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예요, 백설 공주예요? 아니면 엘사?”온세아가 권태혁의 말을 싹둑 잘랐다.“그럼 다른 거로.”권태혁이 꿋꿋하게 이어갔다.“한 악마가...”“천일야화?”온세아가 다시 정답을 맞히더니 한숨을 내쉬었다.“그만 좀 해요. 그런 건 이미 달달 외우고 있다고요.”“그럼 또 다른 거로.”결국 참다못한 온세아가 쏘아붙였다.“유치한 동화 얘기 좀 그만하면 안 돼요?”권태혁이 어깨를 늘어뜨렸다.“이 정도 수준이 돼야 네가 잘 알아들을 것 같아서 그랬지.”온세아는 어이가 없었다.‘그러니까 조금만 복잡해도 내가 못 알아들을 거라는 소리야? 사람 엿먹이는 것도 정도껏 해야지.’“수준이 높은 거로 바꾸든가, 아니면 아예 하지를 말아요.”온세아가 입을 삐죽거리며 툴툴거렸다.권태혁이 깊은 두 눈으로 그녀를 물끄러미 보더니 이내 눈썹을 치켜세우고 재계의 권모술수와 피 튀기는 암투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이 이야기엔 온세아도 관심을 보이며 흥미진진하게 들었다.그 후 며칠 동안 권태혁은 매일 밤 그녀의 병실로 찾아와 비즈니스 세계의 숨겨진 비화들을 들려주었다.덕분에 온세아는 통증도, 이마가 깨졌다는 것도, 그녀가 환자라는 사실마저도 까맣게 잊을 수 있었다.그녀의 몸이 빠르게 회복되었다. 병원에서 내일 당장 퇴원해도 좋다고 했다....그날 낮.온세아가 병실에서 쉬고 있는데 병실 문이 갑자기 벌컥 열렸다.권태혁이 일찍 온 줄 알고 고개를 들었다. 그런데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은 놀랍게도 구형민이었다.그녀의 얼굴이 눈에 띄게 일그러졌다.구형민이 순수하게 병문안을 왔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다친 지가 며칠인데 정말 그녀를 걱정했다면 진작에 달려왔을 것이다.아니나 다를까 구형민이 침대 곁으로 다가와 던진 첫마디가 이것이었다.“어쩌다 꼴이 이 모양이 됐어?”온세아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본론만 말해.”그녀가 누구 때문에 이 꼴이 되었는지 구형민이 모를 리 없었다.오늘 온아정을 용서해달라고 사정하러 온 게 틀림없었다.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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