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은밀한 진료:대표님의 달콤한 처방: Chapter 301 - Chapter 310

378 Chapters

제301화

“출근 안 해요?”온세아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갈아입을 팬티가 없어.”권태혁의 대답에 온세아는 말문이 막혀버렸다.결벽증이 있는 권태혁이 이틀 연속 같은 팬티를 입을 리가 절대 없었다.온세아가 입꼬리를 파르르 떨었다가 호의를 베풀 듯 제안했다.“부하 직원한테 가져다 달라고 하는 건 어때요? 아니면... 안 입거나.”뒷말을 거의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하는 걸 보면 온세아 스스로도 찔리는 게 분명했다.권태혁의 눈빛이 깊어졌다.“아니면 뭐라고?”그녀가 억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아니면 그냥 바지만 입어요. 굳이 팬티를 입을 필요는 없잖아요...”말을 내뱉던 온세아가 권태혁의 그곳에 생긴 변화를 발견하고야 말았다. 그 순간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저건 너무...’“아직도 내가 팬티를 안 입어도 된다고 생각해?”권태혁이 온세아를 빤히 보며 묻자 그녀가 고개를 힘껏 가로저었다.그가 시도 때도 없이 원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그럼... 제가 먼저 하나 빌려드릴까요?”그녀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권태혁이 미간을 팍 찌푸렸다.“나더러 여자 팬티를 입으라고?”온세아가 황급히 부인했다.“그게 아니라...”전에 권태혁의 팬티를 한 장 가져간 적이 있었다. 그걸 빨아서 돌려주는 대신 새로 산 걸 돌려줄 생각이었다. 단지 그동안 돌려줄 기회가 없었을 뿐이었다.마침 권태혁이 어젯밤 온세아의 집에서 잤으니 이참에 주면 딱이었다.권태혁의 얼굴이 한층 더 어두워졌다.“그럼 남편 걸 나보고 입으라는 소리야?”그가 다른 남자가 입었던 팬티를 입을 리가 절대 없었다. 게다가 온세아의 제안은 남편이 이곳에 드나들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거나 다름없었다.어쩌면 이미 온세아와 관계를 가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미치자 권태혁은 씁쓸함이 밀려왔고 생각할수록 가슴이 답답해졌다.“아니에요. 그럴 리가요.”온세아가 서둘러 해명했다.“제가 새로 산 거예요.”권태혁이 눈을 가늘게 떴다.“남편 주려고 새로 샀어?”“그게 아니라 대표님 주려고 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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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2화

온세아가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도망치는 것이었다. 하지만 권태혁이 온세아의 손목을 꽉 잡고 있어 도무지 문 쪽으로 갈 수가 없었다.“이것 좀 놔요.”본능적으로 몸부림치던 그때 권태혁이 힘껏 잡아당기는 바람에 다시 그의 품에 와락 안기고 말았다.수치심과 분노가 치밀어 오른 온세아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권태혁, 적당히 좀 해요. 샤워하는데 어쩜 이렇게 얌전히 있지를 못해요?”욕실 조명 아래 온세아의 하얗고 고운 얼굴에 옅은 홍조가 피어올랐다. 발그레한 게 무척이나 유혹적이었고 파르르 떨리는 긴 속눈썹이 몹시도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몸에 반응이 일어난 순간 권태혁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저도 모르게 온세아를 끌어안으면서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우리 욕실에서 한번 할까?”온세아의 눈동자가 급격히 흔들렸다.‘하긴 뭘 해? 역시 처음부터 딴생각했을 줄 알았어.’“싫어요.”그녀가 다급하게 소리쳤다.말이 끝나기 무섭게 권태혁의 커다란 손이 온세아의 풍성한 머리카락 사이로 파고들었다.섹시한 입술이 그녀의 귓가에 내려앉더니 혀끝으로 귓불을 간지럽혔다.“왜 싫은데?”권태혁이 온세아의 귓가에 대고 물었다.“팬티까지 사다 줬으면서. 그거 나한테 보낸 신호 아니었어?”온세아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아니거든요?”서둘러 부정하며 권태혁의 가슴을 밀어냈다. 그가 이렇게까지 오해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이것 좀 놔요.”지난번에 그의 팬티를 빨다가 망가뜨려서 변상해주려고 일부러 새로 산 것뿐이었다.‘내가 무슨 신호를 줬다고 이래? 난 대표님이 빨리 가기를 바라거든?’권태혁은 여전히 온세아를 놓아주지 않았다.“욕실이 싫으면 침실로 갈까?”그러고는 계속해서 온세아의 귓불을 빨아들였다.온세아가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부위가 귀였다. 그의 뜨거운 숨결이 귓가에 닿을 때마다 축축하고 간지러운 감각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자꾸 이러면 저랑 자고 싶어서 갑자기 우리 집에 찾아온 거라고 의심할 수 있어요.”“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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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3화

이건 원래 온세아와 구형민 둘만의 일이었다. 그런데 권태혁이 계속 집요하게 캐묻는 바람에 귀찮게 구는 것을 피하기 위해 사실대로 대답하는 수밖에 없었다.권태혁이 두 눈을 가늘게 떴다.‘어젯밤에 구형민이랑 본가에 다녀왔던 거야? 내가 오해했네. 둘 사이에 별다른 일이 없었구나.’하지만 구형민과 함께 본가에 갔다는 건 부부 관계가 아직 괜찮다는 증거였다. 적어도 지금 당장은 이혼할 생각이 없는 게 틀림없었다.그는 다시금 가슴이 답답해졌다.“아직도 남편이랑 이혼할 생각이 없어?”권태혁이 빤히 응시하며 묻자 온세아가 멈칫했다. 이혼 얘기를 갑자기 꺼낼 줄은 꿈에도 몰랐다.‘설마 뭔가 눈치챘나?’하지만 구형민과 비밀 유지 계약서를 썼기에 사실대로 말할 수는 없었다.“그 사람이랑은 정략결혼이라서 내 마음대로 이혼을 결정할 수 없어요.”온세아가 무의식적으로 설명했다.그 말에 권태혁의 눈빛이 깊게 가라앉았다.“그러니까 날 계속 공짜로 이용해 먹기만 하겠다?”그녀의 표정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이용해 먹다니? 이런 말을 어쩜 이렇게 뻔뻔하게 해?’“대표님도 매번 즐겼잖아요.”결국 참지 못하고 반박했다.‘나만 즐긴 게 아니라 대표님도 즐겼으면서.’권태혁이 온세아의 귓불을 깨물었다.“내가 평생 즐기고 싶다면?”그는 온세아의 몸에 중독되어 버렸음을 인정했다. 명분 없이 평생 내연남으로 산다면 온세아를 당당하게 가질 수 없고 원할 때마다 잠자리하는 건 더더욱 불가능했다.심지어 다른 남자와 온세아를 공유해야 했다. 권태혁은 이런 관계를 용납할 수 없었다.온세아가 미간을 찌푸리더니 순간 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평생 즐긴다면 난 영영 침대에서 내려오지 못하겠는데?’“여자친구를 사귀든가 결혼을 해요. 그럼 대표님을 만족시켜줄 수 있을 거예요.”권태혁이 자꾸 집착하는 이유가 옆에 떳떳하게 내세울 수 없는 약혼자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그에게도 잠자리 파트너가 생기면 온세아 같은 건 자연스럽게 잊힐 터.그녀의 말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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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4화

권태혁이 눈썹을 치켜세웠다.“왜?”온세아가 후회와 짜증이 가득한 얼굴로 권태혁을 째려봤다.강준우에게 옷을 가져오라고 했을 줄 알았더라면 조금 전 팬티를 주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면 신호를 보낸 게 아니냐는 오해도 사지 않았을 텐데.“대표님 정말...”그녀는 권태혁을 한참 동안 째려보다가 결국 참았다.“됐어요!”그러고는 아침 식사를 하러 주방으로 가버렸다.식사를 마치고 나왔을 땐 권태혁이 한정판 슈트로 갈아입은 뒤였다. 고급스러운 원단과 몸에 딱 맞는 재단이 그의 훤칠한 키를 한층 더 돋보이게 했다.신이 정성껏 조각한 듯 선이 굵고 수려한 이목구비에 온세아는 순간 넋을 잃었다.‘너무 잘생겼어.’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절대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고 스스로에게 경고했다.“가자. 회사까지 태워다 줄게.”권태혁이 온세아의 어깨를 감싸 안으려는데 그녀가 본능적으로 몸을 피했다.“괜찮아요...”그가 미간을 찌푸렸다.“태워다 주겠다는데도 싫어?”온세아가 완강하게 버텼다.“이따가 혼자 갈 테니까 먼저 가세요.”두 사람이 같이 출근하는 모습을 회사 사람들에게 들키기라도 하면 안 좋은 소문이 날 게 뻔했다. 권태혁에게 꼬리를 쳤다느니 하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다.권태혁이야 회사의 최고 권력자라 남들이 감히 뭐라 하진 못하지만 힘없는 온세아는 곤란해질 가능성이 컸다.권태혁이 깊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쳐다봤다.“남들이 우리 관계를 아는 게 싫어?”온세아가 고개를 들고 되물었다.“대표님은 그러길 바라세요?”두 사람의 관계가 폭로된다면 온세아에게 더 치명적이긴 하지만 권태혁에게도 득이 될 게 없었다.‘유부녀’인 부하 직원과 부적절한 관계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그의 명예도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다.그런데 권태혁이 생각지도 못한 대답을 꺼냈다.“당연히 바라지.”온세아의 표정이 확 변했다.그가 그녀의 두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또박또박 말했다.“난 온 세상 사람들이 우리 관계를 알았으면 좋겠어.”“대표님!”예상치 못한 대답에 온세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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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5화

실패한 결혼 생활은 더는 입에 올리고 싶지도 않았다.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물로 내놓으려고 집 사진을 몇 장 찍었다.온세아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 구형민에게서 갑자기 전화가 걸려 왔다.“여보세요.”그녀가 통화 버튼을 눌렀다. 구형민이 부재중 전화를 보고 건 것이라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다짜고짜 따져 물었다.“오늘 집에 왔었어?”온세아는 순간 흠칫했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가 말한 집이 그들이 함께 살았던 그 집임을 알아챘다.“응. 언제쯤...”짐을 뺄 거냐고 묻기도 전에 구형민이 말을 가로챘다.“내 방에 들어갔었어?”“들어가긴 했어...”단지 집을 매물로 내놓으려고 사진을 찍기 위해 들어갔다.구형민이 다급한 말투로 말했다.“혹시 내 서랍 안에 있던 손수건 봤어?”온세아가 의아해하며 되물었다.“무슨 손수건?”“무지개 곰돌이 그림이 그려진 손수건 말이야.”‘무지개 곰돌이 손수건? 설마 이걸 찾고 있었던 거야?’그녀의 얼굴에 놀란 기색이 역력해졌다.그 손수건을 온세아가 가져가긴 했지만 오늘 가져간 건 아니었다.이혼하기 전 구형민이 선물했던 결혼반지를 이혼 절차가 끝나는 대로 돌려줄 생각으로 그의 방에 들어가 반지를 찾다가 우연히 무지개 곰돌이 손수건을 발견하고 가져왔던 것이었다.이 손수건은 학창 시절 학교 폭력을 당하던 구형민을 구해 준 뒤 눈물을 닦아줬던 바로 그 손수건이었다.원래 온세아의 물건이라 가져갔던 것뿐이었다.“응. 나한테 있어...”온세아가 솔직하게 인정했다.구형민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동시에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왜 내 방에 함부로 들어가서 물건을 훔쳐?”구형민이 화를 내며 몰아세웠다.오늘 필요한 물건을 챙기러 집에 들렀었다. 그러다 무심코 손수건을 넣어 둔 서랍을 열었는데 소중히 간직하던 손수건이 사라진 걸 발견했다.방을 거의 뒤집어엎다시피 하며 샅샅이 뒤졌으나 어디에도 없었다. 그제야 온세아를 의심하게 되어 전화를 걸었는데 순순히 인정할 줄은 몰랐다.“훔치다니? 원래 내 손수건이었어.”온세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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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화

‘설마 고작 이 손수건 때문에 온아정을 특별하게 봤던 거야? 정말 그런 거라면 이보다 더 기가 찬 일이 없겠는데?’온세아가 한참 동안 아무 말이 없자 조급해진 구형민이 다그쳤다.“손수건 돌려달라고. 내 말 안 들려?”그녀가 재빨리 감정을 추스르고 쏘아붙였다.“이번 주말까지 짐 전부 빼. 안 그러면 손수건 돌려받을 생각 하지도 마.”차갑게 말을 내던지고는 가차 없이 전화를 끊어버렸다.이 손수건은 명백히 온세아의 것이었다. 구형민이 착각해 놓고선 원래 주인에게 물건을 내놓으라고 큰소리를 쳤다.어이가 없었던 온세아는 이참에 그를 꼭 집에서 내보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구형민이랑 더 구질구질하게 얽히지 않으려면 집부터 하루빨리 정리하고 팔아야겠어.’...그날 저녁 온세아는 이채린과 새로 오픈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같이 먹기로 했다.“세아야, 해외로 나갈 생각은 없어?”이채린이 뜬금없이 물었다.“해외?”뜻밖의 질문에 온세아가 어리둥절해 했다.“내 사촌 동생이 내년 초에 유학을 가거든. 그런데 이모랑 이모부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셔서 같이 유학을 가줄 사람을 찾고 계셔. 네가 내 사촌 동생이랑 출국하는 건 어때?”이채린이 조심스레 제안했다.온세아는 사실 전부터 이곳을 떠날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단지 어디로 가야 할지 구체적인 방향을 잡지 못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마침 친구가 새로운 길을 제시해줬다.함께 출국한다면 적어도 온씨 가문을 벗어날 수 있다. 그리고 다음 계획은 그때 가서 다시 생각하면 되었다.“생각해볼게.”온세아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서두를 것 없으니까 천천히 고민해 봐.”말을 이어가던 이채린이 문득 뭔가 생각났는지 이렇게 말했다.“아 참, 지난번에 대성산 갔을 때 말이야. 나중에 어떻게 돌아왔어?”그날 온세아가 몸이 좋지 않아 다른 동료들과 함께 등산하러 가지 못했다.이튿날 이채린이 등산을 마치고 호텔 방으로 돌아왔을 때 온세아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아 결국 다른 동료들과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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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7화

성이 강 씨인 손님이 계산했다고 종업원이 답하자 이채린이 다시 재빨리 물었다.“혹시 이름이 강준우인가요?”종업원이 기억을 더듬었다.“사인란에 그렇게 적혀 있었던 것 같아요.”이채린이 온세아에게 눈짓을 보냈다.“내 말이 맞지? 강 비서님 너한테 마음이 있다니까? 아까 근처에 있다가 계산해주고 간 게 틀림없어.”온세아가 속으로 생각했다.‘정말 강 비서님이 계산했다고? 그런데 왜 자꾸만 다른 사람의 얼굴이 먼저 떠오르지?’“저희 테이블 계산해주신 분 지금 어디에 계세요?”온세아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종업원이 답했다.“2층 VIP 룸에 계십니다.”그녀는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2층으로 향했다. 왜 이러는지는 그녀 스스로도 이유를 알지 못했고 그저 추측을 확인하고 싶었다.“세아야, 강 비서님 만나서 직접 고맙다고 인사하게?”“응.”뒤쫓아오며 묻는 이채린에게 온세아가 덤덤하게 대답했다.2층 VIP 룸 앞에 다다랐을 때 마침 안에서 종업원이 문을 열고 나왔다. 열린 문틈 사이로 온세아는 룸 안에 앉아 있는 권태혁을 바로 알아봤다.권태혁이 상석에 앉아 거만하면서도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뿜어냈다. 주변에 그에게 잘 보이려고 아첨하는 사람들이 가득했다.‘역시 대표님이었어.’그들의 테이블을 계산해준 사람이 권태혁일 거라고 진작 예상했다.결제할 때 강준우의 이름을 적었던 건 권태혁의 지시일 게 틀림없었다.온세아가 너무 오랫동안 빤히 쳐다본 탓인지 권태혁이 문 쪽을 곁눈질했다가 이내 칠흑같이 어두운 눈동자로 온세아를 똑바로 응시했다.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얽힌 순간 온세아는 저도 모르게 움찔했다.“어? 권 대표님이 왜 저기 계시지?”뒤따라온 이채린 역시 권태혁을 발견했다.온세아가 서둘러 시선을 거두었다.“이만 가자.”추측이 사실로 확정된 이상 더 머물 필요가 없었다.온세아가 먼저 돌아서자 이채린이 머뭇거렸다가 뒤를 따랐다.두 사람이 레스토랑 밖으로 나온 그때 고급 차 한 대가 그들 앞에 멈춰 섰다.“세아 씨.”강준우였는데 권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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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8화

다름 아닌 값비싼 비취 팔찌였다.빛깔과 질감만 봐도 보통 물건이 아님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온세아는 혹여 흠집이라도 날까 봐 감히 꺼내지도 못했다. 서둘러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은 뒤 권태혁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무슨 뜻이에요?]갑자기 이런 귀한 팔찌를 선물하는 이유를 도통 알 수 없었다.권태혁:[너 주려고 산 거야.]온세아:[이유 없는 호의는 부담스러워요. 내일 돌려드릴게요.]권태혁에게서 더는 답장이 없자 온세아는 그의 침묵을 동의로 받아들였다.다음날 온세아가 출근한 후 대표실 문을 두드렸다. 그런데 권태혁이 안에 없었다.비취 팔찌가 담긴 케이스를 내려놓고 사무실을 나가려고 문을 열자마자 경다혜와 딱 마주치고 말았다.“세아 씨도 여기에 있었네요?”온세아를 본 경다혜가 활짝 웃었다.권태혁과 잠자리를 가진 이후로 온세아는 경다혜와 거의 연락을 주고받지 않았다.두 사람은 애초에 딱히 친한 사이도 아니었다. 하지만 경다혜가 권태혁을 짝사랑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만약 온세아와 권태혁이 이미 잠자리했다는 사실을 경다혜가 알게 된다면 당장 등을 돌릴 것이다. 하여 온세아는 경다혜와 더 깊이 엮이고 싶지 않았다.“대표님께 전해 드릴 서류가 있어서요.”온세아의 설명을 경다혜가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가 싶더니 갑자기 불쑥 다가와 물었다.“태혁 씨 요즘 많이 바빠요?”온세아가 저도 모르게 흠칫했다.“늘 그렇죠, 뭐.”권태혁이 한 기업의 대표이기에 매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경다혜가 또 물었다.“주변에 다른 여자가 있나요?”그 질문에 온세아는 저도 모르게 제 발 저렸다. 그녀가 무엇을 캐묻고 싶어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권태혁의 옆에 보통 관계가 아닌 여자가 있는지 확인하려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그 여자가 온세아 본인이라고 대답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온세아가 억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건 잘 모르겠어요...”경다혜가 갑자기 온세아의 손을 덥석 잡더니 간절하게 부탁했다.“세아 씨, 제발 나 좀 도와줘요.”“도와달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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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9화

온세아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아무리 권씨 가문의 가보라 한들 그냥 팔찌 아니야? 대표님이 누구한테 선물하든 이렇게까지 예민하게 굴 필요 있나? 권씨 가문 정도라면 가보라 해도 주기 아까워하지 않을 텐데.’생각에 잠겨 있던 그때 뒤에서 매력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여긴 왜 들어왔어?”화들짝 놀란 온세아가 몸을 돌렸다. 권태혁이 마침 사무실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팔찌 돌려드리려고요...”온세아가 속으로 의아해했다.‘들어오면서 다혜 씨를 못 만났나?’“난 한번 준 물건은 절대 도로 받지 않아.”권태혁이 온세아의 앞으로 성큼 다가가 강압적이면서도 다정한 목소리로 속삭였다.“하지만... 읍...”온세아가 뭐라 하려던 그때 권태혁의 뜨거운 입술이 온세아의 붉은 입술에 닿았다.그녀가 정신을 차렸을 땐 집요하게 치열을 열어젖히고 달콤하고 향긋한 입안 구석구석을 미친 듯이 휩쓸며 빨아들였다.권태혁은 온세아의 거부 따위 용납하지 않겠다는 듯 저돌적인 키스로 갈망을 쏟아부었다.이토록 맹렬한 키스를 온세아는 감당해낼 재간이 도저히 없었다. 게다가 지금 대표실이어서 언제 누가 문을 열고 들이닥칠지 모르는 일이었다.그녀가 권태혁의 가슴을 밀어내려는데 권태혁이 갑자기 그녀를 안아 올렸다. 그러고는 온세아의 다리를 벌려 그의 단단한 허벅지 위에 앉혔다.그 와중에도 뜨거운 입술은 온세아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이미 권태혁과 여러 번 관계한 터라 온세아도 그의 키스가 싫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 함부로 하게 내버려 둬서는 안 되었다.머리로는 반항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지만 이상하게도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도리어 권태혁의 자극에 온몸의 감각이 깨어나면서 불길이 치솟아 서서히 빠져드는 것 같았다.온세아가 옅은 신음을 내뱉더니 저도 모르게 두 손으로 권태혁의 목을 끌어안으며 키스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권태혁만의 오만하고 독특한 숨결이 온몸을 잠식해 오자 온세아는 머리가 다 어지러웠다.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차오르는 열기 탓에 이성도 점점 무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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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0화

대표실 안의 분위기가 한껏 뜨겁게 달아올랐다.벽 하나를 사이에 둔 문밖에서는 경다혜가 여전히 백희주에게 권태혁의 행방을 캐묻고 있었다. 아무래도 경다혜가 재벌 집 딸이라 백희주도 그녀의 심기를 감히 거스르지 못했다.나중에 강준우가 다가와 좋게 타이른 끝에 겨우 경다혜를 돌려보냈다.밖에서 더는 경다혜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자 온세아도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권태혁이 계속 이어 가려 하자 온세아가 필사적으로 그를 밀어냈다.“그만 하세요, 이제.”더 키스했다간 정말 이성을 잃고 무너져 버릴 것만 같았다. 아무리 그래도 대낮에 대표실에서 관계를 가진다는 건 말이 안 되었다.“안 돼. 모자라.”권태혁이 온세아의 턱을 단단히 움켜쥐더니 빤히 쳐다보면서 다시 입술을 덮치려 했다. 그러자 온세아가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절대 허락하지 않았다.“그럼 오늘 밤에 대표님 집에서 키스해요.”그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방금 뭐라고 했어?”온세아가 그를 돌아봤다.“키스하고 싶으면 오늘 밤에 대표님 집으로 가겠다고요.”순간 심장이 크게 요동쳤다. 예상치 못한 놀라움과 벅찬 기쁨이 동시에 밀려왔다.권태혁이 한참 동안 아무 말이 없자 내키지 않는다고 오해한 온세아가 황급히 말을 덧붙였다.“시간 없으면 말고요.”먼저 계속 원한다고 애타게 말한 쪽이 권태혁이었고 그동안 요리조리 피하며 거절해 온 쪽이 온세아였다.더는 그와 얽히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했건만 조금 전 나눈 입맞춤이 온세아의 몸속 열망의 불씨를 지펴버리고 말았다.온세아는 문득 두려운 사실을 깨달았다. 몸이 이미 권태혁에게 완벽히 길들여져 그를 갈망하고 있다는 것을.이제는 그의 입술이 닿고 손길이 스치기만 해도 몸이 반응을 보였다.어차피 몇 달 뒤면 이곳을 떠날 터. 그때가 되면 온씨 가문과도 연락을 끊고 살 생각인데 권태혁이라고 다를까?끝이 정해진 관계라면 굳이 감정과 욕망을 억누르며 괴로워할 필요가 없었다. 차라리 원할 때 마음껏 탐하는 편이 나았다.권태혁의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동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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