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장소는 크라운 호프였다. 백희주가 룸을 예약해놓은 상태였다.온세아가 비서실 동료들과 함께 룸 안으로 들어서던 그때 놀랍게도 경다혜와 마주쳤다.경다혜 역시 오늘 친구들과 모임이 있어 온 모양이었다. 홀 매니저가 뒤에서 깍듯하게 안내하고 있었다.“다혜 씨, 오실 거면 미리 귀띔이라도 해주시지 그러셨어요.”경다혜가 손사래를 쳤다.“그냥 친구들끼리 가볍게 모인 자리예요.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그때 그녀의 시선이 백희주 일행과 함께 들어오는 온세아에게 닿았다.“세아 씨.”경다혜가 손을 흔들며 온세아에게 다가갔다.“다혜 씨.”온세아가 가볍게 눈인사를 건네자 옆에 있던 비서실 동료들도 덩달아 경다혜에게 인사를 건넸다.경씨 가문의 딸이자 대단한 배경을 가진 경다혜를 모르는 이가 없었다. 그녀의 눈 밖에 나서 좋을 게 없었다.“여기서 회식하는 거예요?”경다혜가 싱긋 웃으며 물었다.“네, 맞아요.”그들의 대답에 그녀가 뒤에 서 있던 매니저를 돌아보며 말했다.“어제 내가 권 대표님이랑 마셨던 와인 있잖아요. 그거 이쪽 룸으로 두 병 가져다줘요.”매니저가 허리를 굽히며 정중히 답했다.“알겠습니다.”경다혜가 다시 비서실 직원들을 보며 살갑게 웃었다.“우리 태혁 씨 입맛이 까다롭거든요. 그 사람이 좋아하는 술이라면 절대 실망 안 할 거예요. 온 김에 다들 한번 맛봐요.”비서실 여직원들이 바로 흥분하며 환호했다.“와, 대표님이 마시는 술이면 저희 몇 달 치 월급은 될 텐데. 다혜 씨 정말 통쾌하시네요.”“저희 미래의 사모님이 될 분이라 그런지 스케일이 다르시네요.”여직원들의 아부가 꽤 마음에 들었는지 경다혜의 얼굴에 계속 기분 좋은 웃음이 걸려 있었다.온세아는 옆에 서서 사모님이라도 된 양 은근히 으스대는 경다혜의 태도를 가만히 지켜봤다.하지만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옅은 미소를 지었다.원래 사람은 부족한 것일수록 더 요란하게 과시하는 법이었다. 다시 말해 경다혜가 지금 몹시 불안해하고 있다는 뜻이었다.사모님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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