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세아가 권태혁에게 다가가고 있을 때, 누군가 돌연 제안했다.“권 대표님, 이왕 오신 거 파트너분이랑 듀엣곡 한 곡조 시원하게 뽑아주시죠!”그녀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손바닥 위로 마이크가 쥐어졌다.권태혁과 듀엣이라니, 대체 무슨 생각인 거지?자신이 연인이 아닌 그저 일개 비서라는 사실을 정녕 모르는 걸까?온세아는 무의식적으로 권태혁의 눈치를 살폈다.권태혁은 술잔을 만지작거릴 뿐, 한참이 지나도록 침묵을 지켰다.그가 내키지 않아 한다고 생각한 온세아가 먼저 재치 있게 나섰다.“우리 대표님 곤란하게 하지 마시고, 제가 따로 한 곡 불러드려도 될까요?”사장들은 기다렸다는 듯 환호하며 찬성했고, 그녀를 위해 [상처뿐인 여자]라는 곡을 골라주기까지 했다.하지만 전주가 흘러나오는 순간, 후회가 물밀듯이 밀려왔다.현재 그녀의 상황에서 부르기엔 노래가 너무나도 ‘절묘’했기 때문이다.특히 가사는 가슴속 깊은 곳을 대변하는 것 같았다.[어젯밤의 입맞춤을 간직해 봐도, 당신의 진심은 어디에도 느껴지지 않네요.][해 질 녘 당신을 떠올리니 얼굴엔 눈물 자국만 남았죠.][만약 이대로 가슴에 묻고, 당신 곁에 머물러 있는다면 이 밤은 덜 춥고 마음도 덜 아플까요...]노래가 절정에 다다랐을 때, 심금을 건드린 것인지 온세아는 자신도 모르게 구형민과의 기억이 떠올랐다.하지만 보는 눈이 워낙 많았기에 감정을 억누르며 끝까지 노래를 마쳤다.덤덤한 척 마이크를 건네주고 몸을 돌리자, 어느새 권태혁이 바로 뒤에 서 있었다.시선이 마주친 순간, 권태혁은 여자의 눈가에 맺힌 희미한 물기를 놓치지 않았다.가슴 한구석이 바짝 조여드는 느낌이 들었다.‘방금 이 노래를 부르며 누구를 떠올린 거지?’온세아가 먼저 시선을 피했다.지나치게 감상에 젖은 자신이 혐오스러울 만큼 자책감이 밀려왔다.고작 노래 한 곡에 구형민을 떠올리다니.마음이 떠난 남자는 무덤에 처넣어 영영 묻어버려야 마땅했다.정확히 말하자면 마음이 떠난 건 아니었다.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순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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