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고작 이 손수건 때문에 온아정을 특별하게 봤던 거야? 정말 그런 거라면 이보다 더 기가 찬 일이 없겠는데?’온세아가 한참 동안 아무 말이 없자 조급해진 구형민이 다그쳤다.“손수건 돌려달라고. 내 말 안 들려?”그녀가 재빨리 감정을 추스르고 쏘아붙였다.“이번 주말까지 짐 전부 빼. 안 그러면 손수건 돌려받을 생각 하지도 마.”차갑게 말을 내던지고는 가차 없이 전화를 끊어버렸다.이 손수건은 명백히 온세아의 것이었다. 구형민이 착각해 놓고선 원래 주인에게 물건을 내놓으라고 큰소리를 쳤다.어이가 없었던 온세아는 이참에 그를 꼭 집에서 내보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구형민이랑 더 구질구질하게 얽히지 않으려면 집부터 하루빨리 정리하고 팔아야겠어.’...그날 저녁 온세아는 이채린과 새로 오픈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같이 먹기로 했다.“세아야, 해외로 나갈 생각은 없어?”이채린이 뜬금없이 물었다.“해외?”뜻밖의 질문에 온세아가 어리둥절해 했다.“내 사촌 동생이 내년 초에 유학을 가거든. 그런데 이모랑 이모부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셔서 같이 유학을 가줄 사람을 찾고 계셔. 네가 내 사촌 동생이랑 출국하는 건 어때?”이채린이 조심스레 제안했다.온세아는 사실 전부터 이곳을 떠날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단지 어디로 가야 할지 구체적인 방향을 잡지 못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마침 친구가 새로운 길을 제시해줬다.함께 출국한다면 적어도 온씨 가문을 벗어날 수 있다. 그리고 다음 계획은 그때 가서 다시 생각하면 되었다.“생각해볼게.”온세아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서두를 것 없으니까 천천히 고민해 봐.”말을 이어가던 이채린이 문득 뭔가 생각났는지 이렇게 말했다.“아 참, 지난번에 대성산 갔을 때 말이야. 나중에 어떻게 돌아왔어?”그날 온세아가 몸이 좋지 않아 다른 동료들과 함께 등산하러 가지 못했다.이튿날 이채린이 등산을 마치고 호텔 방으로 돌아왔을 때 온세아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아 결국 다른 동료들과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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