘진짜 여기서 하겠다고? 식탁 위에서? 어떻게?’솔직히 말해 아직 단 한 번도 식탁 위에서 한 적이 없었다.“방으로 가요, 여기서 이러지 말고...”그녀는 식탁 위에서 하는 걸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런데 권태혁의 고집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안 돼. 방금 너만 배불리 먹었잖아. 난 아직 한 입도 못 먹었으니까 어서 올라가 앉아.”지금 그는 굶주릴 대로 굶주린 상태였다.요 며칠 동안 온세아의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 권태혁이 온세아를 얼마나 애타게 갈망했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매일 밤 그녀의 꿈을 꿨고 매 순간 그녀와 함께하고 싶었다.온세아는 내키지 않았지만 결국 권태혁의 뜻대로 식탁 위로 올라갔다.상의는 이미 엉망진창으로 흐트러졌고 속옷 끈도 어깨 아래로 흘러내렸다. 치마 또한 권태혁의 거친 손길에 위로 걷어 올려져 있었다.이토록 요염한 온세아를 슬쩍 보기만 해도 권태혁은 온몸이 타들어 가는 것만 같았다.그는 한시라도 지체할 세라 고개를 숙여 입을 맞췄다.“읍...”온세아가 양손으로 식탁을 짚은 채 고개를 젖히며 그의 맹렬한 키스를 받아냈다. 하지만 권태혁은 키스만으로는 도저히 성에 차지 않는 모양이었다.뜨거운 입술이 그녀의 몸 곳곳에 닿았다.처음에는 온세아도 밀어내려 했지만 몸속에서 불길이 타오른 순간 점점 응하기 시작했다.권태혁은 심장이 터질 것처럼 쿵쾅거렸다. 흥분한 몸짓으로 더욱 진한 키스를 이어갔다.주방 안에 이내 끈적하고 야릇한 분위기가 차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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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5화

끝난 후 침대에 쓰러진 온세아는 한참 동안 몸을 일으키지 못했다.권태혁은 여전히 여운이 남았는지 고개를 숙여 온세아의 매끄럽고 땀에 젖은 등에 끊임없이 입을 맞추었다.계속 원하는 것 같자 온세아가 결국 돌아누워 손으로 그의 입술을 막아버렸다.“그만 좀 해요.”권태혁이 눈을 가늘게 떴다.“내가 너한테 안 하면 누구한테 해?”그러고는 그의 입술을 막고 있는 온세아의 손가락에 입을 맞췄다.온세아가 서둘러 손을 빼내더니 이불을 끌어당겨 얼굴을 덮었다.“그건 대표님 마음대로죠.”온세아가 신경 쓸 자격도 없었고 신경 쓰고 싶지도 않았다.권태혁이 이불 속으로 파고들어 가 온세아를 끌어안았다.“난 너랑만 입 맞추고 싶어. 너랑만.”그러고는 또다시 입 맞추려 하자 온세아가 무의식적으로 피했다.“너무 힘들어요. 이제 진짜 그만 해요.”식탁에서 시작했다가 안방 침대까지 이어졌고 이젠 깊은 밤이 되었다. 내일 출근해야 해서 온세아는 그저 자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다.권태혁이 그녀를 품에 가두고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언제쯤 그 남편 놈 치워버리고 날 그 자리에 앉힐 거야?”그는 하루빨리 그 자리를 꿰차고 온세아를 당당하게 독차지하고 싶었다.온세아가 눈을 깜빡이며 의아한 표정으로 권태혁을 쳐다보았다.‘저 말은... 내 남편이 되고 싶다는 뜻이야? 농담이겠지? 난 이미 한번 다녀오기까지 했는데. 대표님 같은 분이 이혼녀랑 결혼할 리가 없잖아.’온세아가 한참 동안 아무 대답이 없자 권태혁은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았다.그녀가 남편과 이혼할 생각이 없는 것이라고 짐작했다. 이미 몸까지 섞은 사이가 되었음에도 권태혁과 미래를 함께 도모하려는 생각이 털끝만큼도 없어 보였다.하지만 다행히 권태혁에게는 이미 성공을 거둔 또 다른 방책이 있었다.“네 언니가 이혼했다던데 알고 있어?”권태혁이 불쑥 건넨 질문에 온세아는 순간 멍해졌다.‘온아정이 이혼했다고? 법원에서 판결이 난 거야? 진하성이 알려준 거고?’“원래는 몰랐는데 대표님이 말해 줘서 이제 알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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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6화

온세아가 잠에서 깨어났을 때 권태혁은 이미 침대에 없었다.주변의 익숙하면서도 낯선 풍경을 보고서야 문득 깨달았다. 이곳이 그녀의 집이 아니라 권태혁의 별장이라는 것을.어젯밤 두 사람은 또다시 몸을 섞고 말았다.머리가 지끈거린 온세아가 미간을 꾹꾹 주무르며 욕망을 절제하지 못했던 걸 후회했다.어째서 권태혁이 유혹할 때마다 단호하게 밀어내질 못하는 걸까?그가 상사이고 이래서는 안 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온세아는 번번이 그에게 기회를 줬고 또 넘어가고 말았다.‘나 정말 그렇게 남자가 고팠던 거야?’어쩌면 결혼 생활 내내 성생활이 없어 꾹꾹 눌러두었던 그쪽 욕망이 둑처럼 무너져 내린 것인지도 모른다.온세아는 후다닥 씻고 나갈 채비를 마쳤다. 그런데 아래층으로 내려가자마자 권태혁과 딱 마주치고 말았다.마침 5성급 호텔에서 배달 온 아침 식사를 받고 오는 참이었다.온세아를 발견한 권태혁이 눈썹을 까딱였다.“일어났어? 마침 아침 먹으려던 참인데.”온세아가 다급하게 말했다.“배 안 고파요. 먼저 출근할게요.”그러고는 쏜살같이 현관으로 뛰어가려 했다. 그런데 권태혁이 온세아의 허리를 잡고 끌어당기더니 휴대폰을 꺼내 강준우에게 전화를 걸었다.“온 비서 오늘 하루 연차 처리해. 오늘 회사 안 나갈 거야.”그의 낮게 깔린 목소리에 어떠한 반박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위압감이 서려 있었다.“내가 언제 출근 안 한댔어요?”온세아가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채 경악을 금치 못했다.‘방금 분명히 출근하겠다고 했는데 내 허락도 없이 연차를 내면 어떡해?’그녀가 서둘러 휴대폰을 빼앗았다.“강 비서님, 저 회사 갈 거예요...”말이 끝나기 무섭게 휴대폰 너머로 강준우의 헛기침 소리가 들려왔다. 몹시 민망한 모양이었다.온세아는 그제야 아차 싶었다. 권태혁이 직접 연차를 내줬는데 온세아가 옆에서 말한 바람에 두 사람이 지금 함께 있다는 걸 대놓고 티 낸 꼴이 돼버렸다.게다가 지금 이른 아침이고 아직 출근 시간 전이었다. 이건 두 사람이 어젯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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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7화

“빨리 대답해.”온세아는 말문이 막혀버렸다.남편을 바꾸는 이 엄청난 일을 어떻게 지금 당장 대답할 수 있단 말인가?온세아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표정으로 권태혁을 쳐다봤다. 그러자 참다못한 권태혁이 그녀의 붉은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낮게 깔린 목소리에 구슬리는 듯한 뉘앙스가 배어 있었다.“말 잘 들을 거지? 그놈은 버려.”온세아의 얼굴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세상천지에 남편을 버리라고 억지를 부리는 사람이 어디 있어?’그녀와 구형민이 이미 이혼한 건 사실이었다. 단지 아직 사람들에게 공개하기 곤란한 상황일 뿐이었다.“대답 안 하면 깨물어 버릴 거야.”온세아의 대답이 미치도록 듣고 싶었던 권태혁이 정말로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을 깨물려 했다.막무가내로 억지를 부리는 권태혁 때문에 달리 방법이 없었던 온세아가 결국 이렇게 말했다.“아침 다 먹고 나서 그때 대답할게요.”“알았어. 일단 주방으로 가자.”권태혁이 온세아의 허리를 감싸 안은 채 함께 주방으로 향했다.배달 온 아침 식사를 식탁 위에 정성스레 세팅했다. 종류도 다양했고 무척이나 푸짐했다.온세아가 애써 태연한 척 자리에 앉아 식사를 시작했다. 이따가 무슨 대답을 하든 간에 일단 배부터 채워야 했다.권태혁이 묵묵히 옆을 지켜 주며 온세아와 함께 아침을 먹었다. 가끔 그녀에게 반찬을 집어주기도 했다.식사가 끝날 때까지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다 먹었어요.”온세아가 젓가락을 내려놓은 뒤 자리에서 바로 일어나지 않고 입술을 한 번 깨물었다가 조심스레 제안했다.“우리 일단 잠자리 파트너로 지내는 건 어때요?”“잠자리 파트너?”권태혁의 얼굴이 눈에 띄게 일그러져도 온세아는 아랑곳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네. 서로의 욕구를 채워주는 잠자리 파트너로 지내는 거예요. 대표님이 외로울 때 저한테 얘기하거나 반대로 제가 외로울 때도 대표님한테 만남을 요구하는 거죠. 단 상대방이 원하지 않거나 다른 일이 있을 수 있으니까 거절할 권리가 있고 절대 억지로 강요해선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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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8화

온세아는 어릴 적부터 온씨 가문에서 자라며 남자에게 기대어 사는 여자들을 수없이 봐왔다.뛰어난 외모를 가졌든 훌륭한 학벌을 자랑하든 그들의 끝은 하나같이 처참했다.여자는 결국 자기 힘으로 일어서야 했다. 남자에게 의지하는 건 결코 오래갈 수 없는 법이니까.만약 어느 날 남자가 훌쩍 떠나버리기라도 한다면 여자는 스스로 살아갈 능력조차 없을지도 모른다.권태혁이 눈을 가늘게 떴다. 온세아를 다시 보게 되었다.온세아가 여자친구나 아내가 아닌 그저 잠자리 파트너로 지내자고 했을 때만 해도 권태혁은 내심 화가 났었다.그를 좋아하지 않고 몸만 탐내는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설명을 듣고 나니 온세아가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않고 독립된 인간으로 살아가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역시 권태혁의 눈에 든 여자는 평범한 여자들과는 달랐다.“생각 다 했어?”권태혁이 깊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온세아를 응시했다.“네.”그가 온세아의 얼굴을 살살 어루만졌다. 애틋하고 다정하게 쳐다보다가 고개를 숙여 입을 맞추려는데 온세아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렸다.아직 이 새로운 관계에 적응하지 못한 상태였다. 게다가 두 사람은 어젯밤에도 뜨거운 시간을 보냈었다.아침 댓바람부터 또다시 권태혁에게 잡아먹히고 싶지 않았다.그녀가 일부러 피해도 권태혁은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온세아가 부끄러워서 이런다고 생각했다.온세아에게 바짝 다가가 속삭였다.“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네가 원한다면 뭐든 다 줄 수 있어. 나를 포함해서 말이야.”닿을 듯 가까운 거리에 잘생긴 남자의 얼굴이 있었다.짙은 눈썹, 깊은 눈매, 오뚝한 콧날, 그리고 섹시한 입술까지...순간 온몸의 피가 빠르게 흐르는 것 같아 저도 모르게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맙소사. 아침부터 이렇게 유혹하는 건 반칙이잖아.’“미리 확실히 해둘게요. 만약 대표님한테 여자친구나 약혼녀가 생기면 우리 관계는 그 즉시 끝이에요.”온세아가 잠시 생각하다가 덧붙였다. 제3자가 될 생각이 전혀 없었다.권태혁이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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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9화

온세아는 그녀가 헤어진 뒤에도 질척거리며 매달리는 여자가 아니라는 걸 확실히 알려주고 싶었다.그녀의 말에 권태혁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입을 꾹 다문 채 온세아를 품에 꽉 끌어안았다.그런 날은 영원히 오지 않을 것이다.지금 그녀에 대한 권태혁의 마음이 하루가 다르게 깊어져 갔고 점점 더 사랑하고 있는데 어떻게 질릴 수가 있겠는가?“다른 일 없으시면 전 이만...”가보겠다는 말을 채 내뱉기도 전에 권태혁이 온세아의 말을 끊었다.“키스해줘.”온세아가 어리둥절해 했다.“네?”그가 다시 온세아에게 바짝 다가갔다.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짙은 남자의 향기가 그녀를 에워쌌다.“키스해달라고.”그녀를 빤히 응시하며 다시 한번 말했다.핑크빛 도톰한 입술이 무척 부드러워 보여 입을 맞추면 기분이 좋을 것 같았다.온세아가 두 눈을 깜빡거렸다. 맑은 눈동자 위로 일말의 당혹감이 스쳤다.물기를 머금은 듯 촉촉한 눈빛이 그로 하여금 조금 더 욕심내고 싶게 만들었다.권태혁이 온세아의 엉덩이를 가볍게 툭 쳤다.“우리 관계를 확실히 정했잖아. 그런데 키스도 안 돼?”안 될 건 없었다.다만 지금 막 그와 잠자리 파트너 관계를 정했기 때문에 입을 맞추려니 기분이 이상했다.하지만 권태혁이 거듭 요구한 바람에 온세아는 눈을 질끈 감고 그의 어깨를 짚은 채 입술에 살포시 입을 맞췄다.볼과 귓불이 순식간에 확 달아올랐다.온세아가 잠자리 파트너 자격으로 그에게 키스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권태혁은 절대적인 지배자처럼 고분고분 입 맞추는 그녀를 지켜보았다. 허리를 감싸고 있던 손에 돌연 힘을 주어 그녀의 몸을 살짝 위로 들어 올렸다.그의 눈빛이 순식간에 짙어지더니 가볍던 입맞춤이 더욱 농밀해졌다.온세아는 온몸에 전류가 흐른 것처럼 찌릿했다. 어쩔 수 없이 권태혁의 키스에 응했다.두 사람의 숨결이 거칠어졌다.그런데 권태혁이 이 정도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듯했다. 온세아의 귓가에 입술을 바짝 붙이고 쉰 목소리로 속삭였다.“잠자리 파트너로서 직무 유기인데?”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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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0화

이곳의 모래가 무척 곱고 부드러워 발바닥에 닿는 감촉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포근했다.“이리 줘.”권태혁이 갑자기 한 손을 내밀자 온세아가 의아해하며 물었다.“뭘요?”“신발 내가 들어줄게.”온세아가 줄까 말까 망설이는 사이 권태혁이 먼저 신발을 가져갔다. 그러고는 그도 신발을 벗어 손에 들었다.그렇게 두 사람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걸으며 모래사장 위에 긴 발자국을 남겼다.시원한 바닷바람이 온세아의 머릿결을 스치고 지나가자 긴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렸다.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권태혁은 하마터면 넋을 잃을 뻔했다.온세아가 바다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문득 포식자 같은 시선이 몸에 꽂히는 걸 느끼고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렸다.권태혁이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그녀를 뚫어지라 쳐다보고 있었다.“왜 그렇게 봐요?”금방이라도 그녀를 집어삼킬 듯한 눈빛에 경계하며 물었다.그때 권태혁이 갑자기 온세아를 번쩍 안아 올렸다.“재미있는 일 좀 하려고.”온세아가 발버둥 쳤다.“싫어요. 아까 분명 산책만 한다고 했잖아요.”온세아가 바보도 아니고 그가 말한 재미있는 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를 리 없었다.‘어젯밤 그렇게 하고도 오늘 또 하겠다고? 체력 하나만큼은 대단해, 정말.’지금은 한창 출근해서 일해야 할 시간이었다.평소 지독한 워커홀릭으로 소문난 대표가 회사에 가지 않고 그녀와 모래사장을 산책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충분히 놀라운 일이었다.그저 잠자리 파트너로 지내기로 합의했지, 서로의 일에 지장을 줄 생각 따윈 추호도 없었다.하지만 권태혁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그녀를 품에 안은 채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지금 미치도록 온세아를 원했다.조금 전 모래사장에서 바닷바람을 맞고 서 있던 온세아의 모습은 숨이 멎을 만큼 매혹적이었다.지금 권태혁의 온몸에 걷잡을 수 없는 뜨거운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 바위를 찾아 그 위에 온세아를 내려놓을 생각이었다.그런데 주변을 둘러보니 저 멀리 해수욕장 쪽에 햇빛을 가려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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