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은밀한 진료:대표님의 달콤한 처방: Chapter 31 - Chapter 40

100 Chapters

제31화

권태혁이 상반신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상태였다. 구릿빛 피부 위로 탄탄하게 자리 잡은 가슴 근육과 복근이 공기 중에 고스란히 노출되었다.군더더기 하나 없이 조각한 듯한 복근이 몹시 선명했다. 벨트를 매지 않아 골반에 걸쳐진 바지가 아슬아슬하게 내려가 있었고 그 위로 완벽한 치골 라인이 이어졌다.누구라도 눈을 떼기 힘들 만큼 완벽한 몸매였다.온세아는 하마터면 넋을 놓고 쳐다볼 뻔했다. 오늘 밤 권태혁과 마주칠 줄은 꿈에도 몰랐기에 미리 약을 챙겨 먹지 않았다.이렇게 몸을 드러내고 있는 건 온세아에게 대놓고 죄를 지으라고 유혹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온세아가 서둘러 시선을 피하며 고개를 돌렸다. 더 봤다간 정말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다.그런데 벌써 몸 안에서 통제할 수 없는 열기가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있었다.그녀는 심호흡하며 주의를 돌리려 애썼다. 회사 대표의 차 안에서 병이 도져서는 안 되었다.“빨리 갈아입어.”뒤에서 권태혁의 목소리가 다시 한번 들린 순간 온세아가 저도 모르게 움찔했다.“네.”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서둘러 반쯤 젖은 상의를 벗기 시작했다.사실 안에 입은 속옷도 젖었지만 그것까진 갈아입을 생각이 없었다. 상의를 벗은 뒤 권태혁의 셔츠를 걸치려던 찰나 커다란 두 손이 갑자기 온세아의 등을 향해 뻗어왔다.그의 손가락이 등의 피부를 스치자마자 전류가 흐른 것처럼 찌릿했다.온세아가 입을 열기 전 툭 하는 소리와 함께 브래지어의 후크가 풀렸다.“다 젖었는데 계속 입고 있으면 감기 걸려.”권태혁의 말투가 무척이나 진지했다.무방비 상태였던 터라 속옷이 아래로 흘러내린 순간 숨겨져 있던 속살이 고스란히 드러났다.권태혁의 두 눈이 순식간에 짙게 가라앉았고 몸속에서 열기가 갑자기 치솟는 것만 같았다.“마른 줄 알았는데 제법 글래머하네? 내 손에 딱 맞겠어.”온세아는 몇 초간 멍해졌다가 뒤늦게 그 말의 의미를 깨달았다.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른 채 고개를 돌렸다.“대표님, 그게 무슨...”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권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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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온세아의 긴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차마 권태혁과 눈을 맞출 엄두가 나지 않아 고개를 옆으로 돌려버렸다.‘이런 질문에 뭐라 대답해야 해? 사실은 나도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고 인정할 수는 없잖아.’상대가 평범한 남자였다면 그냥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권태혁은 온세아의 직속 상관이자 회사의 대표였다.온세아는 그와 업무 이외의 사적인 관계로 얽히고 싶지 않았다. 더군다나 지금은 임신 가능성이 큰 위험한 시기였다.권태혁이 커다란 손으로 온세아의 허리를 단단히 잡고 그의 품 안에 가두었다. 그러고는 뜨거운 입술을 귀에 대고 낮게 속삭였다.“거기 넣지 않고 뒤로...”그 말을 들은 순간 온세아는 머릿속이 하얘지며 정신이 아득해졌다. 그녀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권태혁이 그녀를 뒷좌석으로 거칠게 밀어버렸다.심장이 튀어나올 것처럼 쿵쾅거렸다.권태혁이 그녀의 스커트를 걷어 올리더니 뒤에서 덮치기 시작했다...똑똑.바로 그때 누군가 유리창을 두드렸다.온세아가 고개를 들어 보니 제복을 입은 교통경찰이 서 있었다.‘어떡해. 은밀한 짓을 벌이다가 경찰한테 들킨 거야?’다행히 유리창에 특수 코팅이 되어 있어 밖에서 안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안 그러면 온세아는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했을 것이다.권태혁이 셔츠로 온세아를 꼼꼼히 감싸준 뒤 창문을 반쯤 내렸다.“여기 주차하시면 안 됩니다.”교통경찰이 엄숙한 표정으로 딱지 뭉치를 꺼내 들었다.“신분증 좀 제시해 주시죠.”권태혁의 호흡이 약간 거칠었고 이마와 구레나룻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한창 분위기가 무르익던 때에 흐름이 끊겨버려 얼굴에 불쾌한 기색이 역력했다.“신분증 빨리 주세요.”20대로 보이는 젊은 교통경찰이 짜증 섞인 말투로 재촉하자 권태혁이 그를 힐끗 쳐다봤다.“내 휴대폰이 고장이 나서 그런데 휴대폰 좀 빌려줄 수 있어요? 담당 변호사한테 연락하려고요.”교통경찰이 잠시 머뭇거렸다. 눈앞의 차가 수십억 대를 호가하는 초호화 차량이라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역시 부자들은 까다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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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임용 3개월 차인 교통경찰은 처음으로 이 바닥이 참 복잡하다는 걸 실감했다.그날 밤 온세아가 집에 도착했을 땐 이미 자정이 훌쩍 넘은 시간이었다. 집에 들어가자마자 곧장 욕실로 향했다.교통경찰의 등장으로 권태혁과의 아슬아슬한 상황은 중단되었지만 차 안에서 하마터면 할 뻔했다. 아직도 온몸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 같았다.남편 구형민이 아닌 다른 남자와 입을 맞추고 몸을 섞을 뻔한 게 이번이 처음이었다.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구형민과도 이 정도 수위의 스킨십을 해본 적이 없었다.결혼 후 구형민은 줄곧 결벽증을 핑계로 온세아와의 잠자리를 거부해 왔다. 심지어 가벼운 입맞춤조차 마지못해 했었다.오늘 밤 권태혁이 퍼부은 키스는 지독하리만큼 진했다. 온세아는 난생처음 겪어보는 혀의 얽힘에 숨이 막혀 쓰러질 것만 같았다.마지막엔 권태혁의 품 안에서 맥없이 늘어지고 말았다.그 순간에 자극과 쾌감을 느낀 건 사실이었다. 아마 오랫동안 남자의 온기를 느끼지 못한 탓일 것이다. 어쨌거나 그녀 역시 정상적인 생리적 욕구를 가진 여자였으니까.남편의 정서적 학대가 오래 지속되면 멀쩡한 사람도 버티기 힘들 것이다. 하물며 온세아는 지금 병까지 앓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한순간에 확 달아올랐다.평정심을 되찾은 지금 온세아는 본능적인 죄책감이 밀려왔다.불행 중 다행인 건 권태혁과 끝까지 가지 않았다. 만약 선을 넘었더라면 앞으로 그를 어떤 얼굴로 마주해야 할지 막막했을 것이다.잠들기 전 온세아가 습관처럼 휴대폰을 확인했다. 친구 이채린이 보내준 사진을 확대해 보니 언니 온아정이 P시 거리에서 찍은 셀카 사진이었다. 옆에 누군가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였는데 왠지 구형민 같았다.구형민이 온아정을 쫓아 P시까지 간 모양이었다.어쩐지 본가에 같이 가자고 했을 때 단칼에 거절하더니. 어제 P시로 날아가 온아정을 만날 작정이었던 것이었다.순간 분노가 확 치밀어 올랐다. 침대에 누워 이리저리 뒤척였지만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았다.‘온아정이 곧 진하성이랑 결혼할 텐데 구형민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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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화

온세아의 볼이 화끈 달아올랐고 심장이 터질 것처럼 쿵쾅거리기 시작했다.왠지 권태혁의 말 속에 뼈가 있는 것 같았다.‘나랑 강 비서님이 뭐가 다른데? 굳이 따지자면 강 비서님은 대표님이랑 잠자리를 하지 못할 뿐이지...”그 순간 온세아가 멈칫했다.‘설마 나랑 하고 싶다는 걸 암시하는 건 아니겠지?’“온 비서, 무슨 생각을 하길래 얼굴이 그렇게 빨개?”귓가에 갑자기 권태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대표님, 그게...”온세아가 말을 잇지 못하고 입술을 깨물었다. 그러자 권태혁이 깊고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를 빤히 응시했다.“혹시 내 생각했어?”“아니요. 절대 아닙니다. 제가 어떻게 감히 대표님 생각을...”온세아가 다급히 해명했지만 표정에 켕기는 게 있다는 게 고스란히 드러났다.권태혁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온세아에게 다가가 귓가에 속삭였다.“왜 못해? 끝까지 갈 뻔한 사이인데 할 수도 있지.”그녀는 말문이 막혀 버렸다. 온몸에 소름이 돋았고 다리에 힘이 풀려 하마터면 주저앉을 뻔했다.‘그날 밤의 일을 아직 기억하고 있어.’권태혁이 비틀거리는 온세아를 붙잡아 품으로 끌어당기더니 그대로 책상으로 몰아붙였다.“방금 그날 밤 차 안에서 나랑 있었던 일을 떠올린 거 맞지?”그가 위압적인 자세로 온세아를 내려다보았다. 뜨거운 숨결이 그녀의 얼굴에 흩뿌려졌다.야릇한 자세에 온세아는 극도의 불안함을 느꼈다. 그의 입술이 당장이라도 덮쳐올 것 같았고 그의 몸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 걸 느꼈다.“대표님, 이러지 마세요...”온세아가 겁에 질린 목소리로 말했다.“저 남편이 있는 몸이에요. 설령 그런 욕구가 생기더라도 제 남편이랑 풀어야죠. 그러니 부디 자중해 주세요.”순간 권태혁의 눈동자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지더니 커다란 손으로 온세아의 턱을 거칠게 움켜쥐었다.“다시 한번 말해봐.”온세아가 용기를 내어 말했다.“저 결혼했어요. 대표님 계속 이러시면 저의 가정생활에 큰 문제가 생겨요...”말이 끝나기 무섭게 권태혁이 온세아를 놓아주며 무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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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화

‘꿈도 꾸지 마.’...며칠 후 언니 온아정이 P시에서 쇼핑백을 가득 들고 돌아왔고 구형민도 돌아왔다.구형민이 욕실에서 씻고 있던 그때 온세아가 그의 방을 지나가다가 방 안에서 울리는 휴대폰 벨 소리를 들었다.잠시 망설인 뒤 방 안으로 들어갔다. 전화를 대신 받아줄 생각이었는데 휴대폰을 집어 들자마자 자동으로 끊겨버렸다.화면에 아정이라는 두 글자가 선명하게 떠 있었다.‘온아정의 전화였어? 이 늦은 시간에 내 남편한테 무슨 일로 전화했지?’온세아가 본능적으로 얼굴을 찌푸렸다. 곧이어 온아정에게서 메시지 한 통이 왔다.[형민아, P시에서 내가 사고 싶은 거 다 사줘서 고마워. 너무 마음에 들어. 역시 날 제일 잘 아는 건 너뿐이야.]온세아는 순간 머리가 윙 해졌고 저도 모르게 휴대폰을 꽉 움켜쥐었다.지난 며칠간 온아정이 SNS에 P시에서 구매한 온갖 명품 의류와 주얼리, 가방들을 자랑했었다.하나같이 억 소리가 나는 고가의 물건들이라 보는 이들의 부러움을 자아냈다.온세아는 당연히 온아정의 어머니가 사준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 모든 비용을 남편 구형민이 지불했다니.구형민과 결혼한 지도 시간이 꽤 흘렀지만 온세아에게 선물을 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고 심지어 그녀를 위해 돈 한 푼 쓰지 않았다.사생아로 태어난 구형민은 어린 시절 어머니와 단둘이 살았는데 생활 형편이 별로 좋지 않았다. 구씨 가문 본가로 입성한 건 성인이 된 후였다.평소 근검절약이 몸에 밴 사람이라 아내인 온세아에게조차 지독할 정도로 인색했다. 그랬던 그가 온아정에게는 아낌없이 돈을 썼다.돈이야말로 남자의 사랑을 측정하는 가장 직관적인 척도라는 말이 있었다.온세아가 예전에는 믿지 않았지만 지금은 뼈저리게 실감했다.욕실에서 물소리가 멈추자 온세아가 황급히 휴대폰을 제자리에 내려놓았다. 그런데 그녀가 방을 나가기 전에 구형민이 욕실에서 나왔다.“내 방에는 왜 들어왔어?”온세아를 보자마자 구형민이 미간을 찌푸렸다.“그게....”“내 방에 함부로 들어오지 말라고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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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화

“출장 갔었어. 내 일거수일투족을 너한테 일일이 보고할 이유가 없는 것 같은데.”구형민의 말투가 차갑기 그지없었다.온세아가 뭐라 하려던 그때 그의 휴대폰이 다시 울렸다. 온아정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구형민은 처음에는 전화를 받지 않으려다가 발신자를 확인한 순간 두 눈에 애정이 가득해졌다.“여보세요? 아정아...”그는 온세아를 피해 욕실로 들어가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눈빛과 다정한 말투가 이미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그의 모습을 보자마자 온세아는 온아정의 전화임을 단번에 알아챘다.잠시 후 욕실에서 나온 구형민이 곧장 옷방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어디 가?”구형민이 정장을 갈아입고 집을 나가려 하자 온세아가 쫓아가 물었다.“일이 있어.”그의 성의 없는 대답에 온세아가 미간을 찌푸렸다.“지금 11시가 넘었어. 이 늦은 시간에 무슨 일이 있다는 거야?”구형민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짜증을 냈다.“내 일에 신경 쓰지 말라고 했지?”온세아가 방 밖까지 따라 나갔을 때 구형민이 이미 문을 쾅 닫고 나가버렸다.깊은 밤 온세아가 거실에 홀로 덩그러니 남겨졌다.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었다.노는 것을 좋아하는 온아정은 클럽에서 밤을 새우는 일이 잦았다. 구형민은 그런 온아정의 행동에 기꺼이 장단을 맞추곤 했다.온세아와 결혼한 후에도 온아정의 전화 한 통이면 바로 달려갔다. 성격이 차가워 평소 사교적인 자리라면 질색하는 구형민이었지만 상대가 온아정이라면 아무런 조건 없이 옆을 지켰다.온세아의 입가에 조롱 섞인 미소가 지어졌다.‘구형민, 너 온아정의 남편이야? 내 남편이야?’결혼 후 구형민이 아내인 온세아보다 온아정과 보낸 시간이 훨씬 더 많았다. 이런 결혼 생활을 계속 이어가는 게 의미가 있을까?...다음 날.권태혁이 해외의 한 중요한 프로젝트에 투자하기 위해 프로젝트팀 직원들을 소집해 회의를 열었다. 온세아 역시 대표 비서 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했다.그 자리에서 오랜만에 전 상사인 하이솔을 만났다.하이솔은 온세아가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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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화

그날 온세아가 수북하게 쌓인 서류 더미 속에서 고개를 들었다.붉게 충혈된 눈으로 창밖을 내다봤는데 밤이 칠흑처럼 어두웠다. 온세아가 원망스러운 눈길로 대표실 문을 힐끗 쳐다보더니 한숨을 내뱉었다.오늘 밤 역시 야근 각이었다.“온 비서, 지금 딴짓하는 거야?”온기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는 무미건조한 목소리에 온세아가 정신을 번쩍 차렸다. 권태혁이 언제 왔는지 온세아의 책상 앞에 서 있었다.권태혁이 긴 손가락으로 책상을 똑똑 두드리며 서늘하게 경고했다.“지금은 엄연히 근무 시간이야. 딴청 피울 시간이 아니라고.”그의 매정한 태도에 온세아는 마음속에서 분노가 울컥 치솟았다. 벽에 걸린 시계를 확인한 온세아가 결국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대표님, 지금 9시 반이에요. 퇴근 시간이 지난 지 한참 됐다고요.”마침 근처를 지나던 하이솔이 그 광경을 목격했다. 온세아가 대표에게 대놓고 대드는 모습을 본 하이솔이 이때다 싶어 사무실로 들어와 손가락질하며 욕했다.“세아 씨, 대표님께 무슨 말버릇이야? 당장 사과드리지 못해?”온세아가 대표실로 발령 난 이후 하이솔이 그녀를 마주칠 기회가 거의 없었기에 자연히 괴롭힐 기회도 없었다.심미란에게 뭐라 설명해야 할지 난감하던 차에 마침 온세아의 꼬투리를 잡았다. 그러니 절대 그냥 넘어갈 리가 없었다.“이 일이 과장님과 무슨 상관이시죠?”온세아가 코웃음을 쳤다.하이솔이 더욱 기세등등하게 목소리를 높였다.“세아 씨 전 상사로서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탓에 대표님께 이토록 버릇없이 군 것이니 당연히 상관이 있지.”그녀가 차갑게 비웃었다.“방금 과장님도 말씀하셨네요. 전 상사라고요. 전 지금 대표님 비서이고 직급으로 따지면 과장님보다 위일 텐데요?”예상치 못한 반격에 말문이 막힌 하이솔이 두 눈을 부릅떴다.“세아 씨!”하이솔이 뭐라 하기 전에 온세아가 이어 말했다.“과장님이 저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해서 제가 대표님께 버릇없이 군 거라면 과장님도 대표님께 사과하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하이솔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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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화

온세아도 이젠 겁을 먹었다. 하지만 권태혁은 그녀를 호락호락 놓아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서슬 퍼런 눈빛으로 온세아를 쏘아보며 말했다.“왜? 겁이 나?”“누... 누가 겁이 난다고 그래요?”온세아가 저도 모르게 반박했다. 하지만 그의 눈을 마주할 용기가 없어 시선을 늘어뜨렸다.“고개 들고 방금 했던 말 다시 한번 해봐.”권태혁의 명령에 온세아가 움찔 떨었다. 긴장감이 치솟자 아랫배가 쥐어짜는 것처럼 아팠고 안색이 핏기없이 창백해졌다.아무리 기다려도 온세아가 대답이 없자 권태혁의 인내심이 슬슬 바닥나기 시작했다.“온 비서, 다시 한번...”“대표님, 잠시만 비켜주시면 안 될까요?”온세아가 이를 악물었다. 통증 때문에 이마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다. 생리통이 시작된 것이었다.“온 비서!”권태혁의 얼굴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참았던 분노가 폭발하려던 찰나 온세아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는 걸 알아챘다.“왜 그래?”그가 다급하게 물으면서 커다란 체구로 온세아를 품에 안았다.아랫배의 통증이 점점 심해졌다. 권태혁에게 기대지 않았다면 바닥에 주저앉았을지도 모른다.“젠장, 대답 좀 해. 대체 어디가 안 좋은 건데?”그녀가 답이 없을수록 권태혁이 더욱 초조하게 소리를 질렀다. 잘생긴 얼굴에 그녀에 대한 걱정이 가득했다.온세아가 입을 다문 채 고개만 절레절레 저었다. 이 상황을 남자에게 어떻게 설명한단 말인가?“배 아파?”권태혁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온세아의 온몸을 훑더니 배를 꽉 움켜쥐고 있는 그녀의 두 손을 내려다봤다.온세아가 고통을 참으며 힘겹게 고개를 끄덕이자 권태혁이 즉시 그녀의 팔을 잡았다.“가자. 병원에 데려다줄게.”그 말에 온세아가 화들짝 놀랐다가 이내 반박했다.“싫어요. 안 가요.”권태혁의 얼굴이 다시 일그러졌다.“왜?”“이유 없어요. 그냥 가기 싫어요.”권태혁이 온세아를 번쩍 들어 올려 책상 위에 앉혔다.“병원에 안 가겠다면 내가 직접 봐줄게.”그러고는 그녀의 스커트를 벗기려 했다.그 순간 온세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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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화

중학교 때 처음 생리를 시작한 이래로 온세아는 단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다. 너무 민망한 나머지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이젠 권태혁이 허락하든 말든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온세아는 서둘러 가방을 챙겨 퇴근할 준비를 했다.“어디 가려고?”권태혁의 목소리가 그녀의 발길을 붙잡았다.온세아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채 대답했다.“집에 가서 옷을 갈아입어야 해서요. 내일 출근하겠습니다.”권태혁의 눈빛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심지어 입가에 옅은 미소까지 새어 나왔다.“데려다줄게.”민망한 나머지 온세아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아니요. 대표님을 번거롭게 해드려서는 안 되죠.”권태혁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녀에게 성큼성큼 다가가 입고 있던 재킷을 벗어 어깨에 걸쳐주었다.“이거 입고 가.”온세아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권태혁이 재킷까지 선뜻 빌려주면서 세심하게 배려해 줄 줄은 꿈에도 몰랐다.마음속에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일렁거리면서 저도 모르게 감사의 인사가 툭 튀어나왔다.“감사합니다.”“그래.”권태혁이 걱정 가득한 눈길로 온세아가 사무실을 나가는 뒷모습을 지켜보았다.사무실 밖으로 나와서야 온세아가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어깨에 걸친 남자 재킷이 너무나 눈에 띄었다.하지만 치마가 얼룩져 있어 벗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결국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면서 재킷을 걸친 채 발걸음을 옮겼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린 순간 마침 그 안에 있던 하이솔과 마주쳤다.극심한 생리통 때문에 하이솔을 상대할 기운이 없었던 온세아는 고개를 푹 숙이고 엘리베이터에 올라타 닫힘 버튼을 눌렀다.눈썰미 좋은 하이솔이 그녀가 걸친 남성용 재킷을 단번에 알아봤다. 뭔가 물으려던 찰나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려 한 바람에 일단 밖으로 나갔다.하지만 생각할수록 뭔가 이상하여 이 일을 곧장 심미란에게 보고했다....온세아가 집에 도착했을 땐 이미 밤 10시가 넘은 시각이었다.하루 종일 바삐 일한 데다가 생리통까지 겹쳐 탈진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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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화

온세아가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온세아에게는 남녀 간의 선을 지키라고 하면서 정작 본인은 어떠한가?결혼한 지 1년이 넘었는데 구형민은 여전히 온아정이 부르면 쪼르르 달려갔다. 이토록 선을 지키지 않는 제부는 아마 세상에 또 없을 것이다.온세아가 따져 물으려던 그때 때마침 구형민의 휴대폰이 울렸다.“여보세요? 아정아, 기다려.”전화를 받자마자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가버렸다.묻지 않아도 온아정의 전화임을 알 수 있었다. 온아정은 곧 결혼을 앞두고 있으면서도 늦은 시간에 제부를 불러냈고 구형민 또한 늘 그랬듯 기꺼이 그 부름에 응했다.진정으로 선을 넘는 사람이 대체 누구란 말인가?온세아는 머리가 지끈거려 머리를 감싸 쥐었다. 차 한잔을 타서 마신 뒤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누웠다.몸에 아직 권태혁의 재킷을 걸치고 있었다. 그에게서 나는 특유의 남성적인 향기가 서서히 그녀를 감싸 안았다.온세아는 그 향기를 맡으며 이내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하룻밤의 휴식 끝에 온세아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출근했다. 업무가 산더미처럼 쌓여있긴 했지만 적어도 매일 야근에 시달릴 필요는 없어졌다.권태혁이 당일에 끝내지 못한 업무를 집으로 가져가서 처리하는 걸 허락했고 정말 불가피한 경우에만 야근시켰다.그날 밤의 해프닝 이후 권태혁의 태도가 눈에 띄게 부드러워졌다. 더는 전처럼 매정하게 몰아붙이지 않았다.비록 해외 프로젝트 때문에 업무 이외의 사적인 대화는 거의 없었지만 권태혁이 가끔 온세아를 힐끔거리며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곤 했다.감시당하는 듯한 느낌에 온세아는 적지 않은 압박감을 느꼈다.그렇게 또 보름 동안 바쁜 나날을 보냈다. 해외 투자 프로젝트가 마침내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기획부터 계약 체결까지 한 달도 걸리지 않았다. 이런 대형 프로젝트를 짧은 시간 안에 성공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회사 전체가 권태혁의 냉철하고 지혜로운 사업적 수완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프로젝트가 종료되자 대표실과 프로젝트팀 직원들에게 며칠간의 휴가가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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